스프레이로 코 속에 ‘칙칙’ 뿌리는 ‘비강 백신’이 호흡기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사형 백신에 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예일대 면역생물학과 아키코 이와사키 교수팀과 마운트시나이아이칸 의대 연구팀이 합동으로 진행한 동물실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생쥐실험을 통해 비강 백신이 주사형 백신보다 서로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들을 광범위하게 방어하는 효과를 낸다는 점을 확인했다.

콧속 공간 비강 안쪽은 점막으로 돼있다. 코로 숨을 쉴 때 공기의 습도와 온도 조절을 하며, 점막의 분비선에서 항균물질을 분비한다. 여기에서 감염병 퇴치 항체인 ‘면역글로불린 A(IgA)’를 분비하는 B세포들이 생성된다. 코 안 점막이 공기를 통해 들어오는 병원체와 싸울 수 있는 1차 방어선 역할을 하는 셈이다. IgA는 코, 폐, 위의 점막 내벽에서 국소적으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IgA 항체 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을 코 속에 주입한 결과 비강 백신이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해 국소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며,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로부터 강한 보호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강백신은 전신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주사형 백신에 비해 호흡기 질환의 초기 감염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코·위·폐 부위의 점막 표면에서 국소적으로 작용한다. 이와사키 교수는 예일대 온라인 뉴스에 “바이러스 출입구를 통해 들어오려는 바이러스를 막는 것이 최고의 면역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입구인 코에서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돕는다면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더욱 강력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비강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현재 동물 실험을 통해 그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캐나다·중국·영국 등도 흡입형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나선 상황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이뮤놀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키워드

#건강
김경민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