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난 마윈. ⓒPhoto 뉴시스
2019년 9월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난 마윈. ⓒPhoto 뉴시스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11월 11일 ‘쌍십일(雙十一)’을 맞아 마윈(馬雲)의 알리바바 제국이 부활할지 주목된다. 홀로 서있는 작대기 네개의 모양(11.11)에서 유래해 ‘독신자들의 쇼핑축제’라는 뜻의 ‘광군절(光棍節)’로도 불리는 쌍십일은 중국 최대 쇼핑축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를 비롯해 징동(京東), 핀뒤둬(拼多多) 등은 매년 쌍십일을 맞아 대규모 판촉행사를 개최해 왔다. 올해는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 완화에 따라 알리바바 단일 기업으로만 5500억위안(약 101조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쌍십일 매출은 중국의 소득수준 증가와 온라인 쇼핑으로의 급속한 전환에 따라 매년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알리바바 계열의 B2C(기업 대 소비자) 쇼핑플랫폼인 ‘톈마오(天猫ㆍ티몰)’ 기준으로 지난 2009년 첫 행사때 5000만위안(약 92억원)에 불과했던 쌍십일 하루 매출은 지난 2016년 1207억위안(약 22조원)으로 1000억위안대를 돌파한 이래 매년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에는 쌍씹일 하루 매출 2135억위안(약 39조원)으로 2000억위안을 돌파한데 이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2020년에도 4982억위안(약 92조원)의 대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 호전에 따라 대규모 ‘보복소비’가 예고된 상황에서, 톈마오 단일사이트에서만 5500억위안(약 101조원) 이상의 쌍십일 매출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톈마오와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 징동 역시 신기록 행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징동은 지난 2019년 쌍십일 행사때 2044억위안의 판매고를 찍으면서 매출 2000억위안을 돌파한 이래 2020년 쌍십일에도 2715억위안(약 50조원)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매년 매출증가세로 봤을때 징동 역시 올해 쌍십일 매출 3000억위안 돌파가 확실시된다.

지난해 중국 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기세를 펴지 못했던 알리바바 제국이 부활할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알리바바의 개인대주주인 마윈은 지난해 10월 상하이에서 중국 금융의 수준을 ‘전당포’에 빗대 관치금융을 비판한 연설로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났다. 이 일로 마윈은 공개석상에서 사라지고, 알리바바 계열의 중국 최대 결제플랫폼인 즈푸바오(알리페이)를 운영하는 마이금융(앤트그룹)의 상하이와 홍콩증시 상장이 무산되는 등 시련을 겪었다. 알리바바 측은 지난 6월 알리페이 회원 10억명의 금융정보를 중국 당국과 합작하는 회사에 넘기는 조건으로 한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자연히 11월 10일 저녁부터 열리는 쌍십일 전야제에 마윈이 모습을 드러낼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알리바바 측은 쌍십일 전날 저녁부터 11월 11일 0시까지 전세계 유명 연예인을 초청해 대규모 전야제를 매년 개최해 왔다. 마윈은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나기 직전인 2018년 쌍십일까지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거나 영상메세지를 통해 건재를 과시해 왔다. 2019년 9월 회장직에서 공식 사퇴한 직후 열린 쌍십일 전야제때는 관중석 위에서 쌍안경으로 행사를 지켜보는 모습이 포착됐으나, 2020년 쌍십일에는 ‘전당포’ 발언 후폭풍으로 인해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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