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의원총회에서 극적 화해를 했다. 지난달 21일 이 대표가 윤 후보측과 갈등을 빚다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직에서 사퇴한 지 16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이 날 의원총회를 열어 이준석 당 대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추진했으나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 봉합으로 분위기가 급선회했다. 윤 후보는 의원총회장에서 “이 대표는 여러분이, 국민이 뽑았다”며 “대의를 위해 지나간 걸 다 털고, 오해했는지 아닌지도 다 잊자”고 말했다.
내부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윤 후보의 현실은 녹녹치 않다. 일단 홍준표 의원의 협조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홍 의원 열성 지지자들은 아직도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윤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윤 후보는 경선 이후 홍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홍 의원은 여전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홍 의원으로서도 당의 위기를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6일 홍 의원은 서울 여의도 ‘청년의꿈’ 본부에서 진행된 ‘홍카라이브’ 방송을 재개하고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말도 할 수 있고 어떤 정책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무한 변신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될 기회가 있다면 영혼도 팔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저격했다.
윤 후보측에서는 2030 청년층의 지지도가 높은 홍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높다. 당 안팎에서는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홍 의원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안 후보는 대선 출마 결심 때부터 홍 의원과 꾸준히 소통해 왔고, 홍 의원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에 글을 올리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안 후보 입장에서는 홍 의원이 자신을 지지한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의 지난 4~6일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안 후보는 15% 지지율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안 후보로 단일화되었을 때, 윤 후보 보다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여론조사에 고무되어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 의원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홍 의원이 자기 당 후보도 아닌 안 후보의 손을 들어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홍 의원 측근 그룹은 후보 단일화 과정을 통해 안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는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안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하고, 그럴 경우 홍 의원도 안 후보를 지원할 명분이 생긴다. 궁극적으로 안철수, 윤석열, 홍준표 3자 연합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이달 말까지 윤 후보의 지지율 성적표에 따라 구체화될 수도 있다. 만일 윤 후보가 다시 안정적인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안 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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