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이어지는 인류와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과학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의외의 생물 연구로부터 코로나 극복의 가능성이 제기되어 화제다. 바다의 포식자 ‘상어’가 지닌 특별한 면역 항체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VNAR 치료제를 개발 중인 영국 의학기업 엘라스모겐의 후원으로 미국과 영국 학자들이 한 합동 연구 결과다.

상어의 면역체계엔 독특한 유사항체 단백질이 있다. VNAR(가변적인 새로운 종류의 항원 수용체)라고 이름 붙은 이 유사항체 단백질은 인간 항체 크기의 1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하지만 감염성 단백질과 결합할 때 감염 퇴치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하학적 구조를 형성할 수 있어 그 치료 효과는 크다. 연구팀은 “이 작은 유사항체 단백질은 우리 인간의 항체가 인식할 수 없는 단백질의 구조를 인식하게 해준다”며 “인간 항체가 접근할 수 없는 구석구석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상어 VNAR을 인간세포에 주입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수십 억 개의 VNAR 항체들 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간세포 감염을 막는 3종류의 VNAR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3종의 VNAR은 2003년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SARS) 유행을 낳았던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1)의 감염도 차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VNAR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는 여러 종류의 VNAR을 혼합한 칵테일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변이로 출현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폭넓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연구 공동책임자인 캐롤라인 바렐 엘라스모겐 연구원은 “VNAR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하는 다른 생물학적 약재 및 항체와 작용 기전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아론 르보 미 위스콘신대 의대 교수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에 대비해 상어 VNAR 치료제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단, 이번 연구결과는 실험실에서만 확인됐고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이기에 아직 속단해선 안 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됐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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