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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1호]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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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당 안팎서 점치는 ‘윤 홀로서기’ 성공 가능성

배용진  기자 max@chosun.com / 곽승한  기자 seunghan@chosun.com  2022-01-07 오후 1:55:41

▲ 지난 1월 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역 출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나와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해 11월 5일 공식 선출된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10% 가까운 지지율 격차로 앞서나갈 당시에도 정치권 안팎에선 “윤 후보에게 위기의 순간이 한 번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윤 후보 부인을 둘러싼 ‘김건희 리스크’,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 지지율이 한 번 크게 출렁일 것이란 예측이었다.
   
   후보 선출 이후 두 달이 지난 현재, 이런 예측대로 윤 후보가 마주한 위기가 심각하다는 관전평이 많다. 이준석·김종인과의 갈등, 경선 때부터 논란을 일으켜 온 ‘윤핵관’의 문제가 곪을 대로 곪아 터진 상황이다. 이러한 외재적 문제보다 심각한 점은 무엇보다 윤 후보 개인의 역량과 자질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이다. 막말에 가까운 강성 발언, 논란 때마다 한발 늦은 사과, 정책에 대한 이해도 부족, 거칠고 ‘꼰대’ 같은 이미지 등이 쌓여왔다는 것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한 윤 후보는 후보 교체론까지 나오는 여론을 봉합하고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취재한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은 현재의 국민의힘 상황을 두고 후보 본인과 선거 전략이 총체적으로 난국이라는 평가를 하면서도 디테일한 원인과 해법에선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이재명 캠프 영입설이 돌고 있는 이상돈 전 국민의당 의원은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면서 국민의힘의 선거 전략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은 평생 슈퍼갑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윤석열을 지금처럼 껍데기를 벗겨서 길바닥에 내놓듯이 해선 안 됐다. 언론 노출을 최소화했어야 했다. 박근혜, 문재인도 이러한 ‘신비주의’ 전략을 택했다.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은 이렇다 할 선거 전략도 없고, 후보 본인도 모르는 것 같다. ‘삼프로TV’ 같은 데에는 굳이 왜 나갔는지 모르겠다.”
   
   
   “후보 언론 노출 최소화했어야”
   
   박성민 정치컨설팅 그룹 ‘민’ 대표도 선거 전략의 오류를 지적했다. 박 대표는 “(윤 후보의 현재 위기는) 비전도, 전략도, 리더십도 없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서 “중도층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핵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정치인이나 핵심 관계자란 있기 마련이다. 다만 문제는 선거 전략을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하는데, 지금 그러지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경 보수 입장에서 보면 김종인 위원장, 이준석 대표는 당의 정체성에도 맞지 않고 행태에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준석·김종인)이 취한 선거 전략이 기본적으로 맞는 방향이다. 대통령 선거는 중도를 잡아야 한다. 특히 이번 선거는 2030세대의 표심을 얻는 게 결정적이다. 그런데 윤핵관이라는 이들과 후보의 행보를 보면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단순히 김종인·이준석이 있고 없고, 윤핵관이 물러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선거 전략 자체의 방향을 잘못 설정하고 있다.”
   
   후보 본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윤 후보가 ‘대통령감’이라는 여론의 기준선에 못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KBS·한국리서치 대선 영향요인 여론조사를 보면 ‘후보자 본인의 능력 및 자질’이 82%로 가장 높다. 그다음이 공약 73%, 소속정당 71%, 가족 및 친인척 문제 62% 순이다. 후보자 능력과 자질이 82%라는 건 국민들이 봤을 때 한마디로 ‘저 사람이 대통령감이냐 아니냐’로 정리할 수 있다. 여기엔 능력과 태도, 도덕성 등이 합쳐진다. 다만 우리 국민들은 능력적인 요소를 더 중시한다고 본다. 평생 검사로 살아온 윤 후보가 정치에 대해선 잘 모를 수 있어도, 세상 문제에 대해 일반인보다 못한 수준을 보여줄 때가 있지 않았나. 역사 인식이나 사회적 인식도 편향돼 있다는 인상을 주고 원고를 써주지 않으면 말을 못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주도권 프레임은 옛날 방식”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는 중도층과 2030세대의 이탈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지난 1월 3~4일 양일간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29.2%로 37.6%를 얻은 이재명 후보에 8.4%포인트 격차로 뒤처졌다. 2주 전 실시된 같은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35.2%로 이 후보(32.9%)를 앞섰는데 역전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윤 후보는 수도권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직전 여론조사와 비교해 볼 때 윤 후보는 서울에서 -13.7%포인트, 인천·경기에서 -6.6%포인트 하락했다. 수도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중도층 유권자가 많다. 수도권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분명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그가 중도층의 민심을 잃고 있다는 방증이다. 윤 후보는 청년층에서도 표심을 잃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월 3~4일 전국 만 18~39세 남녀 1024명을 조사해 5일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33.4%, 안철수 후보 19.1%, 윤석열 후보 18.4% 순이었다. 윤 후보는 2030세대 지지율에서 이 후보는 물론 안 후보에게까지 밀려 3위로 떨어진 것이다. 반면 ‘가장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물은 결과에서 윤 후보는 48.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이재명 36.2%, 심상정 4.5%, 안철수 2.8%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후보가 중도층과 2030세대에서 민심을 잃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만’과 ‘꼰대식 발상’을 꼽았다. 박시영 대표는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자만에 빠져 있었다”면서 “특히 서울에서 압승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만 잘하면 윤석열이든 홍준표가 되든 무조건 이긴다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다. “이준석이 2030세대 영향력도 있고 하니까 자만에 빠진 거다. 지금 선거 전략도 체계적이지 않고, 갈등만 계속 일어나고…. 그래서 김종인 위원장을 데려와 일사불란함만 갖추면 이길 수 있다고 자만에 빠진 게 아닌가 싶다. 아예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렀으면 달랐을 수도 있는데, 후보 측에서 워낙 불신이 깊으니 김종인 위원장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이 대표 입장에선 신지예, 이수정 영입을 보면서 ‘아예 나를 패싱하는구나’ 하는 감정이 들었을 것이다. 최근 이 대표의 행보를 해당행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대표는) 당을 지금 같은 상태로 둬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 대선에서 윤 후보가 패배하면 결국 당대표가 중심이 돼 지방선거도 치러야 하는데, 대선 뒤를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박성민 대표는 “누구를 영입하면 표도 따라올 것이라는 전형적인 꼰대식 발상이 2030세대의 표를 떠나게 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 몇 명만 중심에 두고 보려 하면 안 된다. 이번 선거는 중도와 2030세대가 결정하게 될 텐데, 후보와 당이 거기에 맞게 움직이느냐 아니냐 그것만 보면 된다. 누가 주도권을 쥐고 가느냐를 따지는 건 옛날 선거 패러다임이다. 신지예를 데리고 오면 여자 표가 올 것이다? 윤석열의 그런 생각 때문에 2030이 떠나고 있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2030을 이해하지 못하는 발상이다. 그럼 자기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위기라도 느껴야 하는데, 후보나 윤핵관들 모두가 못 느끼고 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주변에서 전략적 판단을 해주고 메시지를 내줄 사람이 필요한데,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서 쉽게 당선될 것 같으니까 아부하는 사람들만 모여 있다. 그렇게 해도 경선은 이겼지만 본선은 안 된다는 경고가 굉장히 오랫동안 있어왔다. 그런데 그 사이렌을 그냥 무시하고 여기까지 온 거다.”
   
   
   “탈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도 경선 이후 만만치 않은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이재명 후보와 경선에서 겨뤘던 이낙연 전 대표 측 인사들과의 갈등,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들이 터져 나오면서 논란이 연일 지속됐다. 이 후보의 지지율도 국민의힘 후보에게 연일 뒤처지는 결과가 나왔다. 당내에서도 이 후보에 강한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지역에 가서 이재명 뽑아 달라는 이야기를 못 하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다만 두 달여 사이 이 후보와 민주당 안팎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주요한 원인은 후보의 개인기와 민주당 선대위의 발 빠른 쇄신 움직임이 꼽힌다. 이것이 국민의힘과 윤 후보의 난맥상과 대비되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민 대표는 “아직 TV토론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유튜브 ‘삼프로TV’를 본 사람들은 국정 파악 능력과 정책 이해도 면에서 이재명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면서 “‘능력은 이재명이 낫다’는 여론이 조성되면 윤 후보는 태도, 인사 문제에 이어 모든 것에서 밀리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시영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문제에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지만, 문제가 터지면 바로 사과하고 부동산 정책도 유연하게 가려 하고 있다”며 “시장주의자로서 현실을 인정하며 자신의 도그마에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선대위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현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선대위 해산 전까지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답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윤석열·이준석·김종인 이 세 명의 ‘어른’이 서로 절대적 우위가 없다고 생각하다 보니 탈출구도 쉽게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어린애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는데, 적어도 후보 본인은 그렇지 않다”면서 “다만 후보 주변에 너무 많은 사람이 있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또 다른 선대위의 관계자는 “언젠가 터질 문제이긴 했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다”면서 “해가 바뀌기 전에 지금 같은 상황이 일어났으면 수습-해결-발전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도 유권자들이 두 달 남짓 시간 안에 윤석열 후보가 획기적으로 바뀌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단일화라는 이슈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단일화한다고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워졌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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