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이한솔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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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박태준 학술기념도서관’은 포항공대를 가로지르는 큰 길 지곡로 변에 서 있다. 포항공대에 갈 때마다 산업화 시기의 위대한 기업인 이름이 들어가 있는 도서관을 보면, 한 시기의 거인을 적절히 기억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근유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를 취재하러 지난 3월 30일에 경북 포항을 찾았다. 생명과학과 교수들의 연구실은 박태준 학술기념도서관 바로 옆의 새 건물에 있다.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4층 연구실로 찾아갔으나, 신 교수가 보이지 않았다. 연구실 주변을 맴돌고 있을 때 신 교수의 학생 한 명이 나타났다. 신 교수가 사정이 있어 지금 연구실에 없다면서 신 교수와의 전화통화를 권한다. 아뿔싸, 신 교수는 “아픈 가족이 있어 병원 응급실에 있다”고 한다. 서울에서 포항까지 갔는데, 낭패다. 취재를 못 하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신 교수는 “조금 기다려 주면 가겠다. 그간 학생과 얘기하고 있으면 어떻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래서 김은지 석·박사 통합과정 4년 차 학생을 따라 신 교수 실험실로 갔다.

네이처에 ‘미니 인공장기’ 논문 발표

신근유 교수는 지난해 12월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네이처는 당대 최고의 과학학술지다. 논문 이름은 ‘조직 재생과 암을 모사하는 방광 어셈블로이드(미니 인공장기) 개발’이다. 알고 보니 이 연구를 한 사람, 즉 논문의 제1저자가 김은지씨다. 연구를 지도한 신 교수는 논문의 교신저자다. 김은지 학생으로부터 논문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신근유 교수 그룹 연구의 가장 큰 토픽은 ‘미니 인공장기’를 만들고 그걸 이용해서 암과 뇌질환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신 교수는 오가노이드(organoid)라는 미니 인공장기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어셈블로이드’라고 명명한 신개념의 인공장기를 내놓았고, 그 연구로 주목받았다. 김은지 학생은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니고, 질병 치료나 신약 개발을 위해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질병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질병의 기작(mechanism)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인체를 대상으로 암을 연구하면 좋지만, 그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으므로 인체와 유사한 모델이 필요하다. 현재 많이 쓰이는 인간 질병 모델링은 배양접시에서 키우는 세포주(cell line)나 쥐다. 하지만 이들은 인간의 실제 조직이나 장기를 정확히 모델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10년 전쯤 새로운 연구 모델이 나왔고, 이게 오가노이드다.

김은지 학생에 따르면, 미니 인공장기는 줄기세포로부터 만든다. 3차원으로 만든다. 예컨대 인간의 장에 있는 줄기세포를 배양하면 장 형태로 작게 자라난다. 이게 ‘미니 인공장기’다. 인간을 대상으로 할 수 없는 실험을 ‘미니 인공장기’로 한다. 약효 실험을 위해 약을 처리하기도 하고, 박테리아에 감염을 시켜 보기도 한다. 이런 모델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미니 인공장기에도 한계가 있다. 오가노이드에는 인체와는 달리 다양한 세포가 없다. 가령 뇌를 보자. 뇌에는 세포 종류가 많다. 신경세포, 전구세포(progenitor cell), 별아교세포, 미세아교세포 등등…. 오가노이드는 이런 세포들을 갖고 있지 않다. 뇌를 모사한 오가노이드는 신경세포와 전구세포만 일부 갖고 있다. 그러니 복잡성이 실제 뇌에 비해 떨어진다. 여러 종류의 세포가 없기에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정확히 보기 힘들다. 이 한계를 넘어 인체를 좀 더 실제에 가깝게 모사하려면 많은 종류의 세포를 오가노이드에 넣어줘야 한다. 그런 취지로 만든 게 신근유 교수의 2020년 네이처 논문이다. 다양한 세포들을 재구성해서 새로 만들었고, 여기에 ‘어셈블로이드’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김은지 학생은 “어셈블로이드를 이용해서 암이나 조현병과 같은 복잡한 뇌질환의 기작을 치료하는 쪽으로 연구한다”라고 설명했다.

1시간여 지났을 때 ‘분석 1실’ 방문이 열리더니 신근유 교수가 들어왔다. 신 교수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길 쪽에 연구실이 있어 방이 환했다. 벽면에 큰 글자로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다. 미국에 살면서 디즈니월드에 갔을 때 본 문구인데, 좋아서 당시에 사진을 찍어왔고, 연구실 벽면을 장식하기 위해 프린트해서 붙였다고 했다. 신 교수는 미국에서 16년을 살았다. 그는 고려대 농화학과 91학번. 박사학위를 하기 위해 2001년 미국 미시간대학으로 공부하러 갔고, 2006년 세포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하버드대학과 스탠퍼드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고, 스탠퍼드대학에서 자신의 실험실을 처음 차렸다. 스탠퍼드에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있었다. 그리고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OHSU(오리건건강과학대학)에서 2년간 교수로 일했다. 포항공대에 온 건 2016년이다.

조립형 방광 미니 장기인 ‘어셈블로이드’(흰색 동그란 모양). 2020년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이 나왔다.
조립형 방광 미니 장기인 ‘어셈블로이드’(흰색 동그란 모양). 2020년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이 나왔다.

인공장기로 질병 메커니즘 찾는다

신 교수는 지난해에 ‘조립형 미니 방광’(어셈블로이드)을 만든 연구와 관련 해 “문제가 있는 방광을 인공방광으로 대체하는 재생의학 연구가 아니다. 내 연구는 인체기관을 만들어서 질병을 모델링하고, 질병이 생기는 메커니즘을 찾고, 찾은 메커니즘에 근거해 치료약을 찾게 하는 게 큰 그림”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두 가지 모델이 많이 사용됐다. 첫 번째는 2D(차원) 배양 모델이다. 인체에서 암세포를 뜯어내 접시에서 배양한다. 거기에 약을 쳐 본다. 인체에서 뜯어낸 암세포와 실제 암세포는 다르다. 암세포를 인체에서 꺼내 체외에서 배양하면 암세포가 변한다. 또 배양접시에서 키우는 세포는 사람 몸속의 기관이 아니라 세포여서 인체를 모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신 교수는 “신약 개발이 실패하는 건 모델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세포에서는 약이 들었는데, 조직에 가면 듣지 않는다. 그건 세포의 다양성이 조직 구성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을 위해 두 번째로 많이 쓰는 모델은 쥐다. 쥐는 인간과 같은 포유류이고, 유전자 조작도 가능하다. 그래서 실험 모델 동물로 지난 30년 이상 풍미했다. 가령 포항공대에도 쥐를 키우는 시설이 있다. 신 교수 연구실이 있는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옆의 생명공학연구소 건물에는 국내 최고의 실험 쥐 사육 시설이 있다. 쥐 실험을 통해 암세포를 죽이는 물질이 발견되면 제약회사는 이걸 갖고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다. 그러나 임상시험은 90% 가까이 실패한다. 신약 개발에 제약회사가 10년 이상을 투자했는데 그렇다.

신 교수는 “쥐는 사람과 다르다. 쥐와 인간의 뇌 구조나 기능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러니 쥐를 대상으로 한 뇌질환 치료 연구가 성공했다고 해도, 사람에 적용해 보면 약효가 없는 경우가 많다. 암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쥐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 쥐 모델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 게 10년도 더 됐다. 그래서 나온 새로운 모델 중 하나가 오가노이드이고, 나는 기존 오가노이드의 한계를 넘어선 ‘조립형 미니 장기’를 2020년에 만드는 데 성공했다”라고 말했다.

쥐로 임상시험하면 90% 실패

신 교수 실험실 이름은 ‘줄기세포-암 생물학 실험실’이다. 줄기세포는 우리가 많이 들어서 알고 있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할 때부터 줄기세포에 관심을 가져왔고, 스탠퍼드대학으로 옮겼을 때 본격적으로 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줄기세포 연구는 재생의학이다. 세포나 조직은 보통 죽으면 다시 생기지 않는다. 인체에서 재생능력이 있는 곳은 피부와 작은창자 정도다. 이들은 외부에 노출되는 곳이다. 이런 곳을 제외하고는 손상되면 다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가령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만드는 중뇌의 세포가 없어지면 발병한다. 1형 당뇨는 인슐린을 만들는 베타세포(β-cell)가 없어진 게 원인이다. 1형 당뇨 환자는 인슐린을 계속 맞아야 한다. 1형 당뇨의 궁극적 치료는 없어진 베타세포를 재생하는 거다. 재생 능력이 있는 세포가 줄기세포다.

하지만 신 교수에 따르면 이건 개념상으로만 그렇다. 현실적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 치료는 매우 어렵다. 신 교수는 “많은 경우 줄기세포를 인체에 넣었으나 잘 자라지 않는다. 또 생각만큼 기능을 잘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본 교토대학에 야마나카 신야 교수라고, 2012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연구자가 있다. 일본의 19번째 노벨상 수상자다. 신 교수에 따르면 야마나카 교수가 노벨상을 받은 후에 몰입하고 있는 연구가 역분화줄기세포로 망막세포 배양하기다. 망막이 퇴화하면 실명한다. 인공망막 연구도 있으나 줄기세포 연구자는 얇은 막의 망막세포를 키워 눈에 이식하는 걸 목표로 한다. 야마나카 교수는 이 연구를 어마어마한 규모로 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연구비를 쏟아붓고, 논문도 많이 나왔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확실한 치료제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만큼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치료 연구가 어렵다.

시중에는 줄기세포 치료제라는 게 많이 나와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라는 것들은 무엇인가? 신 교수는 “말하기 조심스럽다. 과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치료제도 있다라고만 말하겠다”라고 했다.

무지개쥐(rainbow mouse) 방광의 줄기세포를 보여주는 이미지. 녹색이 줄기세포다. 신 교수는 방광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고, 2011년 그걸로 ‘미니 방광’을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논문은 네이처에 나왔다. ⓒphoto 신근유
무지개쥐(rainbow mouse) 방광의 줄기세포를 보여주는 이미지. 녹색이 줄기세포다. 신 교수는 방광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고, 2011년 그걸로 ‘미니 방광’을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논문은 네이처에 나왔다. ⓒphoto 신근유

줄기세포 찾는 연구서 출발한 오가노이드

줄기세포에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가 있다. 특히 배아줄기세포는 사람 몸에 있는 200~300종에 이르는 세포들을 다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만능줄기세포라고 불린다. 배아줄기세포는 임신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형성되는 배아에서 얻는다. 배아를 죽여야 배아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 그렇기에 윤리적 문제가 제기된다. 배아를 생명으로 보는 그룹이 ‘생명 살상’이라며 연구에 반대한다. 성체줄기세포는 특정 조직이나 기관만을 만들어낸다. 성체줄기세포는 우리 몸 안의 조직에 다 있다.

그는 2011년 ‘미니 방광’을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했다. 이게 스탠퍼드대학에서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시작하며 내놓은 좋은 성과였다. 신 교수는 “2009년부터 10년간 미니 장기를 만드는 게 붐이었다. 미니 장기를 만들 수 있느냐가 목표가 아니라, 줄기세포를 찾는 연구였다”라고 말했다. 특정 조직이나 장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줄기세포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이걸 찾아내야 하는데, 연구자가 찾은 게 과연 그 줄기세포인가를 확인하려면 그걸 갖고 장기를 만들어봐야 한다. 줄기세포를 갖고 3차원으로 배양해 조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보인 건 2009년 한스 클레버스 교수(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다. 그는 줄기세포를 갖고 작은창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신 교수는 그보다 2년 후에 미니 방광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다시 말해 방광의 줄기세포를 찾는 일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해낸 것이다.

신 교수는 “줄기세포를 찾은 다음에는 만든 오가노이드를 어떻게 이용해 볼까 하는 것이 되었다. 생체조직과 오가노이드가 갈수록 비슷해지고 있었다. 그러니 오가노이드를 갖고 질병 연구를 위한 모델로 사용할 수 있겠다 하는 쪽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체외에서 장기를 배양해 보자는 것이다. 이게 10년도 안 된 얘기다. 6~7년 됐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 분야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줄기세포 기반 오가노이드 혹은 그냥 오가노이드 연구라고 한다. 요즘 오가노이드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면 매우 핫하다”라고 했다.

일반인은 오가노이드라고 하면 대체 장기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텐데, 그건 현재로서는 회의적이다. 하지만 앞에서 얘기한 대로 질병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한 모델로, 그리고 신약 개발을 위한 플랫폼으로는 획기적이다. 약 후보 물질을 미니 장기, 즉 3차원 장기 유사체에 써 본다. 그렇다면 쥐를 대상으로 했을 때보다 훨씬 믿음직한 시스템이 된다. 현재는 신약 개발을 할 때 384개의 구멍(well)이 있는 플레이트에 화학물질을 넣고, 실험실에서 배양한 2차원 인간 세포를 넣어 약효가 있는지를 실험한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대로 배양접시에서 키운 인간 세포는 체내에 있는 세포와 여러 가지가 달라, 정확한 약효 판단을 할 수 없다. 신 교수는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았다고 하자. 그러면 오가노이드를 더 키우고 성숙화시킨 걸로 또 테스트를 할 수 있다. 그러면 끝이다. 동물 모델 실험은 필요 없고, 심지어는 사람을 상대로 한 임상시험도 불필요하다. 미니 인공장기를 쓰면 신약 개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거다”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어셈블로이드, 즉 ‘조합 미니 인공장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신 교수는 이와 관련 ‘어셈블로이드’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여러 개의 오가노이드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오가노이드다. 두 번째는 여러 종의 세포를 조립해 하나의 인체 기관을 ‘재구성’하는 개념이다. 신 교수의 연구는 ‘재구성’에 속한다. 그는 “그렇게 만든 어셈블로이드를 여러 개 연결한 것도 어셈블로이드다. 궁극적인 어셈블로이드는 ‘연결’도 되고 ‘재구성’도 된 오가노이드”라고 말했다.

가령 오가노이드를 갖고 암세포 치료물질을 찾으면서 독성 실험을 하는 시스템을 생각할 수 있다. 암 오가노이드와 간 오가노이드를 연결시켜 키우면 된다. 그러면 항암제를 뿌려 약효실험을 하는 한편, 독성 실험도 동시에 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로 뇌와 대장의 연관성 연구

그렇다면 실제 이런 단계에까지 줄기세포 연구자들의 연구가 나아간 것일까? 신 교수는 “이런 시도를 지금 많이들 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장내 미생물이 치매와도 관련 있다고 확인되는 등 현재 장내 미생물 연구가 활발하다. 둘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뇌와 대장을 연결하는 어셈블로이드를 만든다. 그리고 대장 오가노이드에는 장내 미생물을 집어넣는다. 그러면 이에 뇌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볼 수 있다.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장기 만들기가 현재 이론으로는 가능하다. 10~20년 지나면 신약 개발을 하는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신 교수 개인적으로는 뇌와 척추, 방광을 연결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체외에서 뇌를 자극했을 때 방광이 수축하는지를 보려고 한다. 요실금 등 관련 질환을 연구할 수 있는 기작을 찾으면 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신근유 교수는 ‘오가노이드’를 갖고 암과 퇴행성 신경질환 발생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걸 바탕으로 한 약 개발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조립 미니 장기’를 만들었을 때도, 이걸로 방광암 연구를 했다. 네이처 논문에서 그는 방광암이 매우 유동적인 존재이고, 암 발생이 단순 유전자 레벨의 돌연변이보다는, 매우 복잡한 후성유전학적인 요인과 세포 간 상호작용의 문제라는 걸 밝혔다. 그리고 그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기보다는, 암세포를 보다 다루기 쉬운 암세포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였다.

신 교수의 열정적인 설명을 잘 들었다. 시간이 꽤 지났고, 집안일로 정신이 없는 그를 이제는 놓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행운을 빌며, 해가 길어져 아직은 환한 포항공대 캠퍼스를 빠져나왔다.

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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