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2458호]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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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물] 우원식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

정치적 원칙주의자 “靑에 할 말은 할 것”

최승현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vaidale@chosun.com 

▲ 지난 5월 1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취임 축하차 방문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오른쪽)과 악수하는 우원식 원내대표. photo 연합
5·9 대선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일주일 만인 5월 16일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로 우원식 의원이 선출됐다. 우 신임 원내대표는 범주류로 분류되지만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홍영표 의원과 맞대결해서 승리하면서 당·청(黨靑) 관계가 협력과 긴장 관계를 오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자신의 SNS에 “우리 모두 문재인이고, 우리 모두 민주당”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의 성공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민생 챙기기와 적폐 해소를 당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해나갈 생각이다”며 “가장 앞세우는 것이 민생이며, 즉각 원내에 100일 민생상황실을 만들고 다른 당과 함께 추진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라고 했다.
   
   
   경선 때 특정 캠프 몸담지 않아
   
   우 원내대표는 그러나 친문(親文) 성향은 아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 캠프에 들어가지 않았다. 경선에서 문 대통령이 승리한 직후에는 을지로위원회 민생본부장으로 뛰었다. 우 원내대표는 당내 86그룹 의원들의 핵심 인사다. 고(故) 김근태계로도 분류된다. 당내 친문과 비문 의원들과 두루 친한 편이다. 다른 당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당내 민생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3년여간 이끌면서 민주당에 또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내대표 경선에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출마해 당선됐다. 지난해의 경우 우상호 원내대표와 결선 투표까지 가서 7표 차로 탈락했지만, 이번에는 홍영표 의원을 7표 차로 이겼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우 원내대표는 대중적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외부의 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을지로위원회를 뚝심 있게 이끌면서 리더로서 당내 인정을 받았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 친화력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인생 이력이나 정책·이념적 측면에서는 강경파에 가깝다. 서울 출신으로 경동고,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런데 1970~1980년대 박정희 대통령 퇴진운동을 하다가 강제 징집된 적이 있고, 전두환 대통령 퇴진운동까지 하면서 징역 3년형을 받기도 했다. 그는 독립운동가 김한 선생의 외손자다. 정계에 입문한 것은 1988년. 김대중 총재가 창당한 평화민주당에 입당하면서부터다. 서울시의원을 거쳐 2004년 총선에서 서울 노원을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고 이곳에서 3선을 이어갔다. 우 원내대표는 학창시절 강경 운동권이었고, 국회에 들어와서도 대여(對與) 투쟁에 앞장서는 쪽이었다. 특히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해서는 장외투쟁에 적극 나서는 등 선봉에 섰다. 을지로위원회를 이끌면서 재벌개혁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과거 여당 때 실수 반복 안 돼”
   
   우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이번 경선을 준비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출마를 결심한 홍영표 의원에게 간발의 차로 승리했다. 문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당내 친문 성향 의원들이 결집했기 때문이다. 우 원내대표로서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이런 친문 진영의 적극적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우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문 대통령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적극 협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월 1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정을 바로 세우는 일, 정말 부족한 일자리를 만드는 일을 커다랗게 보면 민생이라고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께서 취임하시자마자 일자리위원회, 100일 계획을 만들어 하고 계시는데 그런 구상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 구성안을 발표하면서 국정관리 부대표로 초선 조승래 의원을 지명해 문재인 대통령 공약, 국정 과제 지원 등의 임무를 맡겼다. 민생 부대표직을 신설해 ‘일자리 100일 플랜’ 지원을 맡긴다는 방침도 세웠다. 당·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해 국회 비준 절차 진행, 국정조사 준비 등을 위한 정책 공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잘 처리하는 것 또한 우 원내대표로서는 급선무다. 우 원내대표는 “이번 청문회 과정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들어가 있는 인사이기 때문에 제대로 임명되도록 돕는 건 당연하다”며 “지금까지 결격 사유는 없지 않냐”고 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우 원내대표를 만나 “당·청 관계를 잘 만들어야 국정에 중심이 잡히고 결국 성공의 길로 나갈 수 있다”며 “우 원내대표가 당·청 관계를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제가 미력이나마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전 수석과는 17대 국회의원으로 같이 시작했는데 그때는 우리가 집권여당이었지만 당·청 관계 소통을 잘 하지 못했고 정권을 시작하며 과도한 개혁 요구를 잘 관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다시는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자기반성의 회한이 있다”고 했다.
   
   5월 17일 우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드와 관련해 “법적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미국으로 돌려보내는 문제까지 포함해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지난 4월 26일 사드 핵심 장비가 이미 경북 성주 부지에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이를 반환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비친 것이다. 국회에서는 논란이 벌어졌다. 전임자인 우상호 의원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백지화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반발했다. 청와대 반응도 우 원내대표와 분위기가 달랐다. 정의용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전날 청와대에서 매슈 포팅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만나 “지난 정부 때 사드 배치 결정을 하는 과정에 석연찮은 게 있어 많은 국민이 의문을 갖고 있고 민주적인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사드 배치의 필요성 여부를 떠나서 다시 한 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하다면 주변국과의 협의도 거쳐야 하고, 국회 동의도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단장은 “한·미 동맹의 기본 정신에 입각해서 하겠다”고도 했다고 한다.
   
   
▲ 우원식 원내대표가 지난 5월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photo 연합

   사드 관련 靑과 다소 엇박자
   
   미국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도 이날 미국으로 출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사드 국회 동의 추진과 관련해 “후보 때 한 발언과 대통령이 돼서 하는 생각은 상대가 있는 그런 문제이니 좀 차이가 있지 않겠냐”며 “대통령 발언을 미국과 생각의 차이라기보다는 국내에서의 절차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의 발언에 비해 신중론을 펼친 것이다.
   
   그러자 우 원내대표도 5월 18일 한발 물러섰다. 기자들과 만나 ‘어제 사드를 돌려보낼 수 있다고 얘기하셨다’는 질문에 “그렇게 얘기한 게 아니다”며 “원론적으로 한 얘기”라고 했다. “법률적인 문제를 잘 검토해서 신중하게 대처하겠다 이렇게 얘기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얘기했듯이 절차와 법률에 관한 문제를 잘 검토해서 판단해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우 원내대표가 청와대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 원내대표가 친문 핵심 인사가 아니기 때문에 예민한 외교·안보 현안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의 판단과 다르거나 너무 앞서가는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친문 중진 의원은 “우 원내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정책적으로 문 대통령과 직접적인 교감을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세밀한 부분에서 엇박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당·청 간의 교류가 더 긴밀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 대통령과의 소통은 직간접적인 통로를 얼마든지 활용하겠다”며 “당에서도 다양한 당·청 협의 채널을 가동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에 고언도 서슴지 않겠다고 했다. “청와대가 지금은 잘하고 있지만, 민심에 꼭 부합하지 않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고언도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청 간의 복수 채널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친노·비노 의원과 두루 친한 우 원내대표이지만 여러 사안에 대해 자신의 주장이 명확한 스타일이라 청와대로서는 때로 부담스러운 지점이 생길 수 있다”며 “우 원내대표는 정치적으로는 원칙주의자에 속한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우 원내대표가 이번에 당선될 수 있었던 핵심 이유 중 하나는 당·청 간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때로 당에서 청와대를 견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며 “우 원내대표도 상황에 따라 할 말은 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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