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 5층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찾아가는 접종센터'에서 2차 접종 완료 후 3개월이 지난 대상자들이 부스터샷을 맞고 있다. ⓒ(뉴시스)
1월 12일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 5층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찾아가는 접종센터'에서 2차 접종 완료 후 3개월이 지난 대상자들이 부스터샷을 맞고 있다. ⓒ(뉴시스)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를 밀어내고 우세종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1월 21일이 되면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염성이 강력한 변이라 확진자 규모도 급증할 수 있다. 1월 말이 되면 하루 1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오미크론에 대항하는 방역 당국의 기본 전략은 3차 접종, 즉 부스터샷이다. 부스터샷이 오미크론에 어느 정도 보호 효과를 제공할 거라고 보고 독려하고 있다. 국내 백신 2차 접종자는 1월 19일 기준 4367만6631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2차 접종률은 85.1%로 집계됐다. 3차 접종인 부스터샷은 1월 19일 하루 동안 21만2471명이 맞았다. 총 2421만9031명이 추가접종을 마쳤다. 전체 인구 대비 47.2%가 3차 접종을 했는데,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84.1%가 부스터샷을 맞았다. 정부는 4차 접종 카드를 유심히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 연구진 “4차 백신 예방 효과 떨어진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그리고 백신의 효과에 관한 데이터가 쌓이면서 이런 대응 전략에 변화를 줘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자 세계 여러 나라는 부스터샷 접종 횟수를 늘리거나 맞는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중 선두에 선 곳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1월 2일 백신 4차 접종 대상을 의료진과 60대 이상으로 확대하는 결정을 내렸다. 3차 접종에 이어 4차 접종에도 선제적으로 나섰다. 그런데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화이자 4차 접종이 체내 항체는 증가시키지만 오미크론 예방효과에는 제한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최대 의료기관인 셰바 메디컬 센터는 자체 의료진 154명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4차 접종을 했다. 접종 2주 후 효과와 모더나 백신을 맞은 120명의 일주일 뒤 효과를 4차 백신 미접종군과 비교했다. 4차 접종에 관한 최초의 실험이었다. 이 병원의 길리 레게브 요하이 전염병센터 소장은 "델타 변이를 막는데 효과적이었던 백신이 오미크론 예방에는 효과가 떨어졌다. 항체수치는 높아졌지만 4차 접종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보호만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초기 단계의 데이터를 검토한 예비연구 성격을 띠고 있다. 그래서 4차 접종을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도 "4차 접종의 예방효과가 떨어지더라도 확산세 예방에는 효과가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잦은 백신 접종이 인간에게 효과적인지에 관한 논란이 한편에서는 벌어진다. 면역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등장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의 백신 전략 책임자인 마르코 카발레리는 "4회차 접종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아직 없다"고 말하면서 “4개월마다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전략은 면역 체계에 지나치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체 면역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T세포의 반응은 mRNA 백신을 2회에 걸쳐 맞는 경우 상당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특정한 상황에서 T세포가 너무 자주 항원을 만날 경우 기능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독일 뮌헨대 면역학 연구소의 라인하르트 옵스트 박사는 그런 우려가 “일리 있다”고 말한다. 그는 "4개월마다 혹은 그보다 더 짧은 기간을 두고 백신을 접종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전에 없던 것이다.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서는 볼 수 없다"며 "만약 누군가가 내게 '4개월마다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면 '나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세요'라고 대답할 것이다"고 말했다.

4차 접종을 둘러싼 논란은 정부가 취할 방역 전략 때문에라도 중요하다. 부스터샷의 효과가 떨어진다거나, 인체 면역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면 지금의 백신을 중심으로 삼은 방역법은 그 효용성이 떨어진다. 새로운 개량 백신이 등장하길 기다리는 동안 과거처럼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존해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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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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