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간조선 로고

상단주메뉴

  • [릴레이 인터뷰|스타트업의 프런티어들]  내 아이 단짝 선생님 찾아주는 ‘자란다’ 매칭의 비밀
  • facebook네이버 밴드youtubekakao 플러스친구
  • 검색
  1. 경제
[2648호] 2021.03.08
관련 연재물

[릴레이 인터뷰|스타트업의 프런티어들]내 아이 단짝 선생님 찾아주는 ‘자란다’ 매칭의 비밀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자란다’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돌봄뿐만 아니라 감정을 공유하고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돌봄과 배움을 통합해 아이의 연령, 관심사, 기질에 맞는 선생님을 추천해주는 플랫폼으로 교육 통합 포털을 꿈꾼다.
   

   직장맘은 아이 옆에 있어 주지 못한 시간에 대해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할까? 전업주부는 왜 아이의 시간을 책임지느라 자신을 포기해야 할까? 아이에게 엄마는 과연 가장 좋은 선생님일까? 방과 후 ‘학원 돌림’이 과연 아이를 위한 것일까?
   
   돌봄·배움 플랫폼 ‘자란다’를 만든 장서정 대표가 품었던 이런 질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공교육의 공백에서 의미 있는 대안을 만들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직장맘이었던 장 대표도 육아와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직장맘의 오복(五福)으로 꼽히는 이모복(福)에 기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이 돌봐주는 이모로부터 “퇴근 후에 이야기 좀 해요”라는 전화를 받는 날이 가장 무서웠다. 틀림없이 “그만둔다”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친정엄마를 동원하고 다시 베이비시터를 찾고 불안한 평화를 이어갔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다른 고민이 시작됐다. 돌봄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호기심도 채워줄 사람이 필요했다. 정보력도 시간도 부족한 엄마 때문에 아이들이 뒤처지지는 않을까, 다른 아이들처럼 빈 시간을 채우기 위해 태권도, 영어학원으로 ‘뺑뺑이’를 돌려야 하나, 죄책감과 불안감 속에서 선택지는 없었다. 결국 직장을 그만뒀다. 전업주부가 되고서야 알았다. 일을 그만둔 것은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욕심 때문이었다는 것을, 엄마가 아이에게 반드시 좋은 선생님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대학생 돌봄 선생님을 만나고 얻은 교훈이었다. 엄마가 억지로 에너지를 짜내 놀아주는 것보다 대학생 선생님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이의 눈높이를 맞춰주었다. 누구나 아이 교육에 전문가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를 찾아 맡기는 것이 효과적인데 왜 부모가 그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렇다면 내 아이에게 맞는 전문가를 어디서 찾아야 하지? 장 대표의 머릿속에 질문들이 이어졌지만 답은 없었다. 자신의 필요를 창업으로 연결했다. 아이와 놀아주는 ‘놀이시터’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맘카페에 올렸더니 신청이 쏟아졌다. 사업성을 확인하고 돌봄과 배움을 결합해 선생님과 아이들을 매칭해주는 ‘자란다’를 만들었다.
   
   2016년 8월 법인을 설립하고 2017년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해서 5년 동안 ‘자란다’는 쑥쑥 자랐다. 지난 2월 23일, 장 대표와 인터뷰를 한 날 마침 ‘자란다’의 투자 관련 뉴스가 터졌다. 7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브리지 투자(시리즈 A와 B 사이) 유치로 누적 투자액 110억원을 달성했다. 전날 전 직원이 모여 투자 공유회를 열고 직원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호명하며 그간의 성과에 대한 공을 나눴다고 한다.
   
   
   만족도 96.3%의 기술
   
   ‘자란다’ 서비스는 만 30개월~13세가 대상이다. 현재 등록된 선생님은 6만5000명이다. 그중 교육을 이수하고 활동하고 있는 선생님은 7400명이 넘고, 1일 평균 매칭 방문 수는 1000여건이다. 대학생 위주로 모집하던 선생님은 현재는 유아교육 전공자 등 전문가들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은퇴한 교사들을 투입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선생님 연령대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주목할 부분은 96.3%에 이르는 매칭 만족도이다. 정기 서비스 이용률도 80%에 이른다. 사용자 10명 중 9.6명이 만족한다는 말이다. ‘자란다’의 핵심 기술이 이 ‘매칭’에 있다.
   
   “선생님을 찾는 통로를 편하게 하기 위해 자란다를 만든 것이 아닙니다. 내 아이의 성격에 어떤 선생님이 맞는지를 검증하고 찾아주는 것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곳도 정보 비대칭의 시장입니다. 부모와 선생님이 서로에 대한 정보가 없었습니다. 선생님의 정보를 체계화하고 투명하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자란다’는 어떻게 아이에게 맞는 선생님을 찾아주고 매칭 만족도를 높였을까. 비밀은 데이터에 있다. ‘자란다’가 5년 동안 쌓은 데이터는 엄청나다.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매칭 알고리즘이 ‘자란다’의 강력한 무기이다. 먼저 어떻게 매칭이 이뤄지는지부터 보자.
   
   선생님이 되려면 신원확인, 아동학대, 성범죄 조회, 특기 등 8단계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MBTI 등 성향, 인적성 검사도 포함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가’이다.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도된 질문을 반복하다 보면 진짜와 가짜가 걸러진다”는 것이 장 대표의 말이다. 사용자인 부모도 신청할 때 아이에 대한 지표를 적게 돼 있다. 아이의 성향, 원하는 활동을 적으면 그에 맞는 선생님들이 추천된다. 비용은 돌봄이냐 배움이냐, 어떤 선생님이냐에 따라 다르다. 돌봄은 시간당 1만원부터, 배움은 1만2000원부터 시작한다. 추천된 선생님들 중 다양한 조건들을 비교하고 선택하게 돼 있다. 이렇게 매칭된 선생님의 활동 중 중요한 것은 부모와 공유하는 선생님의 방문일지이다. 수업이 끝난 후 아이의 학습 내용, 반응 등을 자세하게 적는다.
   
   선생님 검증부터 매칭, 학습의 모든 과정은 철저하게 데이터화된다. 특히 방문일지는 아주 중요한 소스이다. 학습 진도만이 아니라 아이와의 대화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적기 때문에 부모도 모르는 아이의 감정, 관심사가 드러난다. 아이의 성장일지인 셈이다. 그동안 쌓은 방문일지는 17만건에 이른다. 여기서 의미 있는 단어들을 쏙쏙 골라 데이터로 만들었다. 이렇게 뽑아낸 초등학생 아이들의 성장 데이터만 1100만 글자에 달한다고 한다.
   
   데이터는 어떤 성향의 아이와 선생님이 만났을 때 만족도가 가장 높은지,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임은 뭔지, 아이의 요즘 관심사는 뭔지, 고민은 뭔지를 보여준다. 학습 언어들을 빼놓고 데이터를 발라내다 보면 아이의 식성까지도 나온다.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매칭 알고리즘은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정확도도 높아진다. 구글이 내가 본 페이지를 알고 유사한 상품을 추천하는 것처럼 매칭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았던 선생님과 유사한 선생님을 알아서 추천해준다.
   
   “3~4세 아이의 경우 내성적인 선생님은 안 맞습니다. 계획적인 성향의 선생님은 어린아이들을 맡으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주도적인 어린이와 주도적인 성향의 선생님도 피해야 합니다. 시행착오도 의미 있는 데이터가 됩니다. 데이터가 답을 주지는 않지만 왜 이런 데이터가 나왔는지 질문을 던져줍니다. 예를 들면 많은 선생님을 추천해주면 매칭 확률이 높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겁니다. 왜 그럴까? 분석해 보니 너무 많은 선택지가 오히려 선택을 방해한 겁니다. 이렇게 데이터가 누적되면서 이를 분별하고 패턴화하는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자란다’는 데이터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투자를 받은 것도 데이터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입니다.”
   
   장 대표는 모토로라, 제일기획에서 UX(User eXperience), UI(User Interface) 디자이너로 일했다. 사용자의 경험과 반응을 이해하고 데이터의 의미와 활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란다’의 설계부터 데이터로 접근해서 서비스를 만든 것이 성공 포인트였다. 장 대표를 움직이는 키워드는 ‘질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남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그는 지나치지 못했다. 잔디밭 출입금지 팻말 앞에서도 “왜 못 들어가게 하는 거지?”라는 궁금증이 먼저였다. 모토로라 인턴 시절에 “왜요?” “왜요?”를 입에 달고 살다 보니 사장조차 그를 알 정도였다고 한다.
   
   
   부모의 방식이 아닌 아이의 방식으로
   
   ‘자란다’에 담은 그의 질문들은 이제 질문을 잃어버린 우리나라 교육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왜 모든 아이가 당연하게 태권도와 피아노를 배우는지? 언제까지 정답에 맞춘 아이들을 키울 것인지? 직장맘들을 독한 엄마라는 프레임에 가둬둘 건지? ‘자란다’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계속 진화하는 매칭 알고리즘은 아이들에게 선생님을 매칭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이에게 필요한 교재를 찾아주고, 아이의 성향에 맞는 악기를 추천해주고, 아이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전시, 공연을 연결해줄 수 있다. 돌봄과 배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 교육 포털로 확장하는 것이 장 대표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다.
   
   누구보다 데이터를 촘촘히 들여다보는 장 대표는 최근 부모들의 변화를 의미 있게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변화의 속도를 앞당겼다. 부모들의 언어 중에 ‘아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라는 단어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장 대표는 공교육이 축소되면서 부모들이 정해준 교육이 아닌 아이에게 맞는 교육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드게임을 하면서 수의 개념을 익힌다든지, 영어 동화책을 읽으면서 역할놀이를 하는 방식으로 놀이와 배움을 함께하는 융합교육을 원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서비스 대상도 4~7세에서 13세로 높아졌다. 최근에는 중고생 요청도 심심찮게 들어온다. 장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크고 있어서 연령대를 확대하자는 업무 요청서를 밀어 넣고 있는데 직원들이 안 받아준다”며 웃었다. 장 대표는 ‘자란다’가 있었다면 6년 전 일을 그만두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란다’를 시작할 때 던진 자신의 질문에 이제 답을 말할 수 있다. “엄마의 일을 희생하는 것이 아이를 위한 것은 아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 행복한 교육이 돼야 한다.”
   

   다음 추천 주자는?
   스마트팜 스타트업 ‘엔씽’ 김혜연 대표
   
   추천 이유 농업에 모바일 서비스와 IoT 기술을 접목해 농업이 불가능한 곳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컨테이너 안에 농장을 집어넣은 엔씽의 기술이 농업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궁금하다.
   

※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거나 여기를 클릭하면 주간조선이 만난 스타트업의 프런티어들의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