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 참석한 뒤 입국한 70여 명이 코로나 19에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 CES 참석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을 CES 참가자라 밝힌 한 40대 남성은 “미국에서 출국할 때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했으며, 한국 도착 후에도 임시 격리소에서 PCR 검사를 받은 뒤 음성 판정을 받아 오후에 퇴소했다”고 말했다. CES를 함께 참관했던 주변 사람들 상당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자신은 다행히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사 업무상 CES에 출장차 갔다는 그는 “이번 CES에 한국 기업들이 많이 참가해 부스의 1/4 정도가 모두 한국 기업이었다”며 “관람객들이 한국 부스에 많이 몰려 인구 밀집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CES 전시장 내부에서는 관람객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행사장 밖에서는 마스크를 내리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음식점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럽 국가를 방문했을 때와는 다르게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미국 현지의 생활 속 방역이 이처럼 허술했다는 점을 짚어볼 때 국내 감염자들은 CES 박람회장 밖에서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남성은 자신이 코로나19감염에서 비껴간 이유로 CES 참관 기간 내내 목에 걸고 있던 ‘썬볼트’ 덕분인지 모른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 기기는 플라스마 기체를 발산해 공기 중에 떠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같은 각종 세균을 없애는 제품이다. 국내 플라스마 연구 권위자로 평가받는 조광섭 광운대 교수(전자바이오물리학과)가 개발했다.

조 교수는 과거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19에 ‘플라스마 방역’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썬볼트 역시 플라스마의 원리를 이용해 개발했다. 10원짜리 동전만 한 칩에 전류가 통하면 플라스마와 공기 플라스마의 일종인 오존이 나온다. 발생 오존 농도는 0.01~0.02ppm으로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다. 공기 중 부유하는 바이러스와 균은 액제를 뿌려서는 잡을 수 없지만, 기체 형태의 플라스마는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며 바이러스를 죽이고 실내공기도 정화할 수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이번 CES에 참가한 한 일본 기업도 이와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는 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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