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무총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아야 한다.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은 국회의원 과반수 이상이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가운데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통과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선 국무총리 임명장을 받을 수 없다. 역대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지명됐다 국회 임명동의안 부결로 낙마한 사례는 9건이나 있다. 대의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처럼 민의를 대변하는 입법부, 즉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두고 있다. 국회의 임명동의안이 필요한 요직에는 사법부
“추천 내용에 ‘최흥식 부사장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는 서류전형 점수가 합격기준에 미달하였으나 서류전형을 통과하여 최종 합격.”지난 4월 2일 금융감독원의 하나금융 채용비리 특별검사단의 발표는 주간조선의 특종 보도가 사실임을 최종 확인시켜줬다. 주간조선은 지난 3월 9일자 커버스토리 ‘최흥식 금감원장의 채용비리 의혹’(2498호) 기사에서 “최흥식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자신의 대학 동창 아들을 추천했고, 합격기준에 미달됐음에도 해당 지원자가 하나은행에 채용됐다”고 썼다. 당시 주간조선 기사는 채용 추천인란에 ‘최흥식
‘잊히지 않았구나.’지난 1월 17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그는 내심 이렇게 안도하지 않았을까. 이날 구름처럼 몰려든 취재진을 바라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하 양비)의 눈빛은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잊힐 권리를 허락해달라”며 돌연 뉴질랜드로 떠났다. 중간에 두 차례 단기 귀국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두 달간 장기 체류하는 건 처음이다.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인 ‘양비’는 청와대 핵심 자리에 임명돼 대통령을 보좌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는 홀연히 떠났다. 그런 그가 지난
지난 1월 17일 아침. 감사원 직원들은 청사 입구로 걸어 들어오는 최재형(62) 감사원장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최 원장은 관용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했다. 이날 서울시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감사원을 포함한 공공기관은 이 조치에 따라 차량 2부제를 실시해야 하는데, 마침 최 원장 차량이 2부제 대상이었다. 그럼에도 감사원 직원들이 놀란 이유는 따로 있다.차량 2부제와 같은 조치를 피하기 위해 감사원이 그동안 두 대의 원장용 차량을 운영해온 사실을 직원들은 알고 있었다. 1호차가 2부제에 걸리면
“요즘 금융 쪽은 하수구 같아요.”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핵심인사 A씨는 식사 도중 상대가 불쑥 던진 말에 자신의 무릎을 쳤다. 시중에 자금이 풀려 유동성이 커졌는데 그동안 금융 분야를 등한시했던 점을 자각했던 것이다. 청와대로 돌아온 그는 정책실 내 금융 담당자들을 불러 모은 뒤 시중 동향을 파악해 수시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금융시장에 풀린 막대한 자금은 투자처를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A씨에게 금융 쪽에서 수상한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일러준 인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정덕구 현 니어재단 이사장이었다.당시
노무현 정부 4년 차인 2006년 7월 김형오 의원이 야당인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당시 김 의원은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동향이자 친박계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후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그는 2012년 5선(選)을 끝으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10년도 더 지난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최근 한국당 일각에서 그의 원내대표 시절 정치력이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4월 한덕수 국무총리는 취임 직후 김형오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비공개 만남을 제안했다. 중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임기만료가 내년 3월로 다가온 가운데 그의 3연임을 둘러싼 ‘관치(官治)’ 논란이 불거졌다. 금융가에서는 지난 6년간 하나금융그룹을 이끌어온 김 회장이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터라 그가 내년 2월에 있을 차기 회장 선출에 나설 경우 3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일각에서 “김 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한 상태에서 회장추천위원회가 가동되면 사실상 셀프(Self)연임이나 다름없다”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관치 vs 셀프연임’ 논쟁이 벌어진 배경이다.하나금융그룹 회장직의 3
“며칠 전 출장 준비로 바쁜 와중에 감사부서에서 연락이 왔다. 주민등록초본과 5년간 거주지 증명서 같은 서류를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까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차원이라고 했다. 모든 직원들을 상대로 ‘혹시나 있을지 모를’ 비리를 찾겠다고 이렇게 기관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해서야 되겠습니까.”11월 초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고위급 인사는 정부의 채용비리 전수조사에 대해 이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직원들이 윗선에서 내려온 전수조사 준비에 연연하는 걸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정권이 바뀌면 한바탕 소동이
요즘 부산 정가(政街)에서는 이호철 전 민정수석의 지방선거 출마 여부가 단연 화제다. 이호철 전 수석이 부산시장 선거에 준비한다는 소문은 서울 여의도 정치권에서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씨는 예상보다 높은 인지도와 경쟁력을 보였다. 지난 10월 29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시장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 이호철 전 수석은 9.9%를 얻어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27.9%),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10.5%)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김영춘 해수부
“문재인 정부 정책 결정의 특징은 일단 지르고 나중에 생각하자는 거다. 왠지 국가 경영의 키를 아마추어에게 맡긴 느낌이 들게 한다.”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지난 7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과정을 비판했다. 지난 7월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기존보다 16%가 인상된 시간당 7530원을 최저임금으로 결정했다. 역대 최고치 인상액을 두고 치킨가게·편의점 주인 등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은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1년 해보고 속도를 조절하
감사원의 ‘뒷북’ 감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원은 지난 6월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안을 위법 또는 부당하게 처리한 28명의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에 대해 해당 기관에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 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감사는 국회의 감사 요구에 따라 진행됐다. 감사는 지난 1월 17일부터 3월 10일까지 50여일간 진행됐다.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뒷북치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간조선은 2016년 11월 28일자(2434호)에서 커버스토리 ‘감사원은 뭐했나?’로 관련
5·9대선이 끝난 지 4주째로 접어들면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가 주고받은 고소·고발 사건의 처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각 정당 또는 후보자가 선거 기간 고소·고발을 남발한 것은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와 거짓해명 논란이 뒤엉켜 혼탁한 선거를 치렀다는 방증이다.5·9대선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극적 폭로 내용을 사실로 믿고 투표한 유권자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 기간 제기된 각종 의혹의 진실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권자 스스로 진실을 추구하지 않는 경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여야 정치권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책임질 청와대 국가안보실 ‘라인업’이 진용을 갖췄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통상 전문가인 정의용 전 제네바 대사를 임명했다. 5월 24일에는 안보실 산하 1차장에 이상철 성신여대 안보학과 교수를, 2차장에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을 각각 기용했다. 육사 38기인 이 차장은 육군 준장 출신으로, 안보 분야를 맡는다. 김 차장은 문 대통령 후보 시절 싱크탱크였던 ‘정책공감 국민성장’의 연구위원장과 현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외교안보분과위원장을 맡는 등 문
“이순신 장군의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는 말씀을 생각합니다.”지난 5월 2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한 말이다. 이날 유 후보는 자신에게 주어진 토론 시간을 아꼈다. 그는 토론 말미(末尾), 남은 시간을 할애해 시청자를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가 작심 발언을 한 건 이날 아침 벌어진 당내 국회의원들의 집단 탈당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김성태·권성동·장제원·홍문표·김재경·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군현·이진복·홍일표 의원 12명은 이날 탈당계를 내고 자유
담뱃세 13조원 vs 주류세 3조2000억원.정부의 연간 담뱃세와 주류세 수입은 총액 기준으로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음주 인구가 흡연 인구(800만명)에 비해 월등히 많음에도 세수(稅收)는 오히려 반대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5년 주류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맥주 소비량은 148병, 소주는 62병에 달한다. 주류 소비량이 담배 소비량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담뱃세가 주류세보다 월등히 많은 것은 정부가 2015년부터 담뱃값을 1갑당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