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일상에서 자주 취하는 쪼그려 앉는 자세. 하체운동 ‘스쿼트’와 흡사하다.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사진1〉 일상에서 자주 취하는 쪼그려 앉는 자세. 하체운동 ‘스쿼트’와 흡사하다.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하체 강화에 필수 운동으로 일컬어지는 ‘스쿼트(Squat)’. 보통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을 발달시키는 운동으로 거론되는데, 생각해 보면 스쿼트는 〈사진1〉처럼 말 그대로 쪼그려 앉는 자세다. 어린아이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놀 때, 재래식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모두 이 스쿼트 자세를 유지한다. 일상에서 잠시 쉴 때 우리가 가장 쉽게 취하는 자세도 스쿼트 동작이다. 신체 움직임 중 일상과 가장 밀접하며 무의식 중에 빈번히 취하는 동작인 셈이다.

그만큼 스쿼트는 간단한 동작이지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근력과 신체가 균형 있게 발달할 수 있다. 스쿼트는 먼저 발목, 무릎, 고관절을 골고루 큰 범위에서 움직이는 식으로 수행돼야 한다. 만약 이 주요 관절 중 하나라도 움직임 범위가 부족하면 편안히 쪼그려 앉는 것 자체부터가 어려워진다. 스쿼트를 처음 수행할 때 앉는 범위가 제한적이거나 다리를 지나치게 넓게 벌리는 등의 변형을 선택하는 건 대부분 이런 이유에서다. 특별한 목적이 있을 경우 동작을 다양하게 변형할 수는 있으나, 자세 유지가 어려워 변형하는 것은 잘못된 습관을 들여 신체 균형을 저해할 수 있다.

〈사진2〉 수건이나 벨트 등 도구를 활용한 스쿼트.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사진2〉 수건이나 벨트 등 도구를 활용한 스쿼트.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동작이 어렵다면 수건·벨트 등 활용

올바른 스쿼트 동작 반복으로 근육을 발달시키고자 한다면 먼저 편하게 쪼그려 앉을 수 있는 상태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골반이 최소한 무릎 높이까지 쉽게 내려올 수 있을 정도로 앉는 연습을 하는 것이 그 첫 번째 단계다. 그래야 대퇴사두근뿐만 아니라 허벅지 안쪽 내전근, 엉덩이 근육, 햄스트링까지 고루 발달시킬 수 있다. 이때 무릎은 발끝 방향을 향하고 발은 처음 시작 위치에서 돌아가지 않도록 단단히 바닥에 뿌리내리고 있어야 한다.

만약 여기서 종아리가 뻣뻣하여 발목 가동성이 좋지 않거나 발의 아치가 불안하고 안정성이 떨어지는 경우, 또는 고관절이 부드럽지 못해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깊게 앉기가 어렵다. 무릎이 안으로 무너져 모이거나 발이 바깥쪽으로 돌아가기 쉽다. 또는 허리가 둥글게 구부러지며 주저앉기도 한다.

이런 경우엔 보조도구를 활용해 움직임 범위를 늘려가는 연습을 먼저 수행해도 좋다. 〈사진2〉처럼 기둥이나 문고리, 테이블에 수건이나 벨트를 걸고 이를 지지대 삼아 스쿼트를 연습해보자. 척추는 바르게 세우고 보폭은 골반이 충분히 다리 사이로 들어갈 수 있도록 벌린다. 무릎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발끝을 향해야 한다. 엉덩이를 뒤꿈치 사이로 밀어넣어 주저앉을 때 수건이나 벨트를 이용해 척추를 바로 세우도록 한다. 일어날 때는 두 발로 지면을 강하게 눌러 정수리를 천장으로 밀어올리는 느낌으로 선다. 이때 엉덩이와 어깨는 동시에 올라가야 한다. 무릎만 성급하게 펴면서 엉덩이를 먼저 들어올리면 상체가 앞으로 숙여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양손으로 수건이나 벨트를 잡고 수행해보자. 발목과 무릎 고관절이 움직임에 적응하고 무게를 발에 고르게 싣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익숙해지면 한 손을 놓고 수행하거나 보조 없이 수행한다.

〈사진3〉 막대기를 활용해 척추의 정렬을 바르게 유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사진3〉 막대기를 활용해 척추의 정렬을 바르게 유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사진4〉 바벨 스쿼트 동작.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사진4〉 바벨 스쿼트 동작.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사진5〉 가블렛 스쿼트 동작.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사진5〉 가블렛 스쿼트 동작.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무게를 활용한 ‘가블렛 스쿼트’의 효과

보조도구 없이 충분히 깊게 앉을 수 있게 되면 무게를 활용한 스쿼트를 수행해 볼 수 있다. 다만 이 전에 점검할 게 있다면 척추 정렬을 바르게 유지하는지 여부다. 도구 없이 스쿼트를 수행할 때 상체가 숙여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거나, 깊게 앉은 위치에서 허리가 둥글게 말렸다가 펴지며 움직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원활한 데드리프트 동작을 위해 힙힌지(hiphinge)를 연습할 때처럼 막대기를 머리, 날개뼈 사이, 엉치뼈에 대고 스쿼트를 연습해보자. 〈사진3〉처럼 막대기에 세 지점이 그대로 닿아 있도록 유지하여 스쿼트를 수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척추의 정렬도 바르게 지킬 수 있다. 이때 개인의 척추, 다리뼈, 종아리 길이 등에 따라 무릎이 발끝보다 더 앞으로 나오거나 엉덩이가 더 뒤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는 발 전체에 무게중심을 고르게 분산하고 무릎의 좌우 흔들림을 최소화하여 통제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무난히 거쳤다면 다음은 무게를 사용할 차례다. 처음 무게를 이용해 스쿼트를 수행하면 맨몸으로 수행할 때처럼 자세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상체가 쉽게 앞으로 기울어지거나 발의 무게중심을 제대로 잡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때 〈사진4〉처럼 바로 바벨을 짊어지고 수행하는 ‘바벨 스쿼트(Babel Squat)’를 진행하기보다는 〈사진5〉처럼 가벼운 무게를 가슴 앞에 양손으로 들고 하는 ‘가블렛 스쿼트(Goblet Squat)’부터 연습해볼 것을 추천한다. 가슴 앞에서 양손으로 무게를 들면 상체 기울기를 통제하는 데 필요한 밸런스를 높여나가기 좋다. 또 상체 전면에 있는 무게 부하를 견디기 위해 등과 척추 근육도 활성화하면서 향후 무거운 무게를 다루는 데 필요한 상체 근력도 발달시킬 수 있다.

가블렛 스쿼트는 케틀벨이나 덤벨 등 다양한 소도구를 사용해서 수행할 수 있어 실시하기도 편하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로도 전신을 효과적으로 단련할 수 있어서 운동 효과도 좋다. 일상에서 짐가방을 들어 머리 위로 올리는 동작이나, 아기를 앉고 일어서는 동작은 가블렛 스쿼트와 매우 흡사하다. 가블렛 스쿼트를 통해 발달한 근력은 일상에 쉽게 활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15~20㎏ 이상의 무게를 활용한 가블렛 스쿼트가 쉽게 이뤄질 때 바벨을 이용한 스쿼트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트니스센터에 구비된 짧고 가벼운 바벨은 10㎏부터 시작한다. 바벨 스쿼트 동작에 앞서 ‘바벨을 잡고 몸에 위치시키는 법’ ‘랙(Rack·거치대)에서 걸어나오는 방법’ 등을 더 상세히 배워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블렛 스쿼트에 먼저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성급한 바벨 사용은 통제되지 못한 자세로 바벨이 몸 위에서 회전하거나 균형을 잃게 만들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맨몸 스쿼트와 가블렛 스쿼트로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우선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바벨 스쿼트를 수행하고자 한다면 전문가의 지도를 최소 1회 이상 받고 실시하도록 하자.

〈장소협조 : 비욘드 PT&필라테스〉

이우제 퍼스널트레이너·요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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