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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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동구에 사는 이모 씨(28)는 3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주 2회 오후 1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집 앞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근무가 없는 날과 퇴근 후에는 구인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지원서를 준비하고 면접 질문에 대비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씨는 지난 7월까지 마케팅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했다. 계약 종료를 앞두고 회사 생활을 정리한 그는 “업무 강도와 잦은 연장 근무로 몸이 점점 지치더라”며 “지금은 한 달에 100만 원 남짓 벌지만, 스케쥴 부담이 적은 일을 찾은 덕분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정규직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만약 성사되지 않으면 관련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올해 20대 근로자 10명 중 4명이 전 씨와 같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근로 불안정성보다 유연성이 더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20대 임금근로자 338만9000명 중 비정규직 근로자는 43.1%인 146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가 고용률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8월 20대 고용률은 61.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20대 비정규직 근로자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4년 106만9000명이었던 비정규직 근로자는 2017년 115만7000명, 2020년 128만3000명, 지난해 142만3000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는 2014년 227만5000명에서 2018년 235만3000명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올해는 192만9000명으로 급격히 감소하며 처음으로 2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비정규직 증가의 주된 요인은 '시간제 근로자'의 폭증이 이유다. 8월 기준 20대 시간제 근로자는 81만7000명으로, 이는 2014년 41만6000명에서 약 두 배 증가한 수치다. 20대 임금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2.4%에서 올해 24.1%로 늘어났다. 반면, 한시적 근로자나 비전형 근로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해당 변화는 일자리 질의 저하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제로 많은 젊은이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66.6%가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선택했으며, 그 중 59.9%는 근로 조건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면서 청년들이 경력을 쌓기 위해 비정규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8월 '쉬었음'을 답한 20대는 43만8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일자리 질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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