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탈원전을 폐기하고 탄소중립 정책도 대폭 수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GDP(국내총생산)가 매년 0.7%씩 감소하는 걸 견뎌내야 하고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5배 이상 오르는 걸 각오해야 한다는 전망 때문이다. 탈원전·탄소중립을 고집할 경우 상위 20위까지의 기업들이 모두 문닫을 판이다. 자칫하면 국제사회와의 약속도 못 지키면서 국가 경제도 고물가·저성장의 늪에 빠져버릴 수 있다. 이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명백한 진실이다.그렇다고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다양한 것도 아니다.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변경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전
우크라이나 사태로 기름값이 수직 상승하면서 경유값이 휘발유값보다 더 비싼 주유소가 등장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낯선 일이다. 물론 전국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격은 여전히 경유가 더 싸다.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3월 29일 기준으로 전국의 경유값은 휘발유보다 리터당 평균 81원이 더 낮다. 그런데도 경유를 많이 소비하는 생계형 운송업자·자영업자·중장비업자·농어민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단순히 유류세의 인하폭을 확대하고,
민주화 이후 지속적으로 국정의 중심에서 밀려나버렸던 과학기술이 화려한 부활의 기대로 들떠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계는 ‘과학기술 중심의 국가운영’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을 반기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과학기술을 챙기고, 과학기술을 국정의 주요 의사결정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 새 정부 과학기술 공약의 핵심이다. 과학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신선하다. 그동안 ‘코드’와 ‘할당제’에 짓눌려 있던 과학기술 인사(人事)도 바로잡을 것으로 기대한다.지난 60년 동안 우리 과학기술의 가장 확실한 성과였던 원전 기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원전 테마주가 갑자기 들썩했다. “향후 60여년 동안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월 25일 뜬금없는 발언 때문이다.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의 공사도 재촉하고, 원전의 적절한 가동률 유지를 촉구했다는 소식이다. 안전성·경제성·친환경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탕으로 지난 5년 동안 원전에 대해 극단적인 혐오·적대·거부를 온몸으로 쏟아냈던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어떠한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고려한 어설픈 면피용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과학기술 정책을 전담하는 과학기술 컨트롤타워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여야의 대선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의 공약에 따르면 그렇다. 바이든 행정부의 ‘과학과 진리(Science and Truth)’와 같은 참신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참여정부의 과학기술 부총리 체제나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위원회를 부활시키는 카드를 후보들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듯하다. 부끄러울 정도로 과거 지향적이고 퇴행적이다. 밀실에서 은밀하게 만들어지는 대선 공약이 기술패권 시대의 과학기술을 질식시키고 있
K방역의 성공에 취해버린 정부가 또 사고를 치고 말았다. 방역은 물론 정책에 대한 전문성도 없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의 어설픈 탁상행정이 문제였다. 이번에는 ‘위드코로나’라는 목표를 내세운 ‘코로나19 방역패스’다. 접종증명서나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지 못하는 사람은 방역의 의무를 무시해버린 ‘나쁜 국민’으로 낙인찍어버리겠다는 과격하고 미련한 조치다. 백신을 접종받을 기회조차 없었던 청소년들이 반발했고, 법원도 방역패스에 급제동을 걸었다. 임의적·자의적 기준으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방역패스에
작년 8월에 출시되어 대박을 터뜨린 ‘모다모다’의 폴리페놀 발색 샴푸가 식약처에 미운털이 박혀버렸다. 작년 11월에는 발색 샴푸의 광고를 금지시켜버렸는데, ‘모다모다의 광고가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허위·과장’이라는 식약처의 주장은 중앙행정위원회가 인정해주지 않았다. 원천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KAIST의 이광형 총장도 “제도가 신기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그런데 식약처가 또 이 샴푸에 들어간 THB(1,2,4-트라이하이드록시벤젠)라는 낯선 성분의 사용을 금지시키겠다고 예고했다. 기어이 발색 샴푸를 퇴출시키
2022년 새해가 밝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장엄한 새해 일출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떠들썩하게 자랑하던 K방역도 시들해졌고, 호기롭게 시작했던 단계적 일상회복도 45일 만에 접어야 했다. ‘검은 호랑이’의 임인년이 시작되는 설날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만 힘겨웠던 것이 아니다. 교수신문은 지난 한 해를 ‘묘서동처(猫鼠同處)’로 평가했다. 도둑을 잡은 자와 도둑이 한통속이었다는 뜻이라고 한다. 새로 시작하는 2022년은 고진감래(苦盡甘來)의 한 해가 되기를 간절하게 소망한다.‘설날’은
정부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출발부터 비틀거리고 있다. 법원이 생명과학II의 20번 문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수험생의 손을 들어줬다. 제시된 지문의 서술에 오류가 있는 것은 명백하다. 수능을 출제한 교육과정평가원도 오류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는 문항에서는 그런 정도의 오류가 ‘치명적’이 아니어서 ‘이상 없다’는 것이 옹색한 변명이다.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된 오류 논란 탓에 문과생들에게 심각하게 불리할 것이라는 당초의 우려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일상회복의 ‘후퇴 불가’라는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선언해버렸다. 이번에도 역시 ‘모두 합심하자’는 대통령의 순진한 발언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실제로 정부의 방역·의료 포기를 뜻하는 재택치료가 일상회복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없다. 어설픈 공항 방역만으로 들불처럼 번지는 오미크론을 막아낼 수도 없다. 이미 국내에서도 의심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많이 늦어진 부스터샷(백신 3차 접종)에 한 가닥 기대를 거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형편이다.아무도 경
산업용 요소수를 희석해서 써도 경유차의 배출가스가 환경기준을 충족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2주 동안 요소수 품귀에 속이 타들어갔던 소비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환경과학원의 시험 결과가 그렇다. 그런데 환경부의 결론이 묘하다. 소비자의 생계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경유차의 고장 가능성이 더 걱정된다는 것이다.환경부가 강조하는 환경성·안전성이 무엇이고, 과연 추가 실험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물론 차량 고장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을 감당하고 싶지 않은 입장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요소수 품귀를 적극적으로
지난 10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힘차게 솟아올랐던 누리호의 발사는 아쉽게도 ‘미완의 성공’으로 끝나고 말았다. 총중량 200t의 누리호를 700㎞의 높이까지 밀어올리기는 했다. 그러나 알루미늄으로 만든 1.5t의 위성 모사체를 초속 7.5㎞의 속도로 충분히 밀어주지는 못했다. 물론 절망할 일은 아니다. 우주선 발사에서 실패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리호는 내년 5월 다시 우주로 올라간다. 화려한 우주시대의 꿈대통령이 ‘대한민국 우주시대’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하필이면 누리호 발사 실패의 현장에
발암물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발암물질을 한 번이라도 먹거나 만지기만 해도 당장 암에 걸린다고 겁을 내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발암물질이 조금이라도 들어있는 제품·음식·환경요인은 철저하게 경계해야 한다고 야단법석이다. 언론과 전문가들이 소비자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의학·식품·환경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렇다. 그렇다고 모든 소비자들이 발암물질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으로 인체 발암성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을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용량’이 독을 만든다화학물질은 인체에
문과(인문계)가 추락하고 있다. 올해부터 떠들썩하게 도입되는 무늬만의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사실 문과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대학을 들어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졸업 후의 취업난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기업이 신입사원의 80%를 이공계 출신으로 채우고 있다. ‘디지털 전환’ 때문에 이공계 출신을 우대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인문계는 신입사원의 ‘다양성’을 고려해서 채용하는 양념이라는 기업도 있다. 궁지에 몰린 인문계 학생들이 ‘코딩’ 과목 수강에서 출구를 찾겠다고 야단들이다. 짝퉁 수능
대선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여야의 예비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캠프의 몸집을 불리면서 화려한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오로지 대선 승리만을 목표로 은밀하게 운영되는 ‘밀실 캠프’ 인사들이 만들어낸 졸속 포퓰리즘 공약(空約)이 대부분이다. 누가 봐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엉터리 선심성 퍼주기 공약으로 불안한 유권자의 표심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대선 공약의 핵심이었던 과학기술·산업·외교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국가의 장기적 미래를 걱정하는 진정한 공약(公約)도 찾아볼 수 없다.국정에서 사라져버린 과학기술지난 60여년 동안 우리는
결국 졸속의 ‘탄소중립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기후위기 극복은 빛 좋은 허울이고, 사실은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너지법·원자력안전법·전기사업법까지 통째로 무시해버린 불법·탈법적 ‘탈원전’을 고착화하려는 억지가 법제화된 것이다. 국제사회의 절박한 노력을 반(反)기술적 탈원전·탈석탄을 대못질하는 수단으로 변질시키고,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인 국회의 입법권도 임기 말 대못 박기의 수단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국제사회와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다.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5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의 중국어 발음)로 바꾼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훈령을 철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우리의 고유명사를 중국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한국식 신조어로 변경할 이유가 없고, 김치에도 ‘신기(辛奇)’라는 해괴한 별명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요즘 ‘서울’은 중국에서 ‘수이(首爾)’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보름이 지났지만 고작 1만1686명이 청원에 동의를 했을 뿐이다. 김치가 정체불명의 ‘맵고 신기한’ 음식으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는 위험
자동차에서 시작된 수소 열풍(熱風)이 이제는 광풍(狂風)으로 돌변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정유사와 제철기업도 발 벗고 나섰다. 꼴뚜기가 뛰니 망둥어도 뛰고 있는 형국이다. 화려한 수소산업의 ‘메카’를 만들겠다는 지자체들도 넘쳐난다. 모두 누구에게 쫓기기라도 하듯 야단법석이다. 살아남으려면 명함이라도 내밀어 놓아야만 한다는 절박감이 느껴진다.수소 광풍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탄소중립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는 현 정부의 작품이다. 탈원전의 대안으로 수소를 만지작거리던 정부가 임기 말에 드디
달아오르고 있는 대선 정국을 지켜보는 과학계의 입장이 몹시 난처하다. 어수선한 대선 무대에서는 경제·외교·국방·안보·교육·산업·복지와 같은 국가의 핵심 의제들이 모두 자취를 감춰버렸다. 당연히 과학기술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19금 수준의 ‘X파일’과 낯 뜨거운 ‘바지 타령’이 국민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정말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그런 대선주자들이 밀실에서 만들어낼 공약에 대한 기대는 버릴 수밖에 없다. 오히려 대선후보에게 과학기술
정부가 에너지의 문외한들로 구성된 탄소중립위원회에 검토를 의뢰했다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놀라울 정도로 비현실적이고 어설프다. 에너지 현실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도 찾아볼 수 없는 이 로드맵은 3류 공상소설만도 못 한 졸작이다. 이 로드맵대로라면 지난 연말 국제연합(UN)에 제출했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졸속으로 만들었던 제9차 전력수급계획을 모두 뜯어고쳐야 한다. 전국을 태양광·풍력으로 가득 채워놓고도 모자라는 전기는 러시아·중국에서 들여오겠다는 것이 로드맵의 알량한 결론이다. 신재생은 탄소중립 아니다2050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