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알스톰사가 제작한 수소열차 '코라디아 아이린트'. 지난 2022년부터 독일에서 세계 최초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photo 알스톰
프랑스 알스톰사가 제작한 수소열차 '코라디아 아이린트'. 지난 2022년부터 독일에서 세계 최초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photo 알스톰

부산시가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따른 접근 교통망 확충을 위해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 사업' 이른바 '부티엑스(BuTX)'를 추진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한데 '부티엑스' 차량으로 친환경 수소열차를 낙점하면서 박형준 부산시장의 '1호 공약'이었던 '어반루프'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반루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가 개발하고 있는 진공 튜브 속을 이동하는 초고속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의 부산형 모델이다. 박형준 시장은 지난 2021년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때 '혁신적 교통수단(어반루프)으로 15분 도시 조성'이란 공약을 내걸고, "가덕신공항과 도심을 연계하는 부산형 스마트 교통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한데, 부산시가 '부티엑스'로 채택하기로 한 수소철도는 수소를 전기로 변환시켜 운행해 오염물질 배출이 없다 뿐이지, 일반 철도 궤도 위를 달리는 전기철도와 큰 차이가 없다. 현재 상업운전 중인 수소열차는 KTX의 원형인 TGV고속열차 제작사인 프랑스 알스톰사가 만든 '코라디아 아이린트(Coradia iLint)'가 유일하다. '코라디아 아이린트'는 지난해부터 독일 니더작센주에서 운영 중인데 일반 철도궤도 위를 달려 최고속도도 140km/h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에서 20여년전인 지난 2002년부터 운영 중인 최고속도 431km/h의 자기부상열차는 물론, '어반루프'의 모델로 최고시속 1200km/h를 목표로 하는 '하이퍼루프'와도 상당한 거리가 있다. 가덕도신공항의 열악한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시는 이른바 '부티엑스'를 오는 2030년 유치를 목표로 하는 '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전까지 놓는다는 구상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명지~하단~북항~센텀~오시리아에 총 6개 정거장이 들어서며 총 연장은 47.9km다. 1일 예상 수송인원은 11만3000명으로, 추정 사업비는 2조5860억원에 달한다. 부산시 도시균형개발과의 한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 사업비와는 별개"라고 했다.

국토부가 추산한 가덕도신공항 사업비가 13조7600억원인 만큼, 부산시가 추진 중인 연결철도 건설(2조5860억원)까지 포함하면 가덕도신공항 사업비는 사실상 1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또 한번의 경제성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티엑스는 부산 도심의 심각한 교통문제 해소는 물론 국제공항으로서 가덕신공항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적 개최를 위한 필수 기반시설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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