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의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 이 동네에서만 30년 넘게 살았다는 72살 A씨에게 옆집에 사는 가족은 ‘미스터리’였다.“내가 이 건물에 산 게 5년이 넘는데 얼굴을 한번도 못 봤어. 이사 오고 얼마 안 돼서 인사하고 그런 적은 있었는데 그 이후로 한번도 못 봤어.”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이면 매일 집 밖에서 동네 주민들과 둘러앉아 화투를 치곤 하는 마당발 A씨가 모르는 동네 일은 거의 없다. 다만 옆집 가족의 일만 모른다.A씨의 옆집에 사는 가족은 이제 60대에 접어든 아버지 허정수(가명)씨, 20대인 아들과 딸, 세 가족이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최고의 작품에 수여되는 ‘황금사자상’을 탄 영화 ‘조커’의 감독 토드 필립스가 패션지 ‘베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영화 ‘행오버’로 유명세를 탄 코미디 전문 감독이다. 그의 감독 프로필에 코미디가 아닌 진지한 영화가 올라간 것은 이번 영화 ‘조커’가 처음이다. 왜 갑자기 그는 코미디 장르를 벗어났을까.“요즘의 이 ‘깨어 있는 문화(woke culture)’ 속에서 웃기려고 노력해보라. 왜 더 이상 코미디가 먹히지 않는지 설명하는 기사들이 있었다. 내가 ‘왜’를 얘
경상북도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 낙동강이 흐르는 서쪽을 제외하고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주민 약 300명이 거주하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일대 대부분이 넓은 경지와 들로 이뤄져 있고 400~700m 높이의 크고 작은 산맥들이 군데군데 뻗어 있다. 주민들 말에 따르면, 본래 자연으로 푸르렀던 이 지역 풍광은 약 5년 전부터 달라졌다고 한다. 일명 ‘쓰레기산’ 때문이다. 912번 지방도로를 타고 마을로 진입하다 보면 수풀들 사이로 우뚝 솟은 회색빛 언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이 주민들이 지적하는 쓰레기산이다.지난 9월 1일 기
지난 6월 18일 민·관 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가 여름철 전기료 누진제 개편 권고안을 내놓았다. TF가 최종 선택한 안(1안)에 따르면, 올해 여름부터 작년 사용량 기준으로 총 1629만가구가 매년 7, 8월마다 15.8%씩 요금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2·3단계 가구에 각각 100㎾h, 50㎾h(월 사용량 기준)씩 상한을 높여 요금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번 개편안은 누진제를 사실상 그대로 두고 1629만가구에 월 1만원 정도 깎아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한국전력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변경된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으로 촉발된 D램 수퍼사이클(장기 호황) 종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도 내년 D램의 가격을 올해보다 15~2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고,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반도체 시장의 시장규모 성장률이 올해 15.7%에서 내년 5.2%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등 D램을 포함한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그간 누려온 호황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힘을 얻고 있다. 반면 D램 공급이 증가하더라도 클라우드 사업의 발달로 인한 데이터
지난 5월 9일 세계 최대 검색사이트 구글과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각각 뉴스 개편안을 내놨다. 구글의 순다 피차이 CEO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에서 올해 구글의 계획과 ‘인공지능 퍼스트’에 대해 설명했다. 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 지도 서비스인 구글 맵에 인공지능을 덧붙여 발전시킬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그가 따로 강조했던 것이 구글 뉴스였다. 사용자가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인공지능이 ‘추천할 만한 뉴스’를 정해 알려주고 정보를 정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4월 한 달 한국 영화계는 마블의 수퍼히어로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쏟아낸 이야기로 북적였다. 그중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영화 자막 번역과 관련된 문제다. 영화 ‘어벤져스’의 자막을 맡은 번역가는 그동안 마블 영화 대다수를 번역해온 박지훈 번역가다. 이번 논란이 있기 전에도 마블 팬들은 그의 번역을 썩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가 번역한 자막에 오류가 많았다는 이유에서다.대표적인 것이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 나온 대사다. 영화 주인공인 수퍼히어로 캡틴 아메리카가 가장 친한 친구 버키 반즈와의 옛 일을 회상할 때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에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714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8년 들어서도 1~2월에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많은 수가 한국인이었다. 전체 관광객 501만800명 중 151만1200명, 전체 관광객의 23.4%가 한국인이었다.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국민여행실태조사’를 봐도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 2016년을 기준으로 해외 여행객의 20.5%가 일본을 찾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여행객 다섯 명 중 한 명은 일본
사람들이 드나드는 복도 앞 소파에 앉아 기다린 지 1시간이 넘었다. 박윤주씨는 어렵게 받은 평일 휴가를 병원에서 보내고 있었다. 몇 년 사이 나빠진 시력 때문에 시력교정술을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다.“주변에서 말하길 수술할 거면 최소한 병원 3~4군데는 가 보고 결정하라고 하더군요. 병원 한 군데만 가 보고 수술받았던 선배는 후회한다고 했고, 여러 병원을 가 볼수록 아는 것도 많아진다고 했어요.”박씨의 손에는 표가 그려진 수첩이 들려 있었다. ‘웨이브스캔’ ‘각막만곡도’ 같은 전문 용어가 표에 적혀 있었다. 박씨에 따르면 병원마다 안
‘괴물배터리’ 전쟁이 시작됐다. 전기차의 핵심인 차량용 배터리를 둘러싼 글로벌 사업자들의 개발 경쟁이다. ‘괴물 배터리’는 빨리 충전되면서도 충전이 오래가는(차량 항속거리가 긴) 고성능 배터리다. 일본의 도시바는 지난 10월 3일 보도자료를 내 “6분 충전해 325㎞를 달리는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2019년부터 양산 예정이다. 이전까지의 전기차 배터리는 짧아도 30분 이상을 충전해야 했다.세계 각국이 매연을 발생시키지 않는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생산과 개발을 장려하지만 아직까지 전기차가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지난해 마지막 근무일인 12월 30일, 서울특별시장 명의의 공고가 서울시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2017년 비영리민간단체(NPO) 공익활동 지원사업 공모’란 제목의 공고문이었다.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분야로 선정된 12개 분야에 각 사업별로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비영리민간단체 요건을 갖춘 단체로, 서울시에 주사무소를 두고 서울시장 또는 주무부처 장관으로부터 등록증을 교부받은 단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었다. 공익사업선정위원회 심사만 통과하면 비영리민간단체에는 제법 큰 목돈인 최대 3000만원까지 서울시로
“비록 귀가 안 들리지만 두 손이 있어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 참 행복하다.” 장애는 그에게 큰 장벽이 아니었다. 그는 이모티콘 ‘베니’를 그린 구경선 작가다. 구경선 작가는 두 살 때 열병을 앓은 후 청력을 잃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잘 못 듣는 아이’가 아닌 ‘잘 그리는 아이’로 사람들에게 더 많이 불렸다. 그가 그린 토끼 캐릭터 ‘베니’는 카카오톡의 인기 이모티콘이 됐다. ‘이모티콘’을 통해 주목받고 있는 그는 아직도 자신의 인기가 크게 실감나지 않는다. 기자는 이모티콘 인기 작가 5인을 통해 이모티
“나이가 들수록 눈이 침침해져 문자를 길게 적어 보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데, 가끔은 이모티콘 하나가 구구절절한 문장보다 훨씬 효율적인 대답으로 대신할 수 있어 편하다.”“지난 연말에 지인들에게 줄 선물로 어떤 게 좋을지 고민 끝에 이모티콘을 선물해줬는데, 모든 연령대에서 반응이 정말 좋아서 선물한 나도 기분이 좋았다.”기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하냐’고 묻자 나온 답변들이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모티콘은 채팅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이모티콘은 채팅을 할 때 글을 보다 효과적
2014년 9월 연기자 지망생 이재열(19)군은 서울 필동 동국대 예술대학 건물에서 2015학년 대학입시 수시 실기 1차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지원자는 700명. 이재열군이 지원한 동국대 연극영화과(입학정원 30명, 이하 ‘연영과’)의 수시모집 정원이 10명이었으니 경쟁률은 70 대 1이었다. 시험은 자유연기 1분.이재열군이 준비한 1분은 미국 극작가 유진 오닐의 대표작 ‘밤으로의 긴 여로’의 주인공인 에드먼드의 독백 장면이었다. 시인 기질을 가진 병약한 에드먼드와 가족 4명이 애정과 증오의 교착 속에서 서로 공격하고 이해·용서하
“자, 보시라. 작년에 프로야구에서 공인구로 사용했던 공이다. 양모와 나일론을 섞어 만든 합성실로 코어를 감아놨다. 이런 공은 배트에 맞으면 원형으로 복원이 잘 안 되고 짱구처럼 찌그러지는 경우가 많다.”김귀호 엔젤스포츠 대표가 지난 6월 26일 서울시 성동구 사근동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야구공의 가죽을 칼로 찢어 벗겨내면서 말했다. 엔젤스포츠는 5년 된 야구공 전문 생산업체다. 김 대표 사무실 한쪽에는 수십여 개의 KBO(한국야구위원회·구본능 총재) 공인구가 있었고, 그는 내가 집어준 공을 찢어 보였다. 공의 겉면에는 프로야구
충남과 부산시는 자살을 줄이기 위해 심리적 부검을 하고 있다. 충남도(지사 안희정)는 2012년 11월에 시작해 15건의 심리적 부검을 성사시켰다. 충남도는 올 6월 13일 충남도청에서 자살 예방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그간의 심리적 부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시(시장 허남식)는 지난 1월 부산경찰청과 공조해 심리적 부검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러나 두 광역단체는 주간조선의 확인 결과,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광역자살예방센터 박춘민 교육홍보팀장은 주간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인의 정서상 심리적 부검이 쉽
국제 해커집단인 어나니머스가 끊임없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4월 초에는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공격하는가 하면, 4월 22일에는 한국외환은행을 공격했다고 주장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다행히 외환은행 해킹은 사실무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인 해커들로만 구성되었다는 자칭 ‘어나니머스 코리아’는 현재 내부적으로 좌우갈등을 심각하게 겪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어나니머스’가 한국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 북한의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해킹 사건. 어나니머스는 지난 4월 3일과 8일 두
“흉복자를 식지하시며, 식부판자러시다.(상복을 입은 자에게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하시고, 국가의 지도나 문서를 지고 가는 자에게도 경의를 표하셨다.)” 지난 10월 1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3가의 성균관 한림원. 강사가 논어의 한 구절을 읊자 수강생들이 큰 소리로 따라 읽었다. 논어(論語) 20편 중 공자의 평소 생활 태도를 기록해 놓은 제10편, 향당(鄕黨)편이었다. 이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조용근(59)씨는 “이곳에서 대학(大學), 중용(中庸) 등 훌륭한 고전을 익힐 수 있어 즐겁다”며 “강사 실력도 뛰어나고 면학 분위기
이병헌 주연의 영화 ‘광해’가 인기다. 지난 9월 13일 개봉하여 10월 30일까지 1100만명의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끌어들였다. ‘광해’는 독에 취해 쓰러진 진짜 왕을 대신해 모습이 똑 닮은 가짜 왕을 세우는 이야기다. 영화에서 진짜 왕은 가짜 왕이 어떻게 정사(政事)를 행했는지 ‘승정원일기’를 통해 확인한다. 승정원일기에 왕과 신하들이 대화를 나누고 정사를 논했던 모든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가 흥행하자 승정원일기도 덩달아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그렇지만 아쉽게도 승정원일기를 통해 광해군의 실제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다.
‘빵 장사’는 최근 재벌의 골목상권 장악을 상징하는 이슈가 돼버렸다. 재벌가 2~3세 딸들이 경쟁적으로 빵 장사를 해온 사실이 주목받으면서 빵 장사까지 재벌들이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급기야 지난 1월 25일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재벌들의 골목상권 장악을 비판했다. 재벌들은 이후 하나씩 ‘빵 장사’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대통령의 발언 하루 뒤인 1월 26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빵집 기업 ㈜보나비의 사업을 접겠다고 했다. 1월 27일과 31일에는 현대차그룹 정성이 전무(정몽구 회장의 장녀)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외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