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IPO(기업공개)를 위한 공모주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인 지난 8월 3일,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은 뒤 자리를 뜨고 있다. ⓒphoto 뉴시스
크래프톤 IPO(기업공개)를 위한 공모주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인 지난 8월 3일,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은 뒤 자리를 뜨고 있다. ⓒphoto 뉴시스

국내 게임주 ‘대장’급 덩치를 자랑하는 크래프톤의 상장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크래프톤 주가의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수요예측 결과가 좋지 않았던 데다 게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게임산업 규제가 현실화된 만큼 주가 급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월 10일 유가증권시장(KOSPI)에서 거래를 시작하는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49만 8000원. 이 가격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24조 3512억원으로 국내 게임주 중 가장 크다.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을 끊임없이 따라다닌 것이 ‘고평가 논란’이다. 크래프톤은 50만원에 육박하는 공모가로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았다. 청약 증거금으로 5조 358억원을 모았는데, 이는 중복청약이 가능했음을 감안하면 예상을 훨씬 밑도는 액수라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현재 증권가에서 크래프톤의 대표적 리스크로 지적하는 것은 히트작이 PUBG(배틀그라운드) 하나 뿐이라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지적재산권(IP)이라는 배틀그라운드의 강점을 활용해 세계관을 확장하는 컨텐츠 기업으로 거듭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 같은 시도는 아직까지 대규모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크래프톤이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매출원 다각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투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상장한 게임주 중 가장 주가 흐름이 좋은 회사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9월 상장 당일 ‘따상(상장 당일 시초가 대비 두 배로 공모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히트작 ‘오딘:발할라 라이징’이 구글 플레이마켓,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하루 70억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매출을 뽑아내기도 했다. 주가 역시 이에 힘입어 연초 대비 80% 이상 상승했다. 게임 개발사가 아니라 유통사였던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후 확보한 자금으로 게임 ‘오딘’의 개발사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등 매출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의 비중이 최근 상장한 카카오뱅크, SKIET,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다른 공모주에 비해 상당히 많다. 카카오뱅크는 22.6%, SKIET는 15.04%, SK바이오사이언스는 1.63%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이 많을수록 기관을 비롯한 구 주주들의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따상’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상장 후에도 보유 지분을 일정 기간 가져가는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이 58.59%에 달했었다. 여의도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한 카카오뱅크도 오늘 주가 상승 흐름이 꺾였다”며 “중국이 최근에 자국 내 게임 산업을 규제하기 시작한 만큼 상장 타이밍도 좋지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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