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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2호]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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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통신]131년 역사 제국호텔마저… 일본 호텔은 변신 중

도쿄= 이하원  조선일보 특파원 may2@chosun.com

▲ 1 도쿄 제국호텔 photo 위키피디아
2 힐튼이 도쿄 니혼바시에 2026년 개업할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조감도. photo travel.watch.impress.co.jp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이 해외 관객 없이 치르기로 결정되자 일본의 호텔업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도쿄는 물론 오사카, 교토, 삿포로 등 주요 도시에 호텔이 우후죽순 생겨났었다. 하지만 해외 관광객 없이, 그것도 국내 관객만으로 올림픽 경기장의 50% 이하를 채우기로 사실상 결정됨에 따라 호텔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로 인해 호텔업계가 빈사상태에 빠진 것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일본은 특히 심각하다. NHK 방송은 지난 4월 1일 관광청 통계를 인용해 올해 2월 호텔과 여관 등을 이용한 투숙객은 연인원 178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2% 줄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에 따라 정부의 여행장려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이 중지돼 13개월 연속으로 투숙객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이 중 외국인 투숙자는 연인원 24만명으로 2020년 같은 달보다 95%가 줄어들었다. 객실 가동률은 26%에 불과하다. NHK 방송이 ‘기록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다.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일본의 호텔업계는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가장 큰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다. 2012년 2차 집권을 시작한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관광입국(觀光立國)을 전면에 내건 후 외국인 관광객은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다. 2013년 1000만명을 넘은 데 이어 2018년엔 3000만명을 유치했다. 아베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이 오게 하겠다고 큰소리쳤다. 장밋빛 전망이 넘쳐나면서 호텔 공급이 크게 늘어났다. 부동산 투자 회사 CBRE는 2019년 도쿄를 비롯한 일본 9대 도시의 객실이 2021년까지 24% 증가, 8만 객실이 늘어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실제로 최근에는 “도쿄 도심에 새로 짓는 건물은 둘 중 하나가 호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크고 작은 호텔이 많이 들어섰다. 여행객이 많이 찾는 신주쿠(新宿) 일대에는 2개의 ‘APA호텔’이 동시에 문을 열었다. 고급 식당과 쇼핑센터가 몰려 있는 긴자(銀座) 인근의 중급 규모의 호텔 객실이 도쿄올림픽 기간 중 하룻밤 5만엔(약 51만원)에 예약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19 사태 시작 후 6개월간 해외 관광객이 줄어 숙박업의 손실이 7000억엔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도쿄상공리서치(TSR)에 따르면 지난해 숙박업의 도산은 전년 대비 57% 증가한 118건이었다. 7년 만에 도산 건수가 100건 이상으로 증가, 호텔업계에 빨간불이 켜졌음이 분명해졌다. 호텔 도산 건수는 음식업체를 웃돌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최대의 피해 업종이 됐다. 일부 호텔은 살아남기 위해 주간 영업을 우선시하는 ‘러브호텔’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3월 오사카나 교토 등에는 위치 좋은 곳에 신장개업한 호텔에서 평일 5000엔(약 5만원)에 투숙했다는 경험담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일본 최고급 호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로 창업 131년을 맞은 도쿄 ‘제국호텔’은 경영난을 겪다가 지난 3월부터 정액제 ‘서비스 아파트먼트’ 사업을 시작해 화제가 됐다.
   
   3층 객실 일부를 개수(改修)해 99실을 아파트식으로 전환, 임대료를 받는 형태다. 임대 가격은 30㎡ 객실의 경우 세금·서비스료를 포함해 30박에 36만엔(약 380만원). 50㎡ 객실은 같은 기간에 60만엔(약 640만원) 수준이다. 전속 종업원이 딸려 있으며 식사와 청소, 세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국호텔이 업태를 바꿔서 임대료를 받는 형태의 사업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제국호텔은 객실 가동률이 떨어지자 ‘텔레워크(출근하지 않고 근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비즈니스맨이 제2의 일터로 호텔을 이용하는 것을 겨냥했다. 부유층이 ‘세컨드 하우스’로도 이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국호텔은 메이지시대에 창립돼 오쿠라, 뉴오타니 호텔과 함께 도쿄를 대표하는 3대 호텔로 불렸지만, 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했다. 긴자에 인접한 제국호텔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2019년 4월부터 12월까지 30억엔의 흑자를 낼 정도로 성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86억엔의 적자를 냈다.
   
   일본의 호텔업계가 고전하고 있지만, 정반대의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최고급 호텔 운영 회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신축 및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호텔업계의 큰손인 미국의 힐튼은 2026년 일본 첫 진출인 최상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니혼바시(日本橋)에 개업한다. 47층, 전체면적 32만㎡의 초대형 규모로 니혼바시 인근에서는 가장 높은 빌딩군에 속하게 된다. 이 호텔은 니혼바시역과 직접 연결되며 약 200개의 고급 객실을 갖출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탈리아의 고급 호텔 ‘불가리’도 도쿄역 인근의 야에스(八重洲)에 일본 최초의 고급 호텔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주일 미대사관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 ‘오쿠라’는 지난해 새롭게 단장, 도라노몬(虎ノ門) 일대의 풍경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 호텔은 41층 건물 전체가 모두 유리벽으로 돼 있으며 주변에는 작은 공원을 만들었다. 이 호텔의 1층 로비와 2층은 일본의 전통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호텔 오쿠라는 1964년 첫 번째 도쿄올림픽 때 개장했는데 두 번째 올림픽을 맞아 새롭게 문을 여는 기록을 세웠다.
   
   제국호텔도 미쓰이부동산과 손잡고 2030년에 재건축을 한다는 계획이 최근 발표됐다. 총공사비 2500억엔 규모를 투자, 지상 17층에 약 600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 본관과 31층짜리 복합건물을 만든다는 계획이어서 고급 호텔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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