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이 포옹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이 포옹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오는 3월 9일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종로를 제외하고 100%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로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었던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를 위한 원팀이라는 변수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종로를 제외하고 이번에 재보궐선거가 치뤄지는 곳은 서울 서초갑, 대구 중남구, 청주상당, 경기 안성 등 4곳. 국민의힘은 19일 당내 분란을 막자는 차원에서 그나마 반발이 적은 국민참여경선으로 이 4곳의 후보를 확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치 1번지’ 종로는 그간 전국적 지명도를 가졌던 인물이 도전했다는 점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의 후보군에서 전략공천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이런 구상이 알려지자, 당 안팎의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과거 당 지도부에서 활동했던 한 청년 정치인은 “‘오픈프라이머리’로 한다는 것은 여론조사로 후보를 정하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지역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들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 경험을 보면 방송 출연이 많은 순서로 결과가 나왔다”고도 했다. 불만도 이야기했는데, “세대 교체를 강조하던 윤 후보의 평소 약속과 다른 결정”이라며 “당의 배려를 기대하고 지역에서 뛰고 있는 청년 정치인들을 위한 배려가 없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도전자에게는 경선이 ‘기울어진 운동장’이기에 가산점이나 이름을 알릴 기회를 적극적으로 줘야 한다는 것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윤 후보와의 만찬 회동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에 전략공천해 달라고 요구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홍 의원은 만찬 이후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이 전략공천으로 보인다.

윤 후보의 고민은 이후 비슷한 요구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재보궐선거 후보들은 윤 후보의 러닝메이트 성격이 강하다. 또 대선후보에게는 당무우선권이 있기에 후보가 강력하게 요구하면 그대로 공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뿐만 아니라 유승민 후보 등 경선 갈등을 풀지 못한 이들을 껴안기 위해서라도 재보궐선거 공천은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카드다. 결국 5장의 카드를 잘 배분해 ‘원팀’을 만드는 것은 윤 후보의 정치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재보궐 공천은 전략공천으로 마무리되거나,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해서 후보를 정한 이후 경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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