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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683호]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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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까칠한 약국]화이자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작동의 비밀

박한슬  약사·‘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저자  2021-11-14 오후 12:51:20

▲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photo 게티이미지
드디어 ‘위드코로나’ 시대가 열렸다. 식당이나 카페 등 대부분의 시설에 영업제한 조치가 해제되고, 인원제한도 대폭 완화됐다. 부분적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일상을 되찾게 됐다. 긴 터널의 밖에 처음 발을 딛게 된 것이다. 일일 확진자 수는 아직까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11월 말까지 안심하긴 힘들지만 당장은 돌아온 일상을 즐겨도 큰 무리가 없다.
   
   여기에 반가운 소식이 하나 더 겹쳤다.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Pfizer)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을 알려왔다. 아직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공개한 데이터를 토대로 볼 때 가까운 시일 안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머크(Merck)사에서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에 이어 두 번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FDA의 심사 문턱을 넘보게 되는 셈이다.
   
   화이자 측에서 공개한 임상시험 중간결과(interim result)를 보면 신약의 효과는 무척 긍정적이다. 이번에 개발된 신약 팍스로비드(Paxlovid)를 코로나19 중증 전환 위험이 큰 인구에게 투여했을 때 입원과 사망위험은 약 89% 감소했다. 머크에서 개발한 몰누피라비르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입원과 사망위험을 약 50% 감소시켜주는 결과를 내놓은 걸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다. 비밀은 두 치료제의 작용 방식 차이에 있다.
   
   
   화이자 치료제는 ‘단백질가위’를 막는 방식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감염을 일으키고 스스로를 복제하는 과정을 하나의 제조 과정이라 생각해보자.
   
   바이러스는 체내에 들어오면 우선 자신이 가진 유전자로 유전자 복제 단백질을 만들고 인체의 자원을 빼앗아 자신의 유전자를 잔뜩 복제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바이러스 껍질까지 완성하면 이제는 세포 밖으로 바이러스 완제품이 출하되며 다시 다른 세포를 감염시킨다. 머크의 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는 걸 방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바이러스 유전자 복제 과정에서 재료로 쓰이는 핵산 대신 ‘가짜 핵산’을 끼워 넣어서 불량 유전자를 만드는 식이다. 불량 유전자는 돌연변이를 일으켜 더 엉망인 유전자를 만들고 바이러스 완제품 불량률이 높아지니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속도가 줄어든다. 입원과 사망이 50% 줄어드는 이유다.
   
   화이자 치료제는 머크 치료제보다 앞선 단계를 공략한다. 바이러스가 스스로 유전자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가짜 핵산’을 넣어 불량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유전자 복제를 시행할 생체 기계가 만들어지는 걸 방해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다.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에 침입하면 자신이 가진 유전자를 이용해 유전자 복제 기계를 만든다. 다만 처음 만들어지는 생체 기계는 하나의 큰 단백질 덩어리라서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고 필요한 부분만 남기는 약간의 가공 과정이 필요하다. 그 가공 과정에 필수적인 ‘단백질가위(protease)’를 고장 내는 게 화이자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작용 방식이다. 멀쩡한 유전자 복제 기계에서 불량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아예 기계 수 자체를 줄여버리는 게 더 효과적이란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비법이 덧붙는다. 팍스로비드는 하나의 성분으로만 이루어진 약이 아니라 두 가지 성분이 같이 포함된 일종의 복합제다. 앞서 설명한 ‘단백질가위’를 고장 내는 성분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신약 성분(PF-07321332)이지만, 같이 들어 있는 리토나비르(Ritonavir)라는 성분은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바이러스 치료제의 일종이다. 바이러스도 인간이 쓰는 약에 적응하다 보니 단백질가위를 억제하는 약물을 빠르게 분해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하지만 리토나비르라는 약을 사용하면 단백질가위를 억제하는 물질이 분해되는 걸 막아 단백질가위 억제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된다. 덕분에 신약 성분을 더 적게 사용하면서 약효를 높일 수 있다. 효과가 좋다는 건 증명됐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과연 언제 이 약을 받아볼 수 있을까.
   
   
   백신과는 다른 화이자의 판매전략
   
   올 한 해 동안 화이자는 백신 판매와 배분을 두고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배짱을 부린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당장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올림픽을 앞두고 백신 물량을 받아오려던 담당 장관이 “장관 대신 총리가 나오라”는 화이자 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굴욕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근 시민단체들의 폭로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판매하는 대가로 정부 소유 항공사 등을 담보로 잡는 일까지 있었다. 이런 갑질이 가능했던 건 선진국도 재현하기 힘든 mRNA 백신 특유의 높은 기술 장벽 때문이었다. 특허권을 무시하고 백신을 임의로 생산하려고 해도 실제 화이자가 생산하는 mRNA 백신과 같은 물건을 만들어낼 수 없기에 생긴 일이다.
   
   반면에 먹는 치료제는 상황이 다르다. 빠른 의약품 후보물질 개발과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화이자나 머크 같은 다국적 제약회사만 할 수 있지만, 그렇게 검증된 약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장벽은 mRNA 백신만큼 높지 않다. 백신은 부당한 갑질을 당하더라도 화이자에서 사올 수밖에 없었지만 특허권 분쟁만 감수한다면 적정 수준의 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춘 국가에서는 당장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약을 만들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특허권 관련 법률을 무시하고 해당 의약품을 대량 생산하는 개발도상국이 자체 생산한 약을 선진국 등에 수출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약 가격 국가별 소득과 연동
   
   이런 사정을 인식해서 머크사는 개발도상국 105개국에 대해 특허권 면제를 일시적으로 진행해 복제약을 제조해 먹을 수 있도록 했고, 돈 낼 여력이 있는 선진국만을 대상으로 약을 판매하는 전략을 세웠다. 화이자 역시 기존의 고압적인 판매전략을 수정해 공평한 접근권(Equitable Access)을 내세우며 약의 가격을 국가별 소득에 연동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제조와 유통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정부 역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선구매까지 해둔 상태이니 국내에서도 미국 FDA의 허가만 이루어지면 약을 접하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드코로나’의 진정한 관문인 치료제 확보가 현실이 되면 마스크를 벗는 일상복귀까지도 그리 멀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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