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 본 아파트 단지 모습. ⓒphoto 뉴시스
12월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 본 아파트 단지 모습. ⓒphoto 뉴시스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 폭이 줄어드는 등 이른바 ‘대세 하락’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본격 하락의 시작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잠시 ‘숨 고르기’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상당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초 본격적인 금리인상이 시작될 예정이고, 여야 대선후보 모두 임기내 250만호 공급을 약속하고 있어 전반적인 집값 상승세 조정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다. 축소의 폭도 그동안 0.01~0.02% 포인트 가량 줄었던 것에 비해 0.03%~0.04% 포인트로 크게 늘었다. 지표만으로는 폭등 수준으로 오르던 집값이 이제 서서히 가라앉는 모습이다. 대세 하락기가 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쳐 ‘관망세’도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하락기에 거래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구입을 망설이기 때문이다.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은 “흔히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고 하는데 현재도 어깨는 넘어선 것으로 봐야 한다”며 “7년째 집값이 상승을 한 결과 변곡점이 임박해 있다”고 분석했다. 고 원장은 “터닝포인트가 오고 있다”며 “거품 붕괴 우려도 조금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여전히 공급이 부족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는 신중했다.

고 원장은 강남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소위 ‘강남불패’ 신화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오르막이 가파르면 내리막도 가파르다”며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 상황에서 강남 재건축의 경우 40%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고 했다. “강남이 가장 마지막으로 내리지만 내리막길은 가파르다”는 것이다.

고 원장은 현재의 부동산 가격 조정이 경기 변동이 아니라 비수기의 일시적 현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계절적 요인은 작은 요인에 불과하다”며 “현재 상황은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로 인한 심리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급 중심으로 정책을 선회했고 다음 정부 역시 250만호 공급을 약속하는 등 부동산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 역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빚으로 집을 구입했던 이른바 ‘영끌족’들의 피해 우려와 관련해 고 원장은 “금리가 오르고 집값이 내리면 이중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며 “집값이 내리기 시작하면 물건이 쌓여서 팔려고 해도 팔리지도 않는데, 이럴 경우 하우스푸어가 특히 힘들다”고 했다. 그는 내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을 향해서는 “무주택자의 경우 3~4년 이내에 저점 매수 기회가 온다”며 “새 정부가 공급한다는 250만호 계획을 기다려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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