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광역자치단체장 경선에 참여하는 현역 국회의원이 14명이나 된다고 한다. 대구광역시장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을 비롯해 서울특별시장에 도전장을 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다선(多選)의 거물급 의원들도 여럿 보인다.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라는 경기도에서도 여야를 통틀어 3명의 현역 의원(안민석·조정식·김은혜)이 경기지사직에 도전장을 던졌다. 각 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영·호남에서는 현역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 경향이 더욱 심하다. 지방선거에 도전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공했다.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만 명이 폴란드, 몰도바, 독일 등으로 피란을 떠났고, 또 떠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부차, 마리우폴, 이르핀 등에서는 러시아 군인들이 살해한 노인, 여성, 어린이들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여기에 원유 등 각종 자원과 곡물 가격의 상승으로 세계경제는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세계가 푸틴의 호전성과 잔인성을 규탄하고 있다.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여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 나라들은 군사개입보다는 경제
군사 임무 활동에서 ‘공조(coordi-nation)’는 과소평가되어 있다. 그러나 공조는 보기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와 노력을 요구한다. 작전 계획을 수립하거나, 정보를 공유하거나,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서 공조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공조는 ‘노력의 집대성(Unity of Effort)’이란 군사원칙의 핵심요소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공조는 한·미연합사령부, 합참, 국방부 등 모든 군 사령부의 핵심 활동이다. 기름칠이 잘된 기계가 부드럽게 작동하듯이, 군사작전의 경우 공조는 그 윤활유라 할 수 있고, 그런 윤활유 없는 엔진
지난해 11월 전후로 세계 6대 수출대국이자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대한민국이 ‘요소수’ 하나로 허둥댄 적이 있다. 화물트럭 같은 디젤차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수의 중국발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물류대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중국 때문에 촉발됐지만 시스템만 제대로 갖춰지고 작동됐더라면 크게 겪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오히려 우리 스스로 화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중국 당국이 석탄추출물인 요소 수출제한 조치에 착수한 것은 지난해 호주와의 무역분쟁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함에 따라 석탄이 부족해지면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정권교체를 통한 윤석열 정부의 탄생은 여러 분야에 걸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일관계에 관해서는 양국 모두가 큰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 한일 양국이 국교를 수립한지도 어언 56년이 지났지만,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은 최악의 관계로 치달아 왔다. 문 정부의 위안부재단 해체와 징용공 배상 판결 후 일본의 무역 보복으로 관계 악화는 결국 문 정권이 끝날 때까지 지속되었다. 서로가 반일·혐한 등을 외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일본은 한국의 신정부 탄생만을 기다리며 대화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말해 왔다. ‘한국의 다
‘주역이 무속’이라는 오해가 정치판에 팽배한 시절에 주역 들고 정치평 하는 게 마뜩잖지만, 세월의 긴박함을 핑계 삼아 몇 마디 보태기로 한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며칠 앞이다. 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은 쓸 수 있는 카드를 소진했다. 중장기 정책과 백년대계로부터 음해, 과장, 적반하장, 시치미, 소설(小說)까지 온갖 장치를 융단폭격으로 퍼부었다. 마지막 토론회 직후엔 윤·안 두 후보가 심야·새벽의 장기 회동을 통해 은밀하고, 전격적이며, 파격적인 ‘반전 단일화’를 끌어냈다. 모든 패를 활용했다. 이렇게 사
캐나다 정유업체 하베스트의 부실 계열사를 비싼 가격에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2015년 7월 기소돼 재판을 받은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강 전 사장은 정부로부터 4340만원의 형사보상금도 받게 됐다. 김신종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도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개발 비리 의혹이라는 죄목으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2018년 11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전 정권 겨냥 자원개발 비리 수사가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설 명절을 전후해 보이스피싱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판단된다. 2006년 5월에 처음 발생한 보이스피싱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한 해만 해도 총 3만1681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했고 재산 규모로 보면 7000억원의 피해가 생겼다. 하루 평균 87건의 피해 사례가 발생한 셈이고 누군가는 매일 19억원 이상의 돈을 뜯겼다는 의미다. 2021년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 당국은 보이스피싱 엄정 대응을 약속하며 여러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
안철수는 한국 정치사의 해프닝으로 기록될지 모른다. 그 해프닝은 정기적 철수(撤收)와 일상적 치기(稚氣), 그리고 선거 국면에서의 단일화론으로 요약된다. 그중 단일화는 안철수의 최종 병기로, 선거 때마다 양보·사퇴 또는 합의로 형식을 달리하며 그의 정치생명을 이어줬다. 가히 단일화 신공(神功)이라 할 만하다. “내가 MB의 아바타인가요?”란 질문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킨 2017년 대선을 빼곤, 안철수 곁엔 늘 ‘단일화’가 있었다.20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안철수란 존재는 정치판에 다시 ‘단일화’를 소환한다. 능동적 소환이든 우발적
“제 앞 대통령들인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은 모두 권력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김영삼, 김대중도 돌아가실 뻔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자신에 대한 국회 탄핵이 가결된 후 연세대에서 ‘리더십’ 특강을 하면서 발언한 대목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강조한 전직 대통령들은 권력에 목숨을 걸었던 인물들이다. 비전을 내건 창업가적 지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제17대 대선부터 이런 인물들을 대체하는 새 현상들이 나타났다. 창업가적 지도자 세대가 아니라 ‘아바타’, 즉 기존 발광체에 기대어 빛을 발하
“역사를 잊은 집단이나 민족은 미래가 없다.”영국의 위대한 지도자 처칠, 단재 신채호 선생 등 동서고금의 수많은 지도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외친 격언이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강조한 바 있다. 5년 만에 다시 대선 시즌을 맞은 우리로서도 귀에 담아야 할 격언이다. 가장 중요하게 되돌아볼 지점은 역시 역대 대선의 시대정신(Zeitgeist)이 무엇이었느냐는 것이다. 다양한 승리 법칙과 선거 양상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이 결국 대선의 승패를 갈랐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기
2021년 1월 포항 MBC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서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방사성물질 누출 의혹을 보도하였다. 월성원전 지하배수로에서 71만3000㏃(베크렐)이 검출되었고, 부지 내 우물에서 최고 53만㏃이 검출되었으며, 이러한 삼중수소가 부지 외부로 확산되었을 수도 있다는 보도였다.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고 2월 초 경주시는 민관합동조사단을 출범시켰다. 3월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민간합동조사단 및 현안소통협의회를 출범해 조사에 착수하였다. 이러한 누출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공식 발표되면 밝혀질
주역(周易)에는 혁명의 추억이 담겨 있다. 춘추전국 이전, 고대 중국의 은·주 교체기에 주나라 창건 세력이 감당해야 했던 고난과 고심이 고스란하다. 주역은 일부 신봉자들이 떠들어대듯 희대의 예언서나 마음공부의 책이 아니다. 신비의 경전 따위는 더더욱 아니다. 피의 흔적과 냄새가 행간에 진하게 밴, 왕조교체 시국의 르포에 갈음한다. 직설적 언어 대신 암호를 표면에 둘렀지만, 저널의 성격도 띤다. 바람 찬 연말, 고대의 비급(祕笈)을 화두로 꺼내드는 건 저널·르포로서의 주역에 내재한 특유의 ‘왕조교체’ 분석 틀 때문이다.“꽃잎을 포갠
대선(大選)과 주술(呪術), 참 난해한 인연이다. 정치와 제사는 한 몸이었으니 깊은 인연이라 해야 하나. 고리짝 같은 시절의 제정일치(祭政一致)가 사라지고 한참인데 여전히 서로를 놓지 않고 있으니 질긴 인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각별한 인연의 연유에 대해선 잊자. 대신 2021년 11월의 주술(呪術) 정국을 일도양단하면 두 가지 논점이 남는다. 손바닥에 왕(王)을 새긴 자는 왕이 되는가. 화천대유(火天大有)의 패(牌)를 쥔 자는 대권도 거머쥐는가.왕과 화천대유, 둘 다 부적(符籍)이다. ‘왕’이 명시적이고 솔직한 부적이라면, 주역
현실주의 외교 전략가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저서 ‘외교(Diplomacy)’에서 “외교의 목표는 전쟁을 방지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통찰은 우리에게 시대가 요구하는 한 가지 중대한 물음을 던질 때가 됐다는 것을 알려준다. 오늘날 치열한 미·중 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동아시아와 서태평양 중심의 세계질서가 또다시 세계대전으로 치닫는 걸 막을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냉전 종식 이후 유지되어 온 강대국 간 평화 시대를 유지시키는 관건이 무엇인지 물어야 할 때라는 것이다.우선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이 현재 중국을 상
한·중·일 배터리 전쟁에서 그런대로 순항하던 한국 배터리 산업에 올해 초부터 갑자기 빨간불이 켜졌다.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에 커다란 차이로 역전당했기 때문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장 점유율만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였던 한국 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종합해 보니 전체 매출액은 22조원이지만 영업이익은 3500억원 적자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은 소재 및 가격에선 중국에 뒤져 있고, 품질 면에선 일본에 밀려 있다. 한국이 중국과 일본보다 앞선 것은 제조능력, 즉 제품이다.
대장동 사업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관련 기사는 연일 쏟아지고 여야 정치권의 대결은 거세다.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탓이리라. 여야의 진실공방이 거세지는 만큼 국민들은 피곤해진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민간사업자가 개발이익을 100% 가져가는 것을 막고 5500억원 상당의 이익을 성남시로 환수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환수사업”이라고 대장동 사업을 평가했다. 진실은 어디까지인가.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필자는 현역 시절 증권사에서 부동산 프로젝트금융(PF·Project Finance) 업무를 담당했다.
‘아리랑’은 한국 민족의 대표적 민요이다. 한국 민족이 사는 곳에서는 지구 어디서나 ‘아리랑’을 들을 수 있다. 한반도의 거의 모든 고을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닦인 독특한 가락의 아리랑이 있는 걸 보면 이 민요는 아득한 옛날 한국 민족의 조상들이 창작하여 온 나라에 퍼져서 즐겨 부르던 노래가 후손에게 전승된 것임을 알 수 있다.한국 문화재청의 조사에 의하면 현재 파악된 것만도 약 60여종 3600여수의 ‘아리랑’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아리랑’에는 한국인들의 사랑·그리움·기쁨·슬픔·이별·상봉(만남)·반김·미움·한(恨)·탄식·원망
지난 7월 27일 남북 통신선이 재가동됐다. 지난해 6월 북한에 의해 일방적으로 단절됐다가 13개월여만에 전격 복구된 것이다. 하지만 8월11일 현재 북한은 한미 군사연합훈련을 빌미로 이틀째 불통 사태를 이어가고 있어 언제 정상 통화가 이뤄질 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이번 남북통신선 복구에 정부와 여당은 들뜬 분위기부터 보였다. 지난해 6월 북한이 개성공단 내 우리 자산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기습폭파하고, 같은해 9월 연평도 해역에서 실종된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사살 후 시신을 훼손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
차기 대선 여권 후보군 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건국(建國) 관련 발언으로 때아닌 ‘역사 전쟁’이 불거지고 있다. 역사 전쟁은 대선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사실 우리 머릿속에 각인된 ‘대한민국 정부는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은 역사교과서에서도 사라지는 중이다. 이 표현은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제3조 영토 규정과 함께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통일지향성의 중요 근거가 되어왔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선거가 가능했던 한반도 내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