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사가 출시한 다이어트약 ‘위고비’. photo 뉴시스
노보노디스크사가 출시한 다이어트약 ‘위고비’. photo 뉴시스

비만은 건강의 적이지만 동시에 경제의 적이다. 지난 3월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최근 5년(2017~2021) 간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의료비, 간병비, 교통비, 생산성손실액, 생산성저하액, 조기 사망에 따른 미래소득 손실액)이 연평균 7% 증가했고,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2021년 기준 약 16조원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비만치료제가 한국으로 온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했는데 물량 부족 등의 문제로 1년 넘게 출시를 미뤘는데 다음 달 국내에 출시된다. 

그동안 국내 비만약 시장은 삭센다가 부동의 1위였다. 비만 치료제 시장 매출의 3분의1 정도를 차지한다. 이것 역시 노보노디스크 제품이다. 매일 주사해야하는 삭센다와 달리 위고비는 1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삭센다보다 체중 감소율도 월등하게 크다. 1년 처방시 삭센다는 7~8% 정도의 체중 감소효과가 있지만 위고비는 1년 반 처방시 15% 정도의 체중 감소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초기 출시 때 미국과 유럽에서는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였다. 엄청난 미국 내 수요를 감당 못 해 유럽 출시 일정이 늦어지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내돈내산’ 후기가 있었고 유명 방송인 킴 카다시안도 위고비 때문에 날씬해졌다고 했다.

국내 가격 미지수...미국에서는 월 180만원 정도

다만 가격은 변수다. 국내 출시된 비만 치료제는 모두 비급여다. 국가마다 차이가 있는데 미국에서 위고비는 주 1회 월 4회 처방 가격이 약 1350달러(약 180만원) 정도다. 일본에서는 보험급여가 적용돼 약 37만원 정도다. 아직 위고비의 국내 출시 가격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삭센다의 경우 보통 30만원 안팎에서 맞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가격 접근성이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삭센다 대신 위고비를 선택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높은 가격과 선풍적인 인기 탓에 위고비 모조품을 만들어내는 제약사를 노보노디스크가 고소하는 일도 있었다.

위고비의 국내 출시가 임박하면서 경쟁 제품인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국내 출시 시기도 관심을 모은다. 마운자로는 위고비와 함께 비만치료제에서 2강으로 분류되는 약품이다. 마운자로는 이미 만성 체중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상태다. 주 1회 주사 방식이라는 점에서는 위고비와 같은데 체중 감소 효과가 좀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고비가 국내에 풀리면서 마운자로의 국내 도입 시기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시장에서는 마운자로가 위고비보다 2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다.

해외만큼 고도비만이 적은 한국은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 꽤 매력적인 비만 치료제 시장이다. 미국, 브라질, 호주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크다. 제약·바이오 분석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1780억원 규모로 연평균 7.3% 성장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10억 달러(약 14조 64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성장세도 가파르다. 2031년까지 2000억달러(266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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