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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2호]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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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해범의 차이나워치]“일주일째 컵라면…” 시안에서 무슨 일이

지해범  전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 hbjee@chosun.com 2022-01-15 오후 2:52:25

▲ 지난해 12월 23일 자정을 기해 봉쇄조치가 내려진 인구 1300만명의 대도시 시안에서 방호복을 입은 한 자원봉사자가 시민들을 위한 먹거리를 나르고 있다. 외부와 차단된 시안에서는 식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photo 뉴시스
새해 첫날은 대다수 사람에게 꿈과 희망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중국의 한 가족에게 2022년 1월 1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고통의 날이 되고 말았다. 중국 시안(西安)에 사는 임신 8개월의 여성 A씨는 1일 오후 7시쯤 갑자기 복통을 느꼈다. A씨 가족은 응급구조대인 120(한국의 119에 해당)에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계속 통화 중이었다. 이에 가족은 공안국(경찰청)으로 전화(110)를 걸었다. 간신히 경찰의 도움을 받아 A씨가 시안 가오신(高新)병원에 도착한 것은 저녁 8시가 넘어서였다. 그러나 병원은 A씨의 입원을 거절했다. 환자는 정부 규정에 따라 24시간 내 PCR(핵산)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A씨는 유효시간을 4시간 초과했다는 이유였다. PCR 검사를 다시 받은 A씨는 차가운 병원 밖 계단에 앉아 결과를 기다렸다.
   
   
   “시안 시민은 이런 정부를 원치 않는다”
   
   밤 10시가 넘었을 무렵 A씨는 하혈을 시작했다. 입었던 바지는 붉게 물들었고, 계단 아래에도 피가 흥건했다. 병원 측은 A씨를 급히 수술실로 옮겨 수술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8개월 된 아기는 유산되고 말았다. 분노한 A씨 남편은 고통스럽게 두 손으로 배를 껴안고 피를 흘리는 아내의 모습을 중국 웨이보(微博)에 올렸다. 이튿날 이 동영상은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 순식간에 51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동안 시안 정부의 ‘도시 봉쇄(封城)’를 지지하고 옹호했던 시민들조차 임산부 유산 사건 이후 태도를 바꾸었다. 자신을 ‘평범한 시안 시민’이라고 한 사용자명 아바(Ava)란 네티즌은 웨이보를 통해 “나는 그동안 시 정부 정책에 따라 계속 집에 머물며 스스로 격리했다. 하지만 우리 도시는 병들었다. 그것은 단지 코로나가 가져온 것만이 아니다.… 당신은 시안 정부를 욕해도 좋다. 시안 시민은 이런 정부를 원하지 않는다(西安人民不想要這樣的政府)”고 분노했다. A씨에 앞서 다른 한 명의 임산부가 병원 진료 거부로 유산했다는 소식도 함께 퍼져나갔다.
   
   국민의 분노가 끓어오르자 시안시 위생건강위 주임은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병원 관리직원 수 명을 해고한 뒤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중앙정부도 나섰다. 국가위생건강위 의정의관국(醫政醫管局) 궈옌훙(郭燕紅) 감찰관은 지난 1월 8일 기자회견에서 “어떤 변명으로도 대중의 진료 요구를 회피해선 안 되며, 특히 급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는 적시에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원칙론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병원 현장에선 통하지 않는다. 시 정부의 ‘재발방지’ 약속에도 불구하고 시안에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해 12월 30일 시안의 한 남성(39)은 자정 무렵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친구는 그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PCR 검사 음성 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했다. 남성은 그 후 3곳의 병원을 전전하다 새벽 3시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1시간 만에 숨졌다. 지난 1월 2일에는 점심식사 후 협심증으로 가슴 통증을 호소하던 61세 남성이 ‘위험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는 병원들 때문에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9시간 만에 사망했다. 그의 가족은 마지막 병원에서 “혈전용해제만 복용했더라면 살 수 있었는데…”라는 의사 말을 듣고 오열했다.
   
   
   거대 도시 차단·고립시키는 ‘칭링(淸零) 정책’
   
   2000년 역사의 진시황릉과 병마용을 자랑하는 시안은 지난해 12월 23일 자정을 기해 봉쇄됐다. 인구(1300만명)가 유럽의 웬만한 나라(벨기에·체코·그리스·포르투갈·스웨덴·헝가리)보다 많은 거대 도시가 하룻밤 사이에 차단·고립된 것이다. 모든 아파트 단지와 골목길 입구에는 차단봉이 설치되고 단속 요원이 배치됐다. 주민들은 외출이 금지되었고, 이틀에 한 번 가족 1명만 생필품 구매를 위해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이 허용됐다. 방역 당국은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격일로 PCR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1월 12일 현재 시안 주민은 3주째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
   
   중국의 철저한 봉쇄와 격리는 ‘제로 코로나’란 의미의 ‘칭링(淸零) 정책’으로 불린다. 백신 보급에 따라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려는 한국과 유럽 선진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과 대조를 이룬다. 중국의 ‘칭링 방역’은 ‘도시 봉쇄(封城)’와 주민을 대상으로 한 반복적인 PCR 검사와 관찰, 그리고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에 대한 철저한 격리로 이루어진다. 서울 같은 거대 도시가 어느 날 갑자기 봉쇄되고 주민들의 외출이 금지됐다고 상상해보면, 중국의 조치가 얼마나 과격하고 억압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시안은 지난해 9월 15일부터 27일까지 전국체전이 열렸던 곳이다. 올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중국은 시안 전국체전을 코로나 시대의 대규모 체육행사 개최의 전초전으로 간주했다. 시진핑 주석이 개막식을 직접 주재했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철저한 방역 조치도 시행됐다. 체전 관계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고, 입장객에게는 QR코드를 활용한 백신 패스가 엄격히 적용됐다. 4000여곳에 달하는 시안의 문화·관광명소는 한 달 이상 폐쇄됐다.
   
   그러나 엄격한 단속이 오래가면 사람의 마음은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체전이 끝난 지 두 달쯤 지난 지난해 12월 9일 격리 호텔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어 한 장소에서 150명의 집단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도시 봉쇄 2주가 지날 무렵 4만2000명의 확진자가 집중격리시설에 수용됐다.
   
    2년 전 우한에서 그랬던 것처럼, 외부와 차단된 시안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당국의 정보 통제 속에서도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먹을 게 없어 만두를 사러 나왔던 한 남성이 거리에서 방역 요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중국 밖으로 유출됐다. 또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시안에선 식품 사기가 어렵다(西安買菜難)’ ‘시안에 먹을 것이 없다’ 같은 글이 계속 올라온다. 2년 전 우한에 비해 정부의 대응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도시 기능 정지로 식량과 생필품 등 민생 문제에 대한 기본적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진실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한 탐사보도 전문 여기자의 현장 기록을 전면 삭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주일째 컵라면… 입이 다 헐었다”
   
   중국 유력 매체 출신인 프리랜서 여기자 장쉐(張雪)는 올 1월 4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장안십일(長安十日)-나의 봉쇄 열흘 일기’란 글을 올렸다. 그는 봉쇄령 발표 직전인 12월 22일 밤과 그 이후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날 밤 집 앞에서 가로막힌 사람, 슈퍼마켓에서 사재기하던 사람, 임산부, 환자, 대학원 수험생, 건설노동자, 도시 부랑자, 여행자 모두 이번 봉쇄가 가져올 재난을 과소평가했다.… 이 도시에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그들, 권력을 쥔 사람, 그들은 이 도시에 사는 1300만명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았을까?”(2021년 12월 22일)
   
   “이틀마다 한 차례 장보기 외출만 허용된다. 400명이 가입한 한 주택단지 단체 대화방에서 한 젊은이가 ‘일주일째 컵라면만 먹고 있다. 입이 다 헐었다’고 한다. 다른 한 명은 ‘생필품도 식량도 남지 않았다’고 토로한다. 행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정부는 아직도 깨닫지 못했다.”(2021년 12월 29일)
   
   “오늘은 2021년 12월 31일. 가는 해의 마지막 황혼이다. 베란다에서 내다보니 넓은 도로에 사람 하나 없고 적막하다. 이 도시에 자동차가 꼬리를 물던 초저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쥐 죽은 듯 고요한 모습이 황당하고 무섭다.”
   
   “시안은 오직 승리뿐이라고? 어이가 없다. 이번 봉쇄가 끝난 뒤에도 정부의 공훈만 칭송하기 바쁘다면 주민의 고난은 무의미하게 될 것이다.”(2022년 1월 3일)
   
   
   환구시보 전 편집장 후시진의 글마저 차단
   
   장쉐의 글은 중국 안팎에서 ‘제2의 우한일기’로 주목받았다. 그의 글은 관영매체의 긍정적 보도 뒤에 감춰진 시안의 진실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었다. ‘우한일기’는 2년 전 중국 소설가 팡팡(方方·67)이 76일간 봉쇄된 인구 900만의 도시 우한에서 5만명이 감염되고 4000명 가까이 숨져가는 상황을 기록한 글이다. 그는 글에서 “‘사람 간에는 전염되지 않고(人不傳人), 통제할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다(可控可防)’는 당국의 발표가 도시를 피와 눈물로 적셨다. 우한의 현실은 거짓말의 결과다”라고 정부를 통렬히 비판했다. 이 때문에 ‘우한일기’는 중국 내에선 출판되지 못했고, 팡팡은 중국 내 극좌 애국주의 세력에 의해 ‘매국노’로 공격받았다.
   
   팡팡이 당했던 것처럼, 장쉐의 글도 당국에 의해 돌연 삭제됐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의 보도에 따르면, 장쉐의 글 ‘장안십일’은 1월 8일부터 차단됐다.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 서비스에서 장쉐의 계정은 찾을 수 없고, 그의 글을 퍼나른 타인의 계정을 클릭해도 ‘관련 글이 서비스 관리 규정을 위반하여 내용을 보여줄 수 없다’는 안내 문구만 나온다.
   
   심지어 ‘장안십일’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環球時報) 편집장의 글도 삭제됐다. 후시진은 그동안 중국 공산당 일당독재와 강성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를 적극 옹호하는 등 중화(中華)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선동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1월 5일 자신의 웨이보 글을 통해 “많은 사람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장안십일’ 같은 표현을 허용해야 한다. 중국 인터넷에서 단 한 가지 목소리만 있는 것을 희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장쉐를 두둔했었다. 후시진의 글마저 삭제한 것은, 중국 당국이 ‘진실’을 감추기 위해 얼마나 철저히 정보를 통제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부총리를 향한 외침 “먹을 것을 달라”
   
   지난 1월 5일 쑨춘란(孫春蘭)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시안에 도착했다. 도시 봉쇄가 2주를 넘어가는 시점에 현지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점검하고, 임산부 유산 등으로 분노한 주민 여론을 달래기 위한 목적이었다. 쑨 부총리가 현지 정부 지도자들의 안내를 받아 시안의 한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아파트 위쪽에서 주민들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먹을 것을 달라(我要吃飯)” “우리는 밥이 필요하다”는 외침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에 퍼졌다. 그러자 시안 시정부는 “부정적 뉴스가 올라오면 즉각 차단하라”는 긴급통지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쑨 부총리는 2년 전 우한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 초 그가 우한의 한 고층 아파트단지에 도착했을 때, 아파트 위층에서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가짜야, 가짜, 이거 전부 가짜야(假的, 假的, 這都是假的)”라는 외침이었다. 처음에는 몇 사람만이 소리쳤으나, 시간이 갈수록 가담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주민들의 외침은 중앙 지도자(쑨춘란)를 향한 현장 고발이자 일종의 집단 항의였다. 집에 갇힌 주민들이 식량과 생필품 부족, 병원의 진료 거부 등으로 고통받고 죽어가는데도 모든 상황이 정상적인 것처럼 연출하여 부총리를 속이려는 우한시 간부들의 행태에 대해 시민들이 직접 나서 “모두 거짓”이라고 고발한 것이다.
   
   쑨 부총리가 2년에 걸쳐 똑같은 주민 집단반발에 직면한 것은, 공산당 지도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그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이 2년 사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2년 전 우한과 지금의 시안 사이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공통점은 공산당 정권의 강압적 도시 봉쇄와 철저한 정보 차단이다. 중국식 ‘제로 코로나’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보다는 지역, 개인보다는 집단을 차단한다는 점이다. 한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그 공장 전체를 봉쇄하고, 어느 도시에 확진자가 늘어나면 그 도시 전체를 틀어막는다. 봉쇄된 도시의 시민은 나머지 지역의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격리·고립된다. 최소한의 생필품은 바깥에서 공급하지만, 질병과의 싸움은 오로지 도시민들의 몫이다. 몇 명이 죽고 몇 명이 살아남든, 해당 도시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그 지역에 속한 ‘건강한 시민’의 개인 사정이나 정당한 호소는 아무 소용이 없다. ‘도시 봉쇄’는 중앙정부가 그 도시를 사실상 버리는 조치이고, 그 도시 주민은 나머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020년의 우한과 2022년의 시안
   
   지난해 3월 봉쇄된 윈난(雲南)성 루이리(瑞麗)시가 바로 그런 경우다. 9명의 확진자가 나온 루이리는 곧바로 도시를 봉쇄했고 모든 학교와 공공시설, 문화시설도 폐쇄했다. 주민들은 7개월 동안 폐쇄와 해제를 반복하는 동안 집에 갇혀 살아야 했고 60~70번의 PCR 검사를 받아야 했다. 주민들의 참상과 고통이 얼마나 심했는지, 루이리 전 부시장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국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을 정도다. 봉쇄된 도시의 실상은 중앙정부와 관영매체로부터 철저히 외면받는다. 인구 1300만의 시안 시민들이 “밥을 달라”고 호소할 정도면, 봉쇄된 지방 소도시의 참상이 어떠했을지는 짐작하기도 어렵다.
   
   2년 전과 지금의 차이점은, 중국 시민사회와 지식인 집단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2년 전 우한에서 처음 코로나19가 발견되고 퍼질 때는 양심 있는 의사 리원량(李文亮·2020년 사망)의 용감한 고발, 그를 지지한 수많은 대학교수와 대학생들이 있었다. 또 처벌을 각오한 시민기자들은 봉쇄된 도시에서 시민들이 어떤 고통과 비인간적 대우 속에 죽어가는지를 생생한 글과 사진, 동영상으로 고발했었다. 당시 턱없이 부족한 의료시설과 당국의 무능한 대응으로 수많은 우한 시민들은 집에서, 거리에서, 병원 복도에서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갔다. 이런 참상은 변호사 출신의 시민기자 장잔(張展)과 천추스(陳秋實) 등에 의해 바깥세상에 전해졌다.
   
   하지만 2022년 시안에선 그런 용감한 의사도, 양심적인 시민기자도 찾기 힘들다. 처벌을 무릅쓰고 진실을 전했던 시민기자들이 당국에 체포돼 감옥에 있거나(장잔) 1년간 실종(천추스)되었던 사실이 알려지자, 지식인 집단과 시민사회가 크게 위축되는 양상이다. 생생한 현장 고발 기사도 아닌 개인(장쉐)의 일기(日記)에 불과한 ‘장안십일’ 같은 글마저 당국에 의해 차단되는 등, 공산당 체제의 감시와 정보 통제는 2년 전보다 훨씬 강화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화교권 언론들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전략, 즉 ‘칭링정책’에 대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위한 방역전략이자 선전전(宣傳戰)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미국 등 서방 선진국보다 코로나19 사망자가 적고 더 빨리 극복한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정보 조작과 선전전략이란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정확히 몇 명인지는 공산당 최고지도부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봉쇄된 도시 안에서 어떤 비인간적 행위가 벌어지고, 주민들이 어떤 참상에 직면해 있는지도 외부인은 알지 못한다. 봉쇄된 도시에 외국 언론의 진입과 취재는 불가능하다.
   
   중국에 있어 중요한 것은 국민 개개인의 인권과 생명, 진실의 공개가 아니다. 공산당 리더십의 유지와 시진핑 권력 유지를 가장 우선시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이 목적에 불리한 정보는 설사 진실이라 해도 차단·삭제하는 것이 공산당의 본질이다. 미국 포브스는 지난 1월 6일 “중국의 코로나19 사망 통계는 믿을 수 없으며, 연구할 가치도 없다”고 혹평했다. 그런 중국에서 오는 2월 4일부터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베이징의 인접 도시 톈진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 도시가 사실상 봉쇄됐다. ‘올림픽 성공 개최’와 ‘중국 파워 과시’라는 공산당의 목표를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진실이 감춰지고, 얼마나 많은 중국인이 고통을 감수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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