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살을 앞둔 한 재미 지리학자가 ‘아리랑’ 연구에 빠져 중앙아시아 답사를 떠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2013년 8월이었다. 지난 11월 8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한 이정면(96) 유타대 종신 명예교수였다. 인터뷰를 청해 만난 당시 89세의 노학자는 자료가 담긴 묵직한 백팩을 메고 나타나 “1937년 소련에 의해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의 발자취대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타슈켄트까지 6000㎞를 따라가면서 고려인들을 만나고 숨은 아리랑 역사를 찾아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학자는 “호랑이도 때려잡을 수 있다”면서
이도형 선배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우선 떠오른 것은 조선일보 외신부에서 함께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1965년 2월에 조선일보 편집국 공채 7기로 입사한 필자는 수습기자 6개월을 마친 뒤 편집부에서 일하다가 12월부터 외신부에서, 이어 4개월 뒤인 1966년 4월부터 정치부에서 일했는데, 이 짧았던 4개월의 외신부 시절에 이도형 선배로부터 적지 않게 배웠다.그때 외신부는 훗날 한양대학교 교수로 반독재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던 리영희 부장이 이끌고 있었다. 원래 정치부 소속으로 외무부를 출입하던 그는 1964년 11월 하순에 “유엔에서
그는 음악을 좋아했다. 특히 1960~1970년대 팝송 부르기를 좋아했다. 그는 자신이 프로페셔널 가수 정도로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했는지 한국가수협회 회원으로 가입도 하고 CD 음반도 냈다. 비지스의 ‘Don’t forget to remember’, C.C.R의 ‘Who’ll stop the rain’, 토니 올랜도&다운의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내 18번이기도 한 ‘Tie a yellow ribbon…’를 들으면서 나는 그 노래는 내가 정두언보다 더 잘 부른다고 생각했다.
해양수산부는 2016년에 우리나라 낚시인구가 767만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에서 미국,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지난해에는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 공동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해보고 싶은 레저로 낚시가 등산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가을이면 수도권의 서해바다는 주꾸미, 갑오징어, 삼치를 낚으러 온 낚싯배와 가족 낚시인들로 장관을 이룬다. 낚시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가 동시간대 TV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낚시 전성시대다.[image1]낚시춘추 창간한 전문의그러나 시간을 거슬러
죽음 이상 허무한 게 있을까.지난 10월 17일 새벽, 인천공항화물청사 대한항공 화물터미널 A동에 나란히 놓인 5개의 관을 보는 순간 그랬다. 관 안에 누워 있는 김창호(49), 유영직(51), 임일진(49), 이재훈(24)은 네팔 구르자히말 남벽 원정 출국을 하루 앞둔 지난 9월 27일 저녁 서울 홍대 앞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굽고 소줏잔을 기울였던 후배들이었다. 항상 만나면 서로 산 얘기에 빠지던 각별한 사이였다.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호방하고 유쾌하던 후배들이 저렇게 작은 관 안에 아무 말 않고 누워 있다니. 가슴이 아렸다
감쪽같이 몰랐다. 그것이 마지막 만남이 될 줄을. 그 만남 사흘 뒤에 홀연 히 세상을 버릴 줄을.5월 26일 입적(入寂)한 신흥사 조실(祖室) 설악(雪嶽) 무산(霧山) 스님 이야기다. 무산 스님은 ‘설악산 호랑이’다. 1970년대 중반 설악산에 들어온 스님은 이후 40년 이상 설악산을 호령했다. 스님이 신흥사 주지, 회주(會主), 그리고 조실(祖室) 등 어른으로 있는 동안 설악산은 ‘잡음’이 없었다. 돈 문제로 시비가 된 적도, 권력 다툼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없었다. 무산 스님의 리더십 덕분이었다.시조시인인 그는 파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