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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1호]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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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로톡과 ‘3전 3패’ 변협의 전면전이 남긴 숙제

배용진  기자 max@chosun.com 2022-01-11 오후 2:49:28

▲ 서울 서초구 지하철3호선 교대역에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광고가 설치되어 있다. photo 뉴시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의 운영사인 로앤컴퍼니가 공정거래위원회, 경찰, 헌법재판소3개 기관에 걸친 전면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는 로톡 측이 판정승을 거둔 모양새다. 공정위와 경찰이 지난해 말 연속해 로톡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결정으로 로톡 회원 변호사에 대한 변협의 징계 정당성은 상실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경찰은 변협 이종엽 협회장과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 김정욱 회장으로부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20년 11월 고발당한 로앤컴퍼니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주목되는 건 이번 결과가 로톡을 향해 내려진 정부 기관의 세 번째 판단이라는 점이다. 로앤컴퍼니는 2015년과 2017년에도 서울변회와 대한변협으로부터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두 차례 고발을 당했고, 두 번 모두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앞서 지난해 말 공정위도 변협의 플랫폼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 방침은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반면 변협이 로앤컴퍼니를 ‘허위·과장 광고’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한 건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 판단해 지난해 11월 ‘무혐의’로 결정을 내렸다. 앞서 변협과 로앤컴퍼니는 공정위에 위와 같은 혐의로 서로가 서로를 제소한 바 있다.
   
   변협은 경찰의 판단 뒤 즉각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유감”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담당 법무법인 측이 조만간 이의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고소·고발인이 해당 관서의 장에게 이의신청을 하면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경찰의 이번 판단에 대해 주간조선에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법무부가 섣불리 입장을 냈기 때문에 그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며 “법무부가 이전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을 비판한 적도 있는데 스스로 그걸 깨고 입장을 냈던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 기관이 결론이 나오기 전에 입장 표명을 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13일 ‘혁신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초청 간담회’에서 “로톡이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데 대해서는 확고하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변협 징계안 통과 후 로톡 매출 급감
   
   로톡과 변협의 갈등은 뿌리가 깊다. 변협과 서울변회가 로톡 측에 사실상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변협이 지난해 5월 3일 내부 규정인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고 법률 플랫폼 이용 변호사에 대한 징계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쉽게 말해 로톡 등 법률 서비스 플랫폼에 회원으로 등록하는 변호사는 징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변협이 사실상 로톡을 고사시키는 작전을 실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투자금에 비해 매출 규모가 적은 로앤컴퍼니가 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이어나갈 경우 로톡 플랫폼의 존속 자체가 어렵다는 점을 노린 변호사 단체들의 작전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변협의 이 같은 내부징계 절차 착수로 인해 로톡의 매출액과 변호사 회원수는 급감했다는 것이 로앤컴퍼니 측의 주장이다.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변협의 내부징계 절차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4월 매출액에 비해 지난해 8월 로톡의 매출액은 67%나 감소했다. 불과 약 4개월 만에 70% 가까이 매출액이 급감한 것이다. 변호사 회원수 역시 지난해 3월에 비해 9월 56%로 절반 이상의 회원이 감소했다.
   
   2012년 설립된 로앤컴퍼니의 로톡이 표방하는 것은 ‘리걸테크 플랫폼’이다. 주 수익모델은 변호사 주력 분야와 활동 지역 등에 대해 특정 기간 동안 노출되는 월 정액제 광고 상품 판매다. 변호사 회원에게 분야당 25만~50만원을 받는 것이 주 수익원이다. 로앤컴퍼니는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2021년도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참여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투자 단계는 2019년 6월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것이 마지막으로 알려졌다. 신한대체투자운용사를 포함해 9곳이 투자에 참여했다고 한다. 로톡의 경우 월간활성화이용자(MAU)수가 100만명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로톡의 검찰 불송치를 결정한 이번 경찰 수사 결과 발표를 두고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등 스타트업 업계가 반색했다. 코스포는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이승건 토스 대표 등이 공동대표로 있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관련 단체다. 코스포는 이번 경찰의 발표가 나온 뒤 “리걸테크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평균 28% 성장이 예측되는 신성장동력으로 미국의 ‘리걸줌(Legal Zoom)’ ‘로켓로이어(Rocket lawyer)’ 등 유니콘 기업이 다수 나오고 있는 분야”라며 “로톡에 대한 수사는 지난 2015년, 2017년 두 차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세 번째다. 이처럼 하나의 서비스가 동일한 혐의로 장기간에 걸쳐 세 번의 수사를 견뎌내야 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논평을 냈다.
   
   반면 변협과 서울변회 등 변호사단체들은 로톡이 최근 몇 년 사이 사업을 확장하고 카테고리를 엄청나게 늘리면서 많게는 한 회원으로부터 수백만원까지 금액을 받는 만큼 이 돈은 사실상 정액 요금제가 아니라 알선의 대가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톡과 유사한 법률 상담 플랫폼인 일본의 벤고시닷컴(변호사닷컴) 등 외국의 리걸테크 기업들은 2만~5만엔(약 20만~50만원) 수준의 금액을 받는 데 비해 로톡은 키워드를 늘리면서 한 회원으로부터 최대 500만원까지 받는다는 게 변호사단체 측 설명이다. 김정욱 회장은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지를 봐야 하는데 공정위가 금융 플랫폼 등을 보는 잣대와 전혀 다르게 법 취지에 입각해서 보는 게 아니라 정치적 이유를 포함해 사안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로앤컴퍼니 측은 "로톡의 분야 광고상품의 단가도 25~50만원 수준이다. 복수 분야의 광고상품을 구매해 그에 비례한 광고비를 지급하는 일부 소수 변호사의 사례를 벤고시닷컴의 개별 광고단가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변호사법 개정안 발의
   
   변협과 서울변회 등 변호사단체는 앞서 두 차례 로앤컴퍼니를 고발했을 때와는 달리, 최근 고발 때는 ‘로앤컴퍼니가 이전에는 없었던 형량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므로 검찰의 판단을 다시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변협은 “2020년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됐다가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은 네이버 엑스퍼트 서비스도 최근 검찰에서 보완수사 요구 결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단체 측 한 변호사는 “로톡의 경우 수백억원의 금액을 투자받아서 1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투자금에 비해 매출이 터무니없이 적은 만큼 공격적으로 사업확장을 하는데, 많은 투자를 받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들은 보통 막대한 자금을 받는 엑시트가 목적이다 보니 일본 등 외국의 리걸테크 기업들과는 방향성이 전혀 다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측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변협 등 변호사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지닌 징계권을 약화시키는 변호사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지난해 12월 29일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 외 10여명의 의원들이 발의한 변호사법 개정안은 변협의 강제권을 대통령령으로 옮기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변협이 다른 전문직 직역 관련 단체들에 비해 너무 강한 자율권과 징계권을 갖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변호사 광고 심사의 주체는 현재의 변호사단체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관으로 바뀌게 된다. 이번 법안 발의에는 윤건영 의원 등 친문 핵심 의원들과 5선의 김진표 의원 등 민주당 중진 의원들도 함께 참여했다. 리걸테크 한 관계자는 “의사협회나 세무사협회 등 다른 직역 단체들은 변협과 달리 소속 회원들에 대한 징계권이 제한돼 있다”며 “변협이 이런 강한 권한을 가졌던 것은 민주화시대 변호사들의 투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고 오히려 리걸테크의 등장을 막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3개 기관에 걸친 변협과 로톡의 전면전은 앞으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어느 정도 흐름이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헌재는 로톡이 지난해 5월 제기한 변협의 광고금지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을 심리하고 있다. 김정욱 회장은 “삼성이나 구글 등 대기업에서 이런 플랫폼을 운영하면 정부가 이러지 않을 텐데 거꾸로 스타트업이란 이유로 수백억원의 투자를 받은 회사에 정부가 이런 입장을 펴는 게 의아하다”며 “단순히 이번 결과를 떠나서 법조계에서 변호사라는 직역을 적대해가면서 기존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한다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직역단체-플랫폼의 충돌
   의사·세무사·감평사도… 법 개정 몸살
   
   전문직역 단체들과 스타트업을 비롯한 신흥 플랫폼 기업들의 충돌은 법조계가 아닌 다른 직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성형·미용 정보 플랫폼인 ‘강남언니’의 운영사 힐링페이퍼, ‘바비톡’을 운영하는 케어랩스 등이 대한의사협회와 충돌했고, 세무 정보 관련 플랫폼인 ‘삼쩜삼’의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는 한국세무사고시회와, 감정평가사 관련 앱인 ‘빅밸류’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대치하고 있다.
   
   이 중 ‘강남언니’ ‘바비톡’의 경우 국회가 최근 의료광고 심의 대상을 ‘인터넷 매체 전체’로 확대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법안소위에 상정했다. 현행법상 인터넷 매체에 의료광고를 하려면 자율심의기구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전에는 심의 대상이 하루 평균 10만명 이상 찾는 매체로 제한됐었는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강남언니’ ‘바비톡’ 등 신생 플랫폼도 심의 대상에 포함된다.
   
   세무사 업계 역시 한국세무사고시회가 지난 4월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를 불법 세무대행 혐의로 고소했고,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세무사법 개정안에 ‘세무대리 업무의 소개 알선 금지’ 조항이 포함되는 등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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