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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0호]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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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새 작품 구상 ‘70대 터미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2020-10-25 오후 12:51:21

▲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LA자택서 화상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나이는 못 속인다고 터미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73)도 늠름한 모습이긴 했지만 노인 티가 났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슈워제네거는 근육질 몸 하나를 재산으로 미국으로 건너와 스크린의 슈퍼스타를 거쳐 캘리포니아주지사까지 지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잔수염이 난 얼굴에 안경을 끼고 LA 자택에서 영상 인터뷰에 응한 그는 시가를 태우고 과자를 먹으면서 악센트가 있는 굵은 저음으로 질문에 답했다. 유머와 위트도 간간이 섞어 답했는데 서민적이고 겸손해 보여 친근감이 갔다.
   
   
   - 외국에서 태어난 당신은 미 헌법상 대통령이 될 수 없지만 만약 대통령으로 나올 수 있다면 어떤 정책을 들고나올 것인가. “우선 시급한 것이 보다 공정한 평등이다. 도시에 사는 흑인 아이들이 내가 미국에 왔을 때 받은 각종 혜택을 누리도록 하고 싶다. 나는 교육과 대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혜택을 누렸는데 그런 혜택을 소수계, 특히 흑인들도 누리도록 하고 싶다. 그냥 말만 할 게 아니라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흑인도 백인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거주 혜택과 법 정의를 누리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과거의 잘못된 부분을 고칠 새 민권법을 마련하겠다. 미국은 지금 여러 가지 면에서 뒤지고 있다. 이는 정치가들이 게으른 탓이다. 우리는 새 하부구조를 건설해야 하고, 이민정책을 수정해야 하며, 또 의료보험제도 개선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 미 의회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현재 극렬하게 서로를 적처럼 여기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국은 공동체가 돼야 한다. 대통령이 누구든지 워싱턴의 민주당 의원과 공화당 의원은 함께 일해야 한다. 그들은 우리나라가 위대한 나라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들이 서로를 적으로서가 아니라 동반자로 여긴다면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가 있다. 공화당원인 나는 주지사 시절 민주당 의원들의 얘기에도 귀를 기울였다. 미국에는 피부 색깔과 인종과 종교를 불문하고 적이란 없다. 모든 사람이 존경받고 또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세계 각국 출신의 기자들이 모인 할리우드 외신기자 협회가 이렇게 막강해진 것도 서로가 다른 점을 인정하고 함께 일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이렇게 함께 일하는 것이다.”
   
   - 최근에 할아버지가 된 소감이 어떤가.(지난 8월 10일 딸과 사위인 배우 크리스 프랫과의 사이에서 손녀가 태어났다.) “수많은 축하 전문을 받았는데 내가 직접 하지 않은 일로 이렇게 축하를 받기는 처음이다. 내 딸 캐서린은 어머니가 되고 싶어 몸살을 앓다시피 했는데 이제 소원을 이루어 나도 행복하다. 내 손녀이기 때문이 아니라 아기는 정말 예쁘다. 캐서린이 퇴원해 집에 찾아갔더니 딸이 ‘아버지가 나를 훌륭히 키웠으니 내 딸도 훌륭하게 키워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아기를 내게 넘겨주기에 30분이나 안고 있었다. 나뿐 아니라 딸과 프랫을 위해서도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 당신은 여전히 악센트가 있는 발음을 하는데 그로 인해 놀림을 받지는 않나. “나는 유머감각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놀려도 그저 웃어넘기고 만다. 이제 내 악센트는 내 상표가 되었다. 사람들은 나를 보지 않고 목소리만 들어도 나인 줄 안다. 그러나 처음엔 악센트 때문에 고생을 했다. TV용 음료수 광고를 찍을 때인데 악센트가 하도 심해 사람들이 겁을 낼 정도였다. 그래서 발음을 수정하고 다시 찍고 나서야 광고를 내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 누구도 내 악센트를 듣고 겁을 내는 사람이 없다. 그것이 귀에 익었기 때문이다. 내 악센트가 자주 놀림의 대상이 된 것은 특히 주지사 시절 ‘캘리포니아’란 발음 탓이다.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칼리이포니아’로 발음했기 때문이다. 내 악센트를 조롱한다고 해도 나는 그런 사소한 일엔 신경 안 쓴다. 늘 긍정적인 면을 보기 때문이다. 내가 당신들을 좋아하는 이유도 당신들 모두가 악센트가 있기 때문이다.”
   
▲ 슈워제네거 출연 영화 ‘터미네이터 2’

   - 지도자로서의 대표적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단연코 비전이다. 자기가 어디로 가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성공할 수 있다. 난 이런 비전을 보디빌딩에서 활용해 성공했고 정치가가 되어서도 내가 정열적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비전을 초당적으로 사용했다. 명확한 비전을 사람들에게 표현하고 또 그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누면 사람들은 따르게 마련이다.”
   
   - 코로나19 사태로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들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TV로 보게 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상황에 적응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영화는 극장에서 서로 가까이 앉아 보면서 함께 웃고 소리치고 또 서로를 움켜잡으면서 봐야 제맛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그럴 수가 없으니 차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TV로 영화를 보는 것인데 이젠 옛날과 달라 집에서도 안방극장처럼 큰 화면을 통해 볼 수 있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나도 집에서 TV로 영화를 보는데 괜찮더라. 상황에 적응할 줄 알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 당신은 지금 시가를 태우고 과자를 먹고 있는데 니코틴과 단것에 대해 의사가 아무 말도 안 해주던가. “의사들은 아주 질색한다. 건강에 유익할 것은 없겠지만 난 하루에 시가 한 개를 태운다. 내가 지금 먹고 있는 과자는 야채과자다. 그래서 별로 달지 않다. 우리집 애완동물인 두 마리의 당나귀 룰루와 위스키도 이 과자를 좋아한다. 내가 과자를 먹을 때마다 룰루와 위스키는 어느새 냄새를 맡고 집안으로 들어온다.(인터뷰 도중 정말로 당나귀가 들어와 슈워제네거가 주는 과자를 먹었다.) 난 오스트리아에서 자랄 때부터 단것을 아주 좋아했다. 단것을 먹으면 하늘에 오른 기분이 되곤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난 언제나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가 있다. 요즘 코로나19로 시간이 많이 나서 여러 가지 작품을 구상 중이다. 이반 라이트만이 감독하고 대니 드비토와 공연한 ‘트윈스’의 속편 격인 ‘트리플레츠’를 라이트만이 감독할 예정이고, ‘야만인 코난’과 유사한 TV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다. 물론 내 연기 인생의 정점은 지나갔지만 그것은 나이가 먹으면 당연히 찾아오는 일이다. 언제나 새 친구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정상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연기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난 과거 수십 년간을 톱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이제 그 안에 들지 못한다고 해서 불평하진 않는다.”
   
   - 코로나19가 사라지기 전에 까다로운 검사를 받고 사람들과 격리되면서라도 영화를 만들 생각인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낄 때에야 영화를 찍을 것이다. 내 건강 문제 때문이다. 난 심장에 문제가 있어 두 번이나 절개수술을 받고 몸 안에 판막을 심고 산다. 그래서 각별히 조심하고 있다. 바라건대 속히 백신이 나와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이 문제가 서서히 사라지기를 고대한다.”
   
   - 자신의 삶을 어떻게 정의 내리겠는가. “난 세 차례의 삶을 살고 있다. 첫째는 보디빌더(그는 미스터 유니버스 챔피언이다)와 프로 체육인으로서의 삶이요, 둘째는 연예인으로서의 삶, 그리고 셋째는 정치인으로서의 삶이다. 따라서 내 삶은 풍요롭다. 난 이 세 가지 삶을 계속 유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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