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 메타가 이미지 중심의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의 10대 연령층의 계정을 비공개 전환하고 부모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한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에선 60일 이내에 우선 조정되며 한국에선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메타는 지난 9월 17일(현지시간) 청소년 이용자들을 위해 ‘10대 계정(Teen Accounts)’이라는 새로운 청소년 보호 기능을 공개했다. 10대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전환된다. 개인 메시지는 10대 이용자가 팔로우하거나 이미 연결된 사람으로부터만 받을 수 있도록 제한된다.
부모의 관리·감독 권한도 강화된다. 부모는 감독 모드 활성화를 통해 자녀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자녀가 누구와 채팅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16세와 17세 청소년은 설정을 끌 수 있지만, 16세 미만의 이용자는 부모의 허락이 있어야 설정을 끌 수 있다.
또한 청소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민감한 콘텐츠를 볼 수 없으며,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은 성적인 콘텐츠나 자살 및 자해에 관한 콘텐츠를 추천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에 60분 이상 접속하면 알림을 받게 되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알림이 꺼지고 자동으로 답장이 가는 ‘수면 모드’가 활성화된다.
이 같은 정책은 메타가 10대들이 중독되도록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기능을 의도적으로 설계해 청소년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33개 주 정부는 지난해 10월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과도한 중독성으로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유럽연합(EU)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미성년자에게 중독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4월 호주 시드니의 한 교회에서 16세 소년이 주교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러한 청소년 폭력·혐오 사건 원인 중 하나로 SNS가 지목됐다. 호주 현지 외신에 따르면 이 소년은 극단주의 단체에 속해 있었는데 이 단체가 SNS를 통해 활동하며 세력을 확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각)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내 SNS 연령 제한법 도입을 위해 앞으로 몇 달 안에 시범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SNS 사용이 가능한 최소 연령에 대해 14~16세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청소년 SNS 사용을 제한하는 입법 시도는 이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에선 15세 미만 청소년은 부모 동의 없이 SNS를 이용할 수 없다. 지난해 6월 통과된 이 법에 따르면 정부는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소셜 플랫폼 운영 기업에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최근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 개설을 금지하는 온라인 청원이 관심을 받고 있다. 안사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각계 저명인사들이 SNS 연령 제한 온라인 청원에 동참했는데, 14세 미만은 휴대전화 보유 자체를 금지하고 16세 미만은 SNS 계정 개설을 차단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에선 ‘청소년 건강에 유해하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SNS에 부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42개주 법무장관은 지난 10일 경고문 부착 의무화를 담은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서한을 의회에 보냈다.
메타의 정책에 따라 이날부터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 인스타그램에 가입하는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제한적인 10대 계정(teen accounts)’으로 전환된다. 기존 계정이 있는 청소년은 앞으로 60일 이내에 ‘10대 계정’으로 이동하고, 유럽연합(EU)의 10대는 올해 말 계정이 조정된다. 나머지 국가에선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메타는 청소년들이 나이를 속이거나 다른 기기를 사용해 성인용 계정을 만들려고 하는 경우 이를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를 성인으로 표시한 사람이 실제는 청소년일 가능성이 있는지를 예측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방안으로) 10대 이용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단기적으로 분명 손해가 되겠지만 부모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그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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