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자국 선수들과 만난 쑨춘란 중국 국무원 부총리(첫줄 가운데). ⓒphoto. 신화
오는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자국 선수들과 만난 쑨춘란 중국 국무원 부총리(첫줄 가운데). ⓒphoto. 신화

오는 7월 23일 일본 도쿄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막식에 참석할 중국정부 대표의 급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하는 대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정리된 한국과 달리,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여전히 개막식 참석자의 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당초 일본 언론은 지난 7월 6일, “쑨춘란(孫春蘭) 국무원 부총리가 참석을 검토 중”이란 보도를 냈지만, 중국 당국은 확인도 부인도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지난 7월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도쿄올림픽 특사파견 계획여부를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일본이 성공적이고 순조롭게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기를 지지한다”면서도 “중국은 이미 도쿄올림픽 체육대표단 명단을 발표했으나 관련 문제(특사파견)에 관해서는 발표할 소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지난 7월 14일 발표된 중국 체육대표단의 최고위급은 단장을 맡고 있는 거우중원(苟仲文) 중국 국가체육총국 국장 겸 중국올림픽위원회 주석에 그친다.

당초 일본은 중국과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 오는 2022년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이 중국인 점 등을 감안해 중국 당국이 적어도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을 개막식에 보낼 것이란 기대를 해왔다. 실제로 중국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서열 7위인 한정(韓正) 수석부총리를 파견한 바 있다. 코로나19를 감안해 국외출장을 자제 중인 상무위원급의 방문이 무산되더라도 상무위원 못지않은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의 방일도 내심 기대해왔다. 왕치산 부주석은 지난 2019년 10월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때 중국 측 특사로 참석한 바 있다.

이 점에서 보면 ‘쑨춘란 부총리’ 참석설은 사실 일본으로서는 가장 기대를 낮춘 시나리오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 2016년 지구 반대편에서 열린 브라질 리우올림픽 개막식때 쑨춘란 부총리의 전임자인 류옌둥(劉延東) 전 부총리를 특사로 파견한 바 있다. 류옌둥 전 부총리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때도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옆 자리에 앉았었다. 이 같은 전례를 감안하면 체육담당 부총리인 쑨춘란 부총리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은 가장 무난한 시나리오다. 쑨춘란 부총리는 지난 6월 18일, 도쿄올림픽에 참석할 중국 선수단을 직접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중국은 도쿄올림픽에 역대 최대 규모인 777명의 선수단(코치, 의료진 등 포함)을 파견한다. 대표단의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은 99.61%다. 다만,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미국 측 특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인 점을 감안해 특사의 급을 막판 격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도쿄올림픽에 참석할 중국 측 얼굴이 누가될지는 개막식 당일날 판가름날 전망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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