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응급의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차출한 공중보건의(공보의) 가운데 절반가량이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역인 보건지소에서 차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공보의 대부분이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 내지 인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의가 전공의의 공백을 메우기 어려운데다, 정부의 의료개혁 목적이었던 ‘지역의료 강화’에 오히려 역행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전국 각지의 응급실로 파견된 공중보건의 137명 중 118명이 일반의나 인턴(전공의 이전 수련의)으로 86% 수준이었다. 정부는 지난 2월 정부의 필수의료패키지 발표 이후 전공의들이 집단 이탈하자, 3월부터 군복무 의료인력인 공보의와 군의관을 각 병원에 파견했다.
이들은 총 35개 상급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응급의학 전문의가 아닌 탓에 업무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공보의들의 업무는 기본적인 처치에 집중돼 있었다. 해당 자료의 ‘월별 주요 진료상황’에 따르면, 경희대학교병원에 파견되어 응급의학과 진료를 봤던 한 일반의는 3월부터 6월까지 ‘동의서 작성’, ‘동맥혈 채취’, ‘L-TUBE(영양공급용 삽관)’ 업무를 했다. 다른 병원의 다른 일반의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부분 ‘기록지 작성’ ‘문진표 작성’ ‘심전도 검사’ 등 매우 기초적인 행위들이다.
이렇게 파견된 공보의들 46%의 원소속기관은 읍·면 등 낙후지역에 설치된 ‘보건지소’다. 이주영 의원실에게 복지부가 제출한 9월 30일자 자료에 따르면, 해당 시점에서 파견된 104명 가운데 48명이 보건지소에서 차출됐다. 특히 전라남도 완도군의 금당보건지소에서도 1명이 파견됐는데, 이 곳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도서지역이다.
차출 공보의들은 8월 기준 강남세브란스병원 16명, 삼성서울병원 9명 등 대부분 수도권에서 근무하는데, 의료 취약지의 의사가 수도권 대형병원의 공백을 메우러 가는 셈이라 지역의료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현역병 입대 선택이 늘어난 탓에 공보의가 아예 배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공보의들이 보건지소를 순회하며 진료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응급의사 출신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배후진료가 무너진 상황에서 인턴과 일반의가 응급실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거의 없다”며 “의사는 각 수련단계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부가) 의료에 대한 기본적 이해조차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의료 붕괴가 아니라면서 비상인력인 공보의를 차출하고 있다”면서 “아랫돌을 빼 윗돌 괴는 악수이자, 농어촌 지역의 의료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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