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일생의 3분의 1 정도의 시간을 잠을 자며 보낸다. 우리 몸은 수면 시에 피로 회복은 물론 생체리듬을 유지하기 때문에 적절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연구팀은 어린 시절부터 니코틴에 노출된 성인일수록 수면 장애와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태아 시절부터 니코틴에 노출된 사람의 뇌는 일부 영역에서 수면과 스트레스 반응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연구팀은 임신한 쥐를 지속해서 담배 연기에 노출시킨 후 태어난 쥐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수면 패턴을 관찰했다. 그 결과 태아 시절부터 니코틴을 흡입한 쥐는 일반 쥐보다 수면 시간이 적었으며 스트레스에도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쥐의 해마에서 수면과 스트레스를 담당하는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진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의 지오바나 조콜리 교수는 "이 연구는 성인의 수면 질이 삶의 초기에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임신 중 안 좋은 환경은 산모의 건강뿐만 아니라 자손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니코틴 때문에 발생한 수면 장애는 간접흡연뿐만 아니라 직접흡연을 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 담배의 니코틴은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서 심장 박동 수와 혈압을 상승시킨다. 이는 대뇌 활동을 증가시켜 수면을 방해한다. 게다가 잠자는 동안 흡연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금단증상이 나타나 밤잠을 설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흡연으로 인한 호흡기의 만성 염증은 아침에 잠에서 깰 때 상쾌함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금연 후 금단증상으로 낮에도 졸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야간수면의 질은 향상해 잠을 깊이 자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불면증으로 고생한다면 담배를 끊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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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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