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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3호]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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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소피아 로렌 “내 아들이 감독한 영화에 출연한 기분?”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왕년에 육체파 여배우로 스크린을 풍미했던 소피아 로렌(86). 그는 비록 얼굴에 주름이 가긴 했지만 위풍당당할 정도로 품위가 있었다. 소피아 로렌은 넷플릭스 영화 ‘더 라이프 어헤드’에서 자기 물건을 탈취해 달아난 세네갈에서 온 소년 난민 모모를 돌보는 여인 로사로 나온다. 로사는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인물이다.
   
   로렌은 스위스 제네바의 자택에서 영화를 감독한 아들 에도아르도 폰티(그의 아버지 카를로 폰티는 유명 제작자였다)와 함께 영상 인터뷰에 응했다. 로렌은 한 손으로는 아들의 손을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큰 제스처를 써가며 악센트가 심한 영어로 활기차게 질문에 대답했다. 영화는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의 소설 ‘라이프 비포 어스’가 원작으로, 가리는 파리에서 자살한 미국 배우 진 세버그의 전 남편이었다. 가리 역시 자살했다.
   
   
   - 혹시 로사처럼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을 알기라도 하는지. “아는 사람은 없지만 어릴 때 이탈리아에서의 삶은 수용소 삶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전쟁으로 인해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매일 밤 폭격에 시달리느라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외출은 물론이요 학교에도 갈 수 없는 끔찍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마치 요즘과도 비슷하다고 하겠다.”
   
   - 팔에 잉크로 숫자를 새긴 유대인 역을 한 느낌이 어떤가. “어릴 때 전쟁통이었던 나폴리에서 살던 경험을 생각나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역은 내게 매우 가깝게 생각됐다. 한 소녀가 겪은 그 힘든 삶이 역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 아들과 함께 영화를 만든 소감은. “아들과 나는 한마음이다. 가끔 힘들 때도 있었지만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이 쓴 영화의 각본은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기대가 컸는데 이제 완성됐으니 행복할 뿐이다.”
   
   - 당신은 훌륭한 지도자의 소질을 갖고 있는가. “지도자라니 절대 아니다. 그저 조용하고 정다우며 잘 살고 싶을 뿐이다. 난 절대로 지도자가 될 수 없다.”
   
   - 모모 역을 한 신인 이브라힘 구에예와 어떻게 지냈는가. “우린 아주 멋있는 사이를 유지하며 함께 일했다. 그 아이는 카메라도 본 적이 없고 세트 경험도 없었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느끼도록 가까이서 돌보아주었는데 똑똑한 아이여서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서로 친근감을 갖도록 이브라힘과 그의 아버지를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촬영과 연기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었더니 열심히 경청했다. 처음 영화에 나오기 때문에 이 영화는 그 아이의 눈을 열어주는 새 세상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이브라힘은 다시 세상으로 돌아가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난 그가 아직도 배우로서 ‘내가 내일 할 일은 무엇이지’라고 염려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오래간만에 이탈리아에서 영화를 찍은 느낌은 어땠나. “처음에 이탈리아에서 비토리오 데 시카를 비롯해 여러 이탈리아 감독의 영화에 나오다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따라서 이탈리아에서 일한다는 것은 언제나 멋있는 경험이다. 이탈리아 영화인의 영화에 나오고 싶으면 아들 에도아르도가 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그가 내 아들이어서 난 그의 언어를 비롯해 모든 것을 잘 이해한다. 이탈리아에서 일한다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다.”
   
   - 제네바에 살면서 이탈리아가 그립지 않은가. “내가 태어난 아름다운 이탈리아를 늘 그리워한다. 그런데 내 자매가 이탈리아에 살고 있어서 자주 고국에 간다. 특히 내가 태어난 나폴리를 자주 찾는데 나폴리는 언제나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다.”
   
   - 영화에서 로사는 생계를 위해 자기가 귀중히 여기는 물건을 장에다 파는데 당신도 그런 가난을 겪어 봤는가. “폭격이 끊이지 않는 전쟁통에서 자란 여덟 살 난 소녀여서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할머니가 아마도 집안의 귀중한 물건들을 내다팔았을지도 모르겠다. 배가 고프면 할 수 없지 않은가. 건물은 무너지고 밤낮없이 폭격에 시달리는 중에 배가 고픈 가족들을 위해 할머니가 물건들을 팔아 먹을 것을 마련했던 것으로 안다.”
   
▲ 영화 ‘더 라이프 어헤드’의 한 장면.

   - 지금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있는데 어떻게 아들과 그렇게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 “그것은 비밀이다. 우리 안에 있는 그 무엇이 그렇게 만든다. 가슴이 하는 일이다. 난 에도아르도뿐 아니라 내 다른 아들이자 에도아르도의 형인 카를로도 사랑한다는 것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카를로 역시 지금 집에서 내가 자기 손을 잡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늘 함께 있는 행복한 가족이다. 두 아들의 손을 잡아주느라 두 손이 있다.”
   
   - 프랑스의 명여배우 시몬 시뇨레는 과거 이탈리아 배우인 당신이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것에 대해 경탄한 바 있는데 시뇨레를 잘 알았는가.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파리에 갔을 때 만나면 ‘헬로, 안녕하세요, 네 잘 지내요, 고맙습니다’라고 인사 정도나 하는 사이였다. 그러나 난 이브 몽탕의 부인이었던 시뇨레가 훌륭한 배우라는 것을 안다. 그는 연기자의 궁극적 목표와도 같은 사람이었다. 난 결코 시뇨레와 같은 훌륭한 연기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 이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개봉돼 전 세계 사람들이 안방극장에서 보게 되는데 당신은 어디서 TV를 보는가. 당신 방은 어떤 모양인지. “크고 안락한 소파에 앉아 본다. 방에는 커다란 의자들과 그랜드 피아노와 TV가 있는데 아들이 피아노를 잘 친다. 그리고 창밖으로는 아름다운 정원이 보인다. TV로는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위해 뉴스를 주로 보는데 요즘에는 뉴스 보기가 겁난다.”
   
   - 연기란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연기란 결코 농담이 아니다. 우선 자기 내면에 있는 감정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연기란 이 감정을 밖으로 끌어내는 일이다. 이 같은 작업은 리허설과 대화와 기술 같은 도구에 의해 완성될 수 있다. 그런데 내면에 감정이 결여돼 있으면 결코 연기를 할 수 없다.”
   
   - 당신은 종교를 믿는가. “어릴 때 배운 모든 기도를 지금도 매일 밤 되풀이한다. 난 기도 없인 살지 못하며 기도가 없었더라면 이렇게 살아남지도 못했을 것이다.”
   
   - 감독이 당신 아들이어서 이래라저래라 했을 것 같은데 어떤가. “아들이라고 해서 결코 편리를 봐달라고 한 적이 없다. 난 철저히 직업적인 배우여서 아들과 내가 완전히 만족할 때까지 영화의 완성을 위해 물고 늘어지는 편이다. 나는 얘기와 연기에 대해 지칠 줄 모르는 정열을 갖고 있다. 이 모두는 타고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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