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역패스가 혼선을 겪고 있다. 정부는 당초 3월부터 청소년 접종증명·음성 확인제(방역패스)를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방역패스 중단을 요구하는 행정소송과 법원의 잇단 판결로 제동이 걸렸다. 결국 학원, 스터디카페 등 학습시설은 방역패스 적용을 하지 않고 식당과 PC방 등은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의 의지대로 3월부터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을 받으려면 오는 2월 14일까지 2차 접종을 마쳐야 한다. 그 후 14일이 경과되는 3월부터 유효한 접종 증명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백신 부작용을 걱정해 자녀들의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학부모도 많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13~18세 청소년 중 백신 접종 이상 반응 의심 사례는 전체 접종자의 0.27%인 1만900여 건으로 집계됐다. 이 사례 중 중대한 이상 반응은 사망 1명을 포함해 총 284건이었다.

15세 아들을 둔 학부모라고 밝힌 A 씨도 지난해 12월 10일 백신을 맞은 아들이 심한 부작용을 겪는 바람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A 씨의 아들은 중학교 축구부에 소속된 체육 특기생으로 주전으로 뛰고 있다. A 씨도 부작용 걱정 때문에 아들에게 백신을 맞추고 싶지 않았지만 동계 훈련을 앞두고 함께 단체 생활을 하는 선수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어쩔 수 없이 백신 접종을 했다. 감기 한 번 앓지 않을 정도로 튼튼한 아들이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A 씨 아들은 화이자 1차 접종을 한 뒤 심장 통증을 호소하다 전신 마비를 겪었다. A 씨는 “아들이 화이자 1차 접종을 한 뒤 피로감을 호소하더니 이틀 후 심장이 아프고 숨 쉬는 것이 불편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10분쯤 지난 후 아들을 부르니 대답도 못하고 복부와 손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119 대원은 ‘동공 반응이 없고 전신마비 상태’라고 진단했다고 한다. 다행히 병원에 도착하고 난 후 몇 시간 만에 의식은 돌아왔지만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말을 못하는 상태였다. A 씨는 “아들은 6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고개를 가눌 수 있었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A 씨 아들이 대학 병원에서 받은 소견서 ⓒphoto A 씨 제공
A 씨 아들이 대학 병원에서 받은 소견서 ⓒphoto A 씨 제공

한 달이 지났지만 A 씨 아들은 여전히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월 초부터 동계 훈련에 참가했지만 고개를 가누는 것도 힘들어하고, 기량도 떨어져 주전 자리도 걱정되는 상황이다. 사건 이후 A 씨 주변 학부모들은 예약한 자녀들의 백신을 모두 취소했다고 한다.

A 씨 아들은 퇴원 후 신경정신과 교수와 약물진단센터 교수와도 지속적인 면담을 가지며 원인을 밝히기 위해 노력중이다. 의사들은 건강이 회복되긴 하겠지만 시기는 미지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A 씨는 방역패스 정책의 혼선을 보면서 아들을 생각하면 발등을 찍고 싶은 심정이다. A 씨는 “방역패스 적용이 안됐다면 절대 백신을 맞추지 않았을 것이다. 주전으로 뛰고 미래가 창창하던 아이가 운동장에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는 상황이라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내가 백신을 안 맞추고 조금 더 기다렸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키워드

#건강
김혜인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