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 photo 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 photo 뉴시스

미국 뉴욕증시가 간밤에 2년3개월만에 최대치로 폭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13일(현지시각) 전장보다 3.94% 떨어졌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4.32% 급락한 3932.69로 장을 마치며 4000선이 붕괴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5.16% 폭락하며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하락폭은 2020년 6월11일 대폭락 이후 2년3개월만에 최대치다. 2020년 6월11일 뉴욕증시는 다우가 6.9%, S&P 500이 5.89%, 나스닥이 5.27% 급락한 바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가 200만명을 돌파했을 때다.  

간밤에 뉴욕증시가 급락한 주요 요인은 13일 미국 노동부가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대비 8.3% 올랐다고 밝히면서다. 지난 6월(9.1%)와 7월(8.5%)에 비해 둔화되기는 했지만,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한번에 0.75%p 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3연속으로 밟을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투자심리를 급랭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오는 20~21일로 예정돼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3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재정당국과 통화당국도 적지않은 부담을 떠앉게 됐다. 만약 미국 연준이 오는 20일경 ‘자이언트스텝’을 3연속으로 단행하면 한미 간 금리역전이 현실화된다. 이미 미국의 기준금리는 2.5%로 한국(2.5%)과 동일한다. 지난 7월 한미 기준금리가 일시 역전되기도 했지만, 한국은행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금리를 0.25%p씩 인상해 한미 간 금리수준을 맞춘 것이 이 정도다. 

한데, 미국 연준이 또다시 0.75%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한은으로서는 한미 간 기준금리를 맞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수 밖에 없다.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달러 등 외화의 급격한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기도 하다. 하지만 이 경우 대출금리 등 가계부채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밖에 없어 정책당국의 고민도 그만큼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보고에서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향후 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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