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제이에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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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궁금하게 하는 젊은 친구

지드래곤은 이 시대의 유행을 이끌고 있다. 그는 랩을 탁월하게 구사한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되어서 아주 멋있게 사는 젊은 친구다. 지드래곤에게서는 리더의 냄새가 난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만나보고 싶다. 오다가다 지나치며 마주친 적은 있지만 같이 밥 먹고 대화를 나눈 적은 아직 없다. 지드래곤은 나를 궁금하게 하는 친구다. 특히 지드래곤이 미술을 한다는 게 내가 더 좋아하게 되는 이유다. 젊은 친구들에게는 그런 게 있어야 한다. 본업 외에 뭔가 미치는 분야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게 있어야 이 세계에서 견딜 수 있다. 이런 게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큰돈이 생기면 어쩔 줄 몰라하다가 마약이나 도박에 빠지기 쉽다. 그림 그리고 영화 보고 책 읽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조영남(가수·화가·방송인,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 진행자)

젊은세대와 기성세대를 가르는 기준

아이돌의 아이콘이다.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는 아마 본인도 모를 것이다. 한류를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일뿐 아니라 국제 시장에서 상품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연예인이다. 지금 당장 미국 시장에 갖다 놓아도 살 수 있는 친구다. 정말 대단한 친구다. 1990년대 중반 서태지가 등장하면서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지형을 바꿔놓았는데, 지드래곤은 서태지를 잇는 대중문화 아이콘이다. 나는 최근 2~3년 사이에 그를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 그가 만든 노래들은 세계 젊은이들이 연대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또한 패션 감각은 세계적이다. 지금 젊은 세대는 지드래곤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기성세대에서는 안타깝게도 지드래곤을 기계체조 같은 춤을 추는 아이돌그룹의 하나로만 인식하고 있다.

임백천(방송인, ‘라디오7080’ 진행자)

미국에 마이클 잭슨이 있다면 대한민국엔 지드래곤

대중문화산업 종사자로서 우리나라에 지드래곤 같은 아티스트가 있어서 감사하다. 화산같이 폭발하면서도 사춘기 소년 같은 서정적 선율에 언제나 위로와 감동을 받는다. 까놓고 솔직하지만 B급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A급이라서 더 좋다. 노력하기보다는 타고난 것 같은 그의 끼에 기가 팍 죽는다. 영국에 비틀스가 있고 미국에 마이클 잭슨이 있다면 대한민국엔 지드래곤이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권석(MBC PD)

음악이든 패션이든 독창성은 통한다

워너비(wannabe)라는 말보다 아티스트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인물이다. 스타일리스트인 나도 패션 스타일에 대해 감히 거론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스타일링의 탁월함을 떠나 현재 패셔니스타라 불릴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아닐까? 새로운 음악을 크리에이티브하는 아트쟁이는 스타일 면에서도 마찬가지인 듯.

한혜연(스타일리스트, 이효리·비·김태희 스타일링 담당)

표절 시비조차 그의 음악성에 대한 관심

지드래곤이 한국 대중음악계의 피라미드에서 최상층에 있다는 점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다만 그의 패션이나 인기를 제외한 음악적 행보에 대해서는 평가가 이분화돼 있다. 그는 주로 베이스가 가벼운 EDM(일렉트로 댄스뮤직)을 구사하는데 자주 불거지는 멜로디 표절 시비에 있어 “그의 음악은 표절이 맞으며 이를 그의 음악적 역량의 한계”로 보는 쪽과, “그의 음악은 표절이 아니라 단지 장르적 유사성이며 장르를 이끌어가는 트렌드 리더”로 보는 쪽으로 양분돼 있다. 표절이란 법적이든 작가적 견해이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다만 표절의 진위를 차치하고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 자체가 많은 음악인들이 그의 음악에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작품적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조진현(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 국장)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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