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환영식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환영식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선거에서 손을 뗀다”며 SNS에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 되었다”라고 했다. 이런 ‘복어’ 발언을 두고 평소 이 대표가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강조하던 젠더 이슈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발언은 20일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신지예 한국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말도 나온다.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신 대표는 국회의원, 서울시장 선거 등에 꾸준히 출마하면서 이름을 알려왔다. 특히 이준석 대표와 페미니즘 이슈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7월에는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젠더갈등을 조장하는 혐오정치를 규탄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 는 2030 세대를 겨냥해 자신을 대신할 수 있는 ‘대타’를 영입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말이 당 안팎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또 온라인 정치 이슈의 핵심이었던 젠더 이슈를 잘못 건드리면 2030 세대가 삽시간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이 대표가 느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당적과 관계없이 중도 및 합리적 진보인사를 영입하겠다며 출발했다. 정권교체에 찬성하는 이들을 모두 껴안겠다는 이른바 ‘반문빅덴트’다. 시작은 호남 끌어안기였다.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등 호남 출신 전현직 중진 의원들을 영입해 호남으로 외연확장을 시도했다. 신 대표 영입은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외연 확장의 두 축이 호남과 여성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호남과 여성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의 약한 고리였다. 모두를 품에 안겠다는 빅텐트 전략으로 보면 자연스럽다.

윤석열 후보 역시 신 대표를 영입하면서 “국민의힘도 영입 인사들을 통해서 국민들의 지지기반도 더 넓히고 철학과 진영을 좀 더 확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도층에서 승부가 나는 대선인 만큼 폭넓게 껴안으면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러나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이준석 대표는 “당의 기본적인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을 하면 제지, 교정할 것”이라고 미리 경고했었고 홍준표 의원은 신 대표를 영입한 선대위를 “잡탕밥”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이러한 반발을 당의 정체성과 거리가 있는 젠더이슈라는 사안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대선 후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샅바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당 안팎에서는 신 대표 영입이 최근 윤 후보의 ‘30대 장관 임명’ 발언과 맞물리면서 이슈로 비화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정권교체를 염두에 두고 윤 후보가 신 대표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군에 올려놓은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