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인사를 했는데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당황한 기억들이 있다. 노화로 기억력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젊은 사람들도 자주 겪는 일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심리학과 연구진은 숙면을 취할수록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연결하는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NPJ 저널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인간의 뇌가 수면 중에도 활동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수면 중에 뇌에서는 최근에 습득한 기억을 안정시키고 강화하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처음 보는 사람 80명의 사진과 이름을 제공했다. 그들은 일정 시간 동안 제공된 사진 속 인물들의 이름과 얼굴을 암기한 뒤 낮잠을 잤다. 낮잠을 자는 동안 뇌파를 측정해 수면의 질을 검사했다. 참가자들은 잠에서 깬 후 사진을 보며 이름을 떠올려 보았다. 그 결과 낮잠을 푹 잔 사람들은 낮잠을 설친 사람들보다 기억하는 이름이 1.5배 더 많았다.

‘신경과학 프로그램’의 네이선 휘트모어 교수는 “상대방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 떠올리는 능력은 얼마나 잠을 깊이 자느냐에 달려있다”면서 “밤에도 자주 수면을 방해받으면 기억력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수면과 기억력에 관한 연구는 원치 않는 기억을 약하게 하는 방향으로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상하이 정신 건강 센터의 린 박사는 낮잠이 기억력과 뇌의 민첩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중국에 거주하는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 중 820명은 규칙적으로 2시간 내의 낮잠을 잤고, 나머지 680명은 낮잠을 전혀 자지 않았다. 이들은 낮잠 전후에 기억력, 주의력, 문제 해결력, 민첩성 등 여러 측면을 판단하는 테스트를 받았다. 그 결과 오후 낮잠을 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전반적인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기억력과 언어 능력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린 박사는 “낮잠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억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근로자의 경우 규칙적으로 낮잠을 청하는 것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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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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