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이 파손한 물품 등 피해액 추정치가 최대 5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동덕여대 총동문회도 시위 학생들의 극단적 주장 등을 비판하며 자성을 촉구했다. 동덕여대에선 학교측이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퍼져 지난 10일부터 학생들이 시위를 명분으로 학교 기물을 파손하는 등 소요사태가 진행중이다.
동덕여대 측은 15일 자교 홈페이지를 통해 학내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 현황을 공개했다. 학교측에 의하면 피해액은 최소 24억원에서 최대 54억원 규모다. 우선 12일 교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취업박람회에 관련된 경비가 3억3000만원 가량이다. LG, 카카오 등 여러 대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이날 학교를 방문해 직무상담을 열 계획이었지만, 전날 시위 학생들이 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의 설비를 부수고 락카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시설을 파손해 취업박람회를 무산시켰다. 참여 업체에 대한 피해보상액이 2억5천만원이 넘는다.
뿐만 아니라 파손된 캠퍼스 내 시설을 보수하고, 수시 논술고사를 앞두고 외부 시설을 대관하는 비용 등의 비용이 최대 50억원으로 추산됐다. 동덕여대 측은 다만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학생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의 방침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는 여자대학인 해당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한다는 것이 명분이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7일 학교 측이 공학 전환을 학생들과 논의 없이 추진한다며 ”동덕여자대학교의 근간인 여성을 위협하는 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에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학교 측은 공학 전환을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도 없고, 회의 도중 학교 발전 방안을 논의하며 나온 발제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소요사태로 번졌다. 캠퍼스 내의 시설과 집기를 파손하는 것은 물론 연구실에 출입하는 남교수의 신체를 손으로 밀어내며 막거나 여교수를 집단적으로 조롱하는 영상을 SNS에 직접 올리고, 음악대학 졸업연주회를 막는 등의 일도 있었다. 과거 이사장 동상에 오물을 투척하고 머리 부분을 내려치는 등의 파손행위도 있었다. 수업 거부를 주도하며 강의실에 침입해 훼방을 놓고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증언도 온라인에서 나왔다. 시위의 주된 구호는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동덕여대 총동문회도 이날 학생들만 조회할 수 있는 내부 포털에 입장문을 내고 학생들의 과격 시위에 대해 자성을 촉구했다. 총동문회는 입장문에서 “졸업생으로서 우려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소중한 동덕이 시위라는 이름 하에 복구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대의 목표는 자연소멸’ 이라는 개악적인 주장은 너무나도 충격적“이라며 ”모교의 건재함이 훗날 사회에서 여러분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버팀목이 될지 저희 총동문회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소요사태 가운데 학생측 대응을 주도하는 동덕여대 ‘총력대응위원회’는 이날 공학 전환 완전 철회, 총장직선제 도입, 남자 유학생과 학부생 입학에 대한 협의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서울 소재 여대 가운데 이화여자대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가 연대 성명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