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검찰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직접 조사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검찰이 전직 총리를 조사하는 건 드문 일이다. ‘임의 사정청취’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사건의 사정을 듣기 위한 조사 방법이다. 일본 검찰은 소환 조사와 방문 조사 중 소환 조사를 택했다. 아베를 직접 불러 일명 ‘벚꽃 스캔들’로 불리는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아베 집권 말기에 주목받은 이 스캔들을 파헤치는 데는 ‘거악 척결의 상징’이라는 신화를 갖고 있는 도쿄지검 특수부가 직접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의 리벤지
[image1]일본 동네 슈퍼마켓의 광고 전단지를 보면 최근 재미있는 변화가 있다. 전단지 가득 상품 소개가 빼곡히 돼 있는 것은 한국과 다를 것이 없지만 뒷면을 보면 난데없는 이력서가 인쇄돼 있다. 일손을 구하지 못한 슈퍼마켓들이 언제든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전단지 한쪽을 아예 이력서 양식으로 만든 것이다. 슈퍼마켓 계산원의 임금은 지역별, 시간대별로 다르지만 보통 시급 900엔에 교통비 별도로 한 달에 20만엔 내외이다. 일본 대졸자 평균 초임은 연봉 21만~24만엔 선이다.일본 기업의 구인난이 심각하다. 2017년 12월
도쿄역에서 전철로 약 1시간 거리의 가마쿠라시는 150여년 이어진 무신정권 가마쿠라막부가 자리를 잡았던 곳이다. 곳곳에 유명 고찰과 전통을 자랑하는 오래된 가게들, 그리고 최근 들어선 개성적인 카페와 음식점들이 신구 조화를 이루는 관광도시이다. 평일에도 국내외 관광객으로 붐비는 이곳 가마쿠라역을 빠져나와 메일로 건네받은 지도를 따라 2분가량 걸었을까, 나지막한 2층 건물 앞에 도착했다. 주뼛대며 낯선 건물 안으로 들어가 출입문 인증번호를 누르고 들어갔다. 메일 확인, 자료 수집, 보고서 작성 등 오늘 해야 할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도쿄 도심을 가로지르는 스미다강을 헤엄쳐 쥐들이 집단 대탈주극을 벌일 수도 있다.” 지난 10월 15일 일본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쥐 방역업체 전문가의 경고이다. 일본 도쿄의 최대 수산물시장인 쓰키지시장(築地市場)이 지난 10월 6일 폐장한 이후 도쿄 도심에 쥐 비상이 걸렸다. 쓰키지시장에는 1만여마리의 쥐가 서식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상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도쿄의 부엌’으로 통했던 쓰키지시장은 쥐들에게도 먹이가 넘치는 부엌이었다. 시장 해체와 함께 집을 뺏긴 쥐들이 대이동을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쿄시는 사상
화과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안타까운 소식이 있다. 184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대표 화과자 브랜드 ‘하나조노 만주’가 지난 7월 도쿄 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개시 결정을 받았다. 도쿄 신주쿠 하나조노 신사 맞은편에 있는 하나조노 만주는 일본에서 가장 맛있고 가장 비싼 만주로 유명하다. 한국인에게도 신주쿠에 갈 때 꼭 들러야 할 맛집으로 여행 일정에 포함시킬 만큼 인기가 있는 곳이다. 이곳의 간판상품은 가게 이름과 같은 ‘하나조노 만주’이다. 팥 앙금을 듬뿍 넣어 찐 만주는 과하게 달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촉촉하다. 특이하게 길쭉한 모
지난 6월 15일 일본 보험업계는 지진보험료를 2019년 평균 3.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인상폭은 3.7~15.8%로 후쿠시마현이 14.9%로 가장 높았다. 이바라기현, 도쿠시마현, 도치현이 14.8%, 도쿄·가나가와현은 11.6%가 오르는 등 35개 현의 보험료가 인상된다.일본 정부와 손해보험 각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손해보험료율산출기구는 최신 피해 등을 토대로 현별로 산출한 요율 변경을 금융청에 요청했다. 올 1월 평균 5.1%를 올린 데 이어 두 번째이다. 이는 2021년까지 3차례에 걸쳐 총 19% 인상한다는 계획에 따른
“으~” “악~”. 일본 소니그룹 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방이 있다. 드나드는 사람도 거의 없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무도 모른다. 가끔 신음소리나 외마디 비명이 밖으로 터져나올 뿐, 평소에는 쥐 죽은 듯 조용하다. 방문 앞에는 ‘캐리어개발실’이라는 문패가 붙어있다. 그 방에는 40여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때도 있지만 사람보다 빈 책상이 많을 때도 있다.도쿄 소니 본사에 처음으로 이 방이 만들어진 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1996년 12월 ‘세컨 캐리어 지원’을 명목으로 만들어져서, 2001년에는 ‘캐리어디자인추진부
지난 12월 26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공식 출범했다. 우(右)로 방향을 튼 일본호(號)의 선장으로서, 아베 총리는 자신의 명령에 충실히 따를 수 있는 인물만을 골라 입각시킨 듯하다. 1954년생인 아베는 이른바 ‘버블 세대’의 맏형에 해당한다. 1980년대 중반부터 10여년간 계속된 버블경제의 달콤한 맛을 가장 먼저, 흠뻑 느낀 세대가 50대 말의 아베 세대다. 한 세대 전에 경험한 일본경제의 위력을 통해, 자신만만한 세계관으로 무장해 있는 세대다.이번 일본의 총선을 통해 나타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60대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100일이 다 되어간다. 센다이 시내 중심지는 피해가 컸던 일부 고층 건물이나 호텔이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는 것을 빼고는 지진 이전의 상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생필품 구입에도 제한이 없어졌고, 슈퍼마켓에도 물건이 제대로 구비돼 있다.그렇지만 차로 10분여를 달려 쓰나미의 직격탄을 맞은 피해 중심 지역에 가 보면, 3개월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아직 참사의 모습이 생생하다. 반 토막 난 집들, 나뒹굴고 있는 자동차와 철골, 갯벌에서 올라오는 썩은 악취…. 바닷물을 뒤집어썼던 해안가 주변의 공장과 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