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이스타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다. 지난 6월 23일 인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photo 뉴시스
타이이스타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다. 지난 6월 23일 인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photo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씨가 근무한 태국의 저비용항공사 타이이스타가 지난 4년간 총수입은 2200만여원에 불과하면서 판매관리비로 65억여원을 쓴 사실이 확인됐다. 타이이스타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구속 기소)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에서 서씨의 직급은 전무급(Executive Director)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특혜 채용 논란도 일었던 바 있다.(2021년 7월 5일 자 주간조선 ‘[단독] 文 대통령 사위, 타이이스타 임원이었다’ 기사 참조)

주간조선이 확인한 타이이스타의 2021년 손익계산서 등에 따르면, 타이이스타의 총수입은 72만원에 불과했지만 판매관리비(Selling&Admin Expenses·판관비) 명목으로 17억7200만원을 지출했다. 판관비란 영업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말하는데 통상적으로 인건비, 광고비, 복리후생비, 소모품비 등이 속한다. 또 타이이스타는 2021년 비유동부채(Total non-current liabilities)로 15억600만여원이 있다고 신고했다. 비유동부채란 지불기한이 1년 이후인 부채다. 즉 타이이스타가 어딘가로부터 1년 뒤에 갚아도 되는 돈 15억여원을 빌렸다는 의미다.

타이이스타는 2017년 자본금 2억바트(약 71억여원)로 설립된 뒤 사실상 제대로 된 영업활동을 한 적이 없다. 다만 판매관리비로만 수십억원의 돈을 지출했다. 타이이스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수입은 2200만여원인 반면 판관비로만 총 65억여원을 썼다. 2018년 1억9100만여원이던 판관비는 2020년 45억8500만여원으로 늘어났다. 총수입은 2018년 650만여원, 2020년 1550만여원에 불과했다.

타이이스타의 순이익은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해왔다. 2018년에는 마이너스 1억8500만여원, 2020년에는 마이너스 46억4950만여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마이너스 17억5715만원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적자는 타이이스타가 그해에 쓴 판관비 액수와 유사하다. 벌어온 돈은 거의 없는 회사가 판관비로만 수십억원을 써 적자를 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타이이스타의 성격 자체가 ‘비자금 저수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령회사를 만든 뒤 자산을 팔아치워 현금화해 이를 판관비 명목으로 빼내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계사는 “판관비가 정상적으로 집행된 돈이라면 매해 지출 규모가 엇비슷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면서 “2년간 1000만원 남짓 버는 회사가 한 해는 45억원, 그다음 해는 17억원을 판관비로 쓴 건 강한 의구심이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타이이스타는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창업주인 이스타항공의 자회사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이 회사에서 대통령 사위가 임원급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 의원이 그 대가로 현 정권에서 요직을 두루 맡아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 5월 이러한 타이이스타 논란과 관련해 이 의원과 이 의원의 딸,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와 김유상 현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횡령, 외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주지검에 고발했지만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재까지 알려진 바는 없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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