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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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조카 타지 잭슨(42)을 영상 인터뷰했다. 타지는 마이클 잭슨을 포함한 잭슨 형제들로 구성된 보컬그룹 ‘잭슨 5’ 멤버 중의 한 사람인 마이클의 형 티토 잭슨의 아들이다. 타지 역시 12세 때 자신의 두 형제와 함께 보컬그룹 ‘3T’를 구성한 음악인이다. 첫 앨범 ‘브라더후드’는 전 세계적으로 300만장 이상 팔리는 인기를 모았다.

음악과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현재 삼촌 마이클에 관한 7부작 기록물 시리즈를 찍고 있다. 마이클 잭슨을 의미하는 M과 J가 박힌 모자를 쓰고 LA의 자택에서 인터뷰에 응한 타지는 미소를 지어가며 매우 진지하게 질문에 대답했다. 특히 그는 생전 그리고 사후까지 ‘어린아이들을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비난을 받은 삼촌의 순수함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2009년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
2009년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

- 마이클 잭슨은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었는가. “갓난아기 때부터 나를 안아준 그는 언제나 곁에 있어준 특별한 사람이었다. 마치 큰형과 같았는데 음악의 스승일 뿐 아니라 선(善)을 행하라고 가르쳐준 사람이었다. 음악을 통해 선을 실천하라고 말했다. ‘3T’의 첫 곡이 영국에서 톱히트하여 영국을 방문했을 때 마이클이 전화를 걸어왔다. 당연히 축하전화인 줄 알았는데 아동병원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질책하는 내용이었다.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네 의무’라고 타일렀는데 나는 마이클이 자기 말대로 평생 선을 행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런데 이미 사망해 자기를 변호할 수도 없는 그를 둘러싸고 온갖 악소문과 거짓말이 나도는 것이야말로 참기 힘든 고통이다. 미디어들은 스캔들만 좋아해 우리 가족과 마이클 친구들이 삼촌의 순수함을 강조하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쓰지 않는다. 그러니 대중이 진실을 알 길이 없는 것이다. 그는 늘 자선을 행했고 자신의 재능을 사용해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려고 애쓴 사람이다.”

- 마이클 잭슨의 죽음은 자연사가 아니라 살인이라는 말이 있는데. “삼촌이 살해됐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나 그의 죽음에 대해서 더 깊이 알아보려고 한다. 삼촌은 평생 자신의 음반 출반 목록을 차지하기 위해 누군가가 자기를 죽일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 두려움에 병적으로 시달렸다. 삼촌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많아 그 원인을 더 자세히 파고들 필요가 있다.”

- 마이클은 당신에게 어떤 삼촌이었는가. “아까도 말했지만 큰형과도 같았다. 어린 나와 함께 놀면서 아이 같은 장난을 즐기곤 했다. ‘다 큰 아이’와 같은 사람이었다고 하겠다. 그런 삼촌을 보고 자라면서 나도 그와 같은 사람이 되기를 희망했다. ‘왜 어른이 될 필요가 있나’ 하고 생각했다. ‘왜 우리는 순수를 지키지 못하며 아이들처럼 작은 일에도 흥분하는 동심을 간직하지 못하는 것일까’ 궁금해하기도 했다. 이제 나 역시 아버지가 되어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아직도 삼촌처럼 어린아이가 되려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 그는 에너지가 넘치는 재미 만점의 사람이었다.”

- 마이클은 6월 25일에 사망했는데 매년 그날이 오면 가족들이 어떻게 추모하는가. “매년 다르다. 삼촌이 죽은 후 몇 년간은 온 가족이 모여 그를 추모했다. 그러나 그 후 어떤 친척들은 추모한다는 것이 고통스러워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나는 그날 삼촌의 죽음을 추모하기보다 오히려 그의 삶을 축하하려고 한다. 지금도 삼촌이 한없이 그립다. 매년 삼촌 기일이 다가오면 어서 그날이 지나가고 다음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삼촌의 생일과 죽은 날은 내게 있어 아주 견디기 힘든 날이다.”

- 마이클 잭슨의 노래 중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삼촌의 노래가 너무 많아 하나만 고르기는 힘들지만 그중에서 하나를 고르자면 ‘맨 인 더 미러’다.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좋다. 그 노래는 삼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이 노래는 내가 좋아하는 삼촌의 수천 개의 노래 중 하나일 뿐이다.”

- 잭슨이라는 성을 갖고 사는 것이 힘든가. “그것은 양날의 칼과도 같다. 어렸을 때 삼촌의 순회공연을 따라다니며 8만여명의 팬들이 함성을 지르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때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로도 나는 스캔들이고 뭐고 간에 내가 행운아이고 특혜를 받은 사람이라고 느끼며 살아왔다. 그런데 우리의 보컬그룹 이름을 ‘잭슨3’라고 명명하지 않고 ‘3T’라고 한 것은 사람들이 우리가 잭슨 가족인 것을 알기 전에 우리들의 노래를 듣고 좋아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잭슨’이라는 이름 때문에 우리들에게 여러 기회가 주어지긴 했지만 반면 좋지 않은 일도 없지 않았다. 라디오 방송국들은 우리들의 노래를 틀기도 전에 우리가 그 노래에 대한 마이클의 평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조롱하는가 하면, 우리들의 노래를 틀어줄 테니 대신 마이클이 아이들을 위해 지은 유원지 네버랜드를 구경시켜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음반은 잘 팔렸다. 잭슨이라는 성을 안 가졌더라면 미국에서 우리의 인기는 훨씬 더 높았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팬들의 절반 정도는 마이클의 팬이었다. 이렇게 잭슨이라는 성을 가진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그것을 세상에 그 무엇과도 바꿀 생각은 없다.”

(오른쪽부터) 마이클 잭슨의 형제들인 티토 잭슨, 재키 잭슨, 말론 잭슨과 티토 잭슨의 아들인 타지 잭슨. ⓒphoto 뉴시스
(오른쪽부터) 마이클 잭슨의 형제들인 티토 잭슨, 재키 잭슨, 말론 잭슨과 티토 잭슨의 아들인 타지 잭슨. ⓒphoto 뉴시스

- 마이클의 자녀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는가. “그들은 아직도 삼촌의 죽음에 적응하려고 애쓰고 있다.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으니 적응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녀들은 마이클의 자선 정신을 물려받았다. 아들 프린스는 LA의 노숙자들을 위해 식사를 제공하고, 딸 파리스는 환경보호에 진력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자랑스럽다.”

- 마이클은 조용하고 침착한 사람으로 알려졌는데 가족과 함께 있을 때도 그랬는가. “삼촌은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크게 떠들고 재미있었다. 그의 웃음소리가 너무 커 먼 곳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그는 언제나 사람들을 웃기곤 했다. 나는 지금도 그의 웃음소리가 몹시 그립다. 삼촌은 참으로 즐겁고 재미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 나는 그가 얼마나 훌륭하고 마법적인 사람이었으며,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도와주었고 그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었는가 하는 사실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

- 삼촌을 위한 진실 알리기를 어떻게 실행하려는가. “삼촌에 대해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그가 더욱 순수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바는 싸구려 타블로이드 신문에 쓴 낭설을 믿지 말고 스스로 삼촌에 대해 공부해달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시간은 우리 편인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내게 찾아와 자기들이 삼촌에 대해 연구해보니 그동안 믿었던 낭설과 다른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사과를 해왔다. 내가 삼촌을 공적으로 변호하기로 작정한 까닭은 얼마 전 딸을 낳고서였다. 내 딸이 삼촌을 괴물로 여기는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마이클을 30년간 알고 지내온 사람이다. 따라서 그에 대한 왜곡된 말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은 마이클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있다.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기록물 시리즈에서 진정한 마이클 잭슨이 누구였는지 밝힐 예정이다. 그래서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려고 한다.”

- 마이클이 자기 노래 중 가장 좋아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그의 순회공연을 따라다닐 때 그가 늘 ‘윌 유 비 데어’를 부르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언제나 자기의 진정한 친구가 누구이며 또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 노래는 우리가 깊은 곤경에 처했을 때 당신은 날 위해 거기에 있어줄 것인지를 묻는 말이다. 나는 삼촌이 재판을 받을 때 내내 그의 곁에 있었는데, 그것이 삼촌을 돕고 그가 처한 역경에서 벗어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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