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photo 연합뉴스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photo 연합뉴스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해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축구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한국이 16강전에서 패배한 뒤 지난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나왔다. 

김 부회장은 "경기 결과가 좋든 나쁘든 재계약은 힘들었을 것"이라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면 연봉(인상)이나 벤투 감독을 원하는 팀들이 많이 나오게 돼 대한민국이 잡기 힘들 것이고, 결과가 안 좋았다면 역대 (사례를) 봤을 때 팬들 여론이 받아들이지 않아 계약이 안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카타르월드컵 동안에는 (과거 모습과) 아주 달랐다. 세계 무대에서 빌드업 축구가 통할지, 이강인 선수가 뛸 수 있을지 등의 우려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월드컵에서 경기력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 "2년 정도 지켜보고 (감독이 잘했을 때) 연속으로 가는 것"이라며 "그 전에는 월드컵 진출을 위해서 좋은 감독을 데려와 4년 계획을 가져갔다면 이제는 2+2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 발언은 벤투 감독의 성과 언급 부분이었다.

김 부회장은 "이강인의 투입부터 정말 놀랐고, 선수 교체 타이밍도 한 번에 3명을 교체하고 전술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빠르고 신속하게 결정했다"며 "4년 전에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안 했다고 보여지는데 이번 월드컵에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그대로 보여줘서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변화됐는지 궁금하다"고 의아해했다.

김 부회장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김 부회장의 유튜브 채널인 '꽁병지tv'를 찾아가 김 부회장을 비판했다. 김 부화장의 발언이 벤투 감독의 업적을 깎아내렸다며 반발한 것이다.

분노한 축구팬들. photo 유튜브 꽁병지tv 캡처
분노한 축구팬들. photo 유튜브 꽁병지tv 캡처

누리꾼들은 "인정할 건 인정하자" "후배들반테 부끄럽지도 않나" "왜 대표팀을 흔들어대죠" "벤투는 좋은 감독이었다" 라는 등의 옹호 댓글을 달며 벤투 감독을 응원하며 김 부회장을 비판했다. 김 부회장을 성토하는 댓글은 8일 오후 4시 기준 2200개가 넘는다.

한편,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 중 최장기인 4년 동안 팀을 이끌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이어 12년 만의 16강 진출 쾌거를 이뤄냈다. 원정 16강 진출은 한국축구 역사상 두 번째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이번 월드컵 여정이 마무리된 후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9월 결정을 내렸다는 벤투 감독은 “사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상당히 있고, 선수들도 항상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결정은 하고자 하는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여러 요소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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