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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0호]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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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매미의 경고

정장열  편집장  2021-08-06 오전 11:25:45

아침 출근길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매일 똑같은 인사를 건넵니다. “어제 잘 주무셨습니까.” 곤궁했던 시절 ‘밥 잘 먹었느냐’는 말처럼 열대야가 이어지는 요즘은 ‘잘 잤느냐’는 말이 빼놓을 수 없는 안부 인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저 역시 잘 자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하루를 마감하는 중요한 일과입니다. 하지만 짐작하시다시피 결과가 신통치 않습니다. 잠을 설치고 띵한 머리로 일어나는 날이 많습니다.
   
   열대야로 진입할 무렵 처음엔 잠자리 에어컨의 온도를 고심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에어컨의 찬바람이 싫어져서 쾌적의 수면을 유도할 적정 온도 찾기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맞춤한 온도 같아 밤새 에어컨을 켜놓고 자다 보면 아침에 띵한 기분은 여전했습니다. 그래서 번거롭지만 취침모드로 에어컨을 작동시키다가 중간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 놓고 자연풍에 의존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역시 하루를 못 갔습니다. 난데없는 불청객이 잠자리를 괴롭혔기 때문입니다. 다름 아닌 창밖의 매미입니다.
   
   요즘 매미는 시도 때도 없이 극성스럽게 울어댑니다. 동이 터야 매미가 운다는 게 제 과학 상식이었는데 요즘에는 어찌된 일인지 시커먼 새벽에도 울어댑니다. 예전에 비해 매미의 목청도 더 좋아진 듯합니다. 자연의 소리려니 참으려 해도 견디기 쉽지 않은 소음 수준입니다.
   
   매미한테 시달리다가 매미가 왜 그렇게 울어대는지 조사를 좀 해봤습니다. 결과는 ‘매미가 달라졌다’입니다. 느낌만이 아니라 실제로 옛날에 비해 더 극성스럽게 운다는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매미가 극성스럽게 울 수밖에 없도록 환경이 변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미가 울기 위해서는 ‘온도’와 ‘빛’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변온동물인 매미는 일단 체온이 일정 온도 이상 오르면 울기 시작합니다. 체온 범위는 종에 따라 다른데 호주산 배불룩나뭇잎매미는 15도 이상, 삼각머리매미는 18.5도 이상만 돼도 울 수 있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따지면 ‘여름이 뜨거울수록 매미는 요란하게 운다’가 정답입니다. 요즘처럼 열대야가 이어지는 날에는 매미가 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도심은 빛공해 때문에 매미가 밤을 낮으로 착각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한여름 밤 늦게 돌아다니는 차량, 오토바이 불빛들로 인해 매미가 밤낮을 착각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철 기온이 전보다 높아졌고 도심지역은 빛공해까지 심해 매미들이 밤낮없이 시끄럽게 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다”고 설명합니다. 잘 알다시피 매미의 인생 주기는 짧습니다. 매미의 수명은 종에 따라 좀 다르지만 보통 땅속에서 유충 상태로 5~7년을 지냅니다. 이후 지상으로 올라와 탈피와 함께 성충이 돼 짝짓기를 시작합니다. 이 짝짓기로 이끄는 가교가 바로 매미의 울음입니다. 수컷이 큰 소리로 울수록 암컷의 관심이 커지면서 짝짓기를 더 많이 한다네요. 매미의 울음소리는 소음 기준인 60dB을 넘어서는 게 보통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80dB 이상의 소리도 낸다는데, 이게 종족보존을 위한 외침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맹렬하게 울어대며 숭고한 사명을 마친 후 매미는 수명을 다합니다. 지상에 올라와 그 사명을 마치기까지의 기간이 겨우 한두 달에 불과하다네요. 그러고 보면 숭고한 외침에 더해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매미가 그렇게 울어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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