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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4호] 202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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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X파일의 정치학

정장열  편집장  2021-06-25 오후 12:56:15

요즘 ‘윤석열 X파일’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을 여기저기서 많이 받습니다. 저한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분들은 비교적 정보에 빠른 기자, 특히 ‘윤석열 파일’을 처음 언급한 매체 편집장에 대한 기대 같은 것을 갖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보도했지만 ‘윤석열 파일’은 주간조선의 고정 칼럼인 ‘신지호의 정안세론’에서 처음 언급됐습니다. 신지호 전 의원은 지난 5월 24일 자 “‘검사 윤석열’ 파일은 왜 야권서 등장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검사 윤석열’의 비위를 정조준하는 파일이 야당 의원 사무실에서 목격됐다고 썼습니다. 저도 이 글을 받아 보자마자 신 전 의원한테 “파일을 갖고 있느냐”부터 물었는데 신 전 의원은 ‘자세히’ 얘기만 들었다고 답하더군요. 예상대로 이 글이 나가자마자 여기저기서 문의가 들어왔고, 급기야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 사태까지 불거지며 ‘윤석열 X파일’은 정국의 가장 큰 현안이 돼버렸습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실망스럽게도 저 역시 ‘윤석열 X파일’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지라시급 문건과 파일은 봤지만 그 정도가 ‘윤석열 X파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신지호 전 의원이 ‘윤석열 파일’을 칼럼 소재로 삼은 건 일종의 예방주사 차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도 정체불명의 X파일이 등장할 것이 뻔한데 야당 유력주자를 노린다면 경험칙상 ‘여당 생산, 야당 유통’의 경로를 밟을 것이란 예상을 해본 것입니다. 신 전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에서 윤석열을 제쳐야 하는 사람들 또한 윤석열을 무너뜨릴 비책을 찾아 헤매고 있다. 이들이 ‘여권발-야권행 X파일’을 마다하는 것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는 것보다 몇 곱절 힘들다”고 썼습니다. 아직은 ‘윤석열 X파일’이 수면 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방어할 수가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장성철 소장이 야권 출신 인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도가 있든 없든 이런 예상이 비슷하게 맞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6월 24일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도 ‘윤석열 X파일’과 관련해 “(윤 전 총장) 본인이 검증을 피하려 한다 해도 못 피한다. 대선은 특히 더하다. 있는 사실을 감출 수 있겠나”라며 “본인이 직접 해명하고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들 권력이 개입한 X파일이 존재한다는 걸 전제로 한 발언들입니다.
   
   사실 우리 대선 역사에서 X파일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했습니다. 특히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에는 거의 모든 대선이 X파일로 떠들썩했습니다. 역대 X파일 중 그 효과만 놓고 보면 ‘김대업 X파일’이 최고였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병역비리 민간수사관이라는 김씨가 자료들을 잔뜩 들고나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 후보는 여기에 휘둘리다 결국 대선에서 패했습니다. 나중에 김씨는 명예훼손과 무고로 실형까지 살았지만 선거의 승패는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당시 민주당 진영에서 김씨를 ‘의인’이라고까지 칭찬했던 걸 보면 ‘김대업 X파일’이 얼마나 효과적인 한 방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대선도 초반전부터 X파일로 달아오르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X파일 내용의 사실 여부부터 전파 경로와 화자의 신뢰성, 유권자들의 호응도 등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많습니다. X파일 역시 한국 정치의 고질병이라고 본다면 정치가 젊어지면 고질병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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