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말 BBC 주요 프로그램인 ‘뉴스나이트’ 대표 진행자였던 에밀리 메이틀리스가 BBC를 저격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한 TV 콘퍼런스의 주요 연사로 나선 메이틀리스는 45분간에 걸친 강연 중 BBC 재직 중 자신이 겪어야 했던 언론 중립에 관한 논쟁적 일화를 밝히며 콘퍼런스에 참석한 TV 업계 종사자들과 언론 자유를 논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 언론계에서는 지금도 언론 자유에 관한 진지한 자문과 반성의 파문이 일고 있다. 메이틀리스가 밝힌 일화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5월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총애를 받던
X세대(1970년대생)는 세대 담론의 투명인간이었다. 베이비붐세대는 바글거리는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후에도 부모와 자식 부양을 이중으로 책임져야 하는 슬픈 세대로, 386세대는 똘똘 뭉쳐 민주화를 이뤄낸 거룩하고 당당한 세대로 주목받았다. 그 다음은 순서로 보자면 X세대다. 하지만 세대 연구자들은 X세대를 건너뛰고 밀레니얼세대를 주목했다. ‘워라밸’과 ‘욜로족’으로 상징되는 이 세대야말로 기존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세대라며 연구하고 배우라고 한다. 그러더니 언제부터인가 1990년대생으로 표방되는 Z세대 연구가 한창이다. 스마트폰과
“매주 그 새로운 소재를 어떻게 찾으세요? 참 신기해요.” 주간조선 독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이 말을 한 300번쯤 들은 것 같네요. 맞습니다. 주간지 기자들의 큰 일 중 하나는 아이템과의 싸움입니다. 아이템은 고구마줄기 같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음, 혹은 다다음 아이템이 딸려 나오는 경우가 많지요.지난 호 추석특집으로 다룬 ‘은퇴 후 성공적으로 인생 2막을 연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50대 남성의 고독사(孤獨死) 문제를 심층취재하던 중 기획하게 됐지요. 고독사 통계를 봤더니 연령별로는
건명원이 지난 9월 2일 설립 2주년을 맞았다. ‘한국의 창의 전사 양성소’ ‘전혀 새로운 미래 학교’ ‘반역자 양성소’ 등의 수식어를 낳은 건명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소수정예의 인재들이 건명원식(式) 교육에 뛰어들고 있고, ‘건명원’은 어느덧 하나의 고유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건명원은 시대의 벽 앞에서 답답함을 느낀 특공대 교수들과 한 자본가가 탄생시킨 독특한 학교다.(주간조선 2393호 2016년 2월 1일자 커버스토리 ‘한국의 스티브 잡스 양성소 건명원 1년’ 참조) 이들이 원하는 건 하나다. 이 시대의 벽을 뚫고
[image1]11호 태풍 낭카가 일본 내륙을 강타하고 지나간 지난 7월 21일 통역과 함께 오키나와의 대표 일간지 류큐신보를 찾았다. 류큐신보 사옥은 오키나와 현청 소재지 나하 시내에 있는 9층 건물이었다. 오키나와 현청 앞에서 이곳으로 2005년 옮겨 왔다고 했다. 류큐신보는 지난 6월 25일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공부모임에 참석한 소설가 하쿠타 나오키(59·전 NHK 경영위원)가 “아베 총리를 비판해온 오키나와의 두 신문을 으깨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목했던 두 신문 중 하나이다. 하쿠타는 발언 파문 이후 6월 28일에
LA타임스 ‘퀘이크봇’포브스 ‘내러티브 사이언스’ 야후 ‘워드스미스’…미국의 LA타임스 온라인판은 지난 3월 30일 새벽 2시26분 캘리포니아주 베이커로부터 34마일(약 55㎞) 떨어진 곳에서 진도 4.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진의 최초 보도인 이 기사는 인터넷망을 타고 세계로 빠르게 전파됐다. 지진 발생부터 기사 보도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 LA타임스의 이 기사는 지진 발생 지역의 상세지도가 들어가 있었고 ‘해당 지역에서 최근 10일 새 진도 3.0 정도의 지진이 한 번 더 있었다’는 내용을 싣고 있었다. 지진
[image1]미의 역정리쩌허우. 글항아리. 3만2000원중국사상사론으로 유명한 중국 철학자의 책. 저자는 ‘중국 현대미학의 제1바이올린 주자’라고 불린단다. 그는 미학자로 불리기 싫어한다지만, 그의 저서 중 영향력이 가장 큰 건 이 책이라고. 덩리쥔의 노래를 들으면서 리쩌허우의 ‘미의 역정’을 베껴 쓰는 게 1980년대 중국 젊은이의 자화상이었다고 한다.[image2]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후루이치 노리토시. 민음사. 1만9500원일본의 젊은 ‘사토리 세대’를 분석한 책. 도쿄대 출신 20대 사회학자의 이 책은 “이제까지의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요즘, 간혹 일본 언론에 나오는 한국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일부 언론들이 아주 작정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무자비한 ‘한국 때리기’ 기사들이 판을 치고 있다. 한마디로 해도 해도 너무한다.지난주 보수우익의 대표적 시사주간지 ‘주간문춘(週刊文春)’(11월 21일자)은 ‘한국의 급소를 찌른다’는 표지 기사로 한국 비판을 길게 했다. 일본을 향한 박근혜 대통령의 잇따른 과거사 사죄 요구에 대해 일본 정부와 외무성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조희팔을 잡아라!’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을 쫓는 사람들은 지금 이 시각에도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조희팔은 측근 강태용 등과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2월 9일 충남 태안에서 중국으로 밀항했다. 3년 뒤, 경찰은 조희팔이 2011년 12월 19일 도피처인 중국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경찰 측은 조희팔 사건을 잠시 덮어두고 있는 상태다. 언제든 상부의 지시만 있으면 다시 관련 수사기록을 꺼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는 ‘캐비닛 사건’이다.현재 조희팔을 찾기 위해 동분서
지난 몇 주간 영국 언론들은 신이 났다. 그들의 가장 강한 경쟁 상대이자 ‘큰 집’인 공영방송 BBC를 제대로 물어뜯을 호재가 생겨서다. 현재 영국을 뒤흔들고 있는 두 가지 큰 사건 모두에 BBC가 직접 당사자로 연관돼 있다. 하나는 지난 반세기 동안 BBC 간판 프로그램들의 사회자로 있다 작년 10월 84세의 나이로 사망한 지미 새빌(Jimmy Savile)의 성범죄 사건이다. 다른 하나는 보수당 중진이었던 은퇴 정치인 알리스테어 맥알파인(Alistair McAlpine)경을 BBC의 간판 프로그램 ‘뉴스나이트’가 유아성애자(Pe
2010년은 한국 스포츠 역사에 기념비적인 해로 기록될 것이다. 변방에 머물던 한국이 세계 스포츠의 중심부를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신호탄은 지난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쏘아올려졌다.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김연아는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에서 세계를 제패했다. 두 번째 사건은 지난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달성되었다. 허정무가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위업(偉業)을 이룩했다. 세계 축구는 더 이상 2002년의 4강 신화를 ‘홈그라운드 프리미엄’으로 폄하할 수 없게 되었다. 세 번째 사건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