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관련자와 통화한 녹취파일을 16일 MBC가 방송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녹취파일을 방송으로 내보내는 것에 극렬 반발했고 방송이 나가면 윤 후보에게 치명상을 입힐 것이라는 일부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별 것 없었다”는 반응과 함께 오히려 김씨에 대한 다소 긍정적 여론이 조성되는 ‘역풍’까지 불고 있다.

직장인들이 의견을 공유하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반응을 보면 이런 분위기가 엿보인다. “솔직히 그리 틀린 말이 아니다”, “녹취록을 들어보니 시원시원하다”, “알고 보니 김건희 홍보 녹취록”, “국힘(국민의힘)이 알고서 함정판 건가?” 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물론 ‘최순실이 연상된다’는 부정적 의견도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여성 유권자들의 평가가 나쁘지 않은 점이 고무적일 수 있다. ‘장막에 쌓여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는 것은 아닌가’라는 기존 의구심이 거침없이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커리어 우먼이라는 이미지로 바뀌는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송 후 김건희씨를 지칭해 바보온달을 출세시킨 평강공주가 생각난다는 의미에서 “평강건희”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고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영부인은 조용히 내조만 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정답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김건희 조기 등판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녹취 공개를 통해 드러난 김건희씨의 정치적 성향이 유권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아직 의문이다.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보수다”, “홍준표 까는 게 슈퍼챗 더 많이 나올 거야”,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다” 등 역풍을 불러올만한 정치 관련 발언도 다수 방송됐기 때문이다. 김씨의 방송 발언을 보면 김씨의 성향은 보수 보다 진보에 더 가까운 것으로 느껴진다. 반면 보수진영 입장에서는 과연 윤 후보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정당에 맞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퇴원, 2월 10일 공개될 예정인 다큐멘터리 ‘나의 촛불’을 통해 공개될 윤석열 후보 인터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윤 후보의 보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될 수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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