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페 맘스홀릭베이비 대문. photo 사이트 캡처
네이버카페 맘스홀릭베이비 대문. photo 사이트 캡처

맘스홀릭베이비  정치는 NO! 육아의 모든 것

‘맘스홀릭베이비’는 여성만 가입할 수 있는 ‘맘카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임신이나 출산준비, 육아 관련 정보가 공유되고 이용자들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다. 많은 맘카페가 그렇듯이 정치 이슈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암묵적으로 금지돼 있다. 간단하게 의견을 표출하는 것 정도는 괜찮지만 본격적으로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잘 없다. 대신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풍부하게 펼쳐지고,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운영자가 주간조선에 직접 밝힌 통계에 따르면, 운영자 중 76.5%가 30대다. 40~44세가 11%, 25~29세는 7.5%인 것에 비해 30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자유수다방을 제외하고 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게시판은 신생아 돌보기, 육아, 이유식 등 ‘질문방’이다. 아이 용품 중고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인스티즈 주요 게시판. photo 사이트 캡처
인스티즈 주요 게시판. photo 사이트 캡처

인스티즈  ‘악플 제로’ 표방하는 연예 커뮤니티

인스티즈의 개설 계기를 찾자면 한국 연예 커뮤니티의 역사를 되짚어 보게 된다. 2019년 폐쇄된 ‘베스티즈’는 2010년 전후 시기에 대표적인 연예·오락 커뮤니티였다. 인스티즈는 베스티즈에서 파생된 커뮤니티로 베스티즈보다 더 규모를 키운 경우다. 인스티즈가 다른 커뮤니티와 차이가 나는 점은 주 이용자 층이 10~20대로 연령대가 낮고 여성 이용자가 비교적 많다는 점이다. 유료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것도 대개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일반적인 커뮤니티와 다른 점이다. 돈을 내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지만 매우 드물게 비정기적으로 짧게 가입을 받는 터라 많은 회원들은 돈을 내고 회원가입을 한다. 유료로 회원을 모집하다 보니 인스티즈는 커뮤니티 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편이다. 악성댓글이나 욕설에는 곧바로 운영자가 개입하기 때문에 인스티즈에서는 공격적인 글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이용자들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는데,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잘 주목받지 못하는 웹툰, 웹소설 같은 하위문화 장르 게시판에도 이용자가 몰린다. 1020 여성이 주 이용자인 만큼 인스티즈 내 페미니즘 성향도 강한 편이다. 주요 게시판인 ‘인티포털’에는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실태와 함께 해결책을 촉구하는 글이나 성차별 부조리에 대한 불만 글이 주로 올라온다. 정치적으로는 다소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다. 최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글에는 대부분 비판적인 댓글이 달린다.

 

뽐뿌 메인화면. 쇼핑몰 특가모음 등이 화면 상단에 위치해있다. photo 사이트 캡처
뽐뿌 메인화면. 쇼핑몰 특가모음 등이 화면 상단에 위치해있다. photo 사이트 캡처

뽐뿌  절약 장인들의 ‘짠테크’ 노하우 공개

‘뽐뿌’의 어원은 펌프(pump)다. 심장이 펌프질을 하는 것처럼 물건을 사고 싶을 때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의미에서 ‘소비를 부추긴다’는 뜻이 생겼다. 커뮤니티 ‘뽐뿌’는 이 신조어에서 착안해, ‘뽐뿌가 될 만한 물건을 소개한다’는 목적으로 개설됐다. ‘가성비’가 좋은 상품이나 특가정보를 공유하는 게시글이 빈번하게 올라오면서 쇼핑족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커뮤니티다.

뽐뿌가 대형 커뮤니티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 가격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부터다. 2014년에 출시됐던 아이폰6에 판매사들이 불법 보조금을 지원하며 불거졌던 ‘아이폰6 대란’의 진원지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뽐뿌의 역할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일명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상당히 줄어들었다. 대신 그 이후로는 특가로 판매되는 상품을 공유하거나 가성비 좋은 상품을 알려주고 의료비나 보험료 같은 생활비를 줄이는 방법 등이 주로 게시됐다. 생활 다방면에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팁’이 올라오는 곳이 된 것이다. 특히 고물가 시대에 ‘짠테크’를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커뮤니티인 셈이다. 쇼핑 정보 공유 기능이 작아진 반면, 정치 토론의 영역은 커졌다. 뽐뿌는 친민주당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지난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재명 후보가 직접 글을 올려 지지를 호소했던 커뮤니티 중 하나다. 지난 1월 작성된 해당 글에는 ‘이재명 대통령 가즈아’ ‘나를 위해 이재명’ 등의 댓글이 달리고 많은 공감을 받았다.

 

디시에 생성된 갤러리(게시판) 목록. photo 사이트 캡처
디시에 생성된 갤러리(게시판) 목록. photo 사이트 캡처

디시인사이드  모든 인터넷 문화는 여기서 시작된다

시작은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 웹사이트였다. 1999년 시작한 디시인사이드(디시)는 2000년대 닷컴 열풍을 타고 급속도로 성장해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인터넷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디시에는 게시판 대신 ‘갤러리’라는 말이 쓰인다. 게임·연예·방송·쇼핑·정치·교육·지역 등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가 총망라돼 있다. 원래 갤러리 수는 2만~3만개 정도로 집계되었지만, 이용자가 갤러리를 직접 개설할 수 있는 ‘마이너 갤러리’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로는 셀 수 없이 늘어났다. 어떤 관심사든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시는 ‘덕후’의 총집결지 같은 역할을 한다. 여기에 블로그 서비스나 디시뉴스 등이 함께 운영되기 때문에 요즘은 대형 포털사이트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디시 운영진이 주간조선에 밝힌 바로는 지난 7월 디시에 올라온 글 수만 2700만개, 댓글 수는 7300만개를 훌쩍 넘었다. 이들 글과 댓글에 대한 조회 수만 28억회에 달했다. 명실상부 인터넷 문화의 중심지인 디시는 거의 모든 밈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흐르는 것을 일컫는 ‘국뽕’이라는 말이 시작된 것도 디시다. 국뽕이라는 단어는 역시 디시에서 시작된 ‘헬조선’ 담론을 뒤엎는 것이었다. 청년층의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도 디시에 모여 ‘가즈아’라는 말을 만들어냈고 ‘노잼’ ‘드립’ ‘신박하다’ 같은 신조어들이 디시에서 시작됐다. 갤러리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이용자의 스펙트럼도 넓은 편이라, 디시의 성향은 하나로 정리하기 힘들다. 다만 청년층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반중 정서와 공정성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은 디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페미니즘에 부정적이고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모습을 보인다. 주된 성향과 크게 차이가 나는 이용자들, 그러니까 페미니즘에 친화적이거나 여성 이용자가 중심이 되는 갤러리는 디시를 떠나 새로운 커뮤니티를 개설하기도 한다. 최근에 ‘해연갤’이 그랬고, 2015년에는 ‘메르스 갤러리’에서 분화된 ‘메갈리아’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김효정 기자 soboru@chosun.com, 조윤정 기자 wastrada0721@chosun.com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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