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내곡동 인근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서 발견된 대남삐라들. photo 독자제공
지난 24일 오전 내곡동 인근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서 발견된 대남삐라들. photo 독자제공

지난 24일 새벽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에서 발견된 대남 전단(삐라)가 같은 날 내곡동 인근 아파트 단지와 연결된 산책로에서도 발견됐다. 이곳은 국정원과 3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과거에도 오물풍선이 여러번 발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해 특정 지점을 타겟팅해 오물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는 의혹을 더하는 정황이다.

지난 25일 내곡동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모(60대)씨는 주간조선에 "용산에 삐라가 떨어진 어제 아파트 단지 산책로에도 삐라가 떨어져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4일 오전 이 삐라들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

기자가 현장을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실제로 언론과 커뮤니티에 공개된 삐라와 같은 내용의 삐라 50여개 가량이 약 150m 구간 길이의 숲길 곳곳에 떨어져 있었다. 살포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수거 절차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25일 오후 14시 기준)

지난 9월 내곡동 인근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에서 발견된 오물풍선 잔해. photo 독자 제공
지난 9월 내곡동 인근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에서 발견된 오물풍선 잔해. photo 독자 제공

이는 모두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서 발견돼 보도된 삐라의 구체적 내용과 일치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이 주를 이뤘는데, 특히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건희 왕국', '걸어다니는 백만딸라' 등의 단어가 쓰여 있었다.

박씨는 "(삐라가 발견된 산책로가 위치한) 산을 넘으면 바로 국정원 울타리다. 삐라가 떨어진 것에서 300m 정도 거리에 국정원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9월 등) 예전에도 같은 산책로에 오물풍선이 여러번 떨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같은 아파트 주민 신모씨 또한 "남편과 산책하다가 삐라를 본 적 있다"고 알렸다. 

박종수 전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북한과 교류하고 또 갈등하는 주요 기관이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이라 할 수 있다"며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둘다 용산에 위치하고, 용산을 겨냥했다면 당연히 주요 여타 기관인 국정원도 겨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경호처는 지난 24일 “새벽 시간대에 북한 쓰레기 풍선이 공중에서 터져 용산 청사 일대에 산개된 낙하 쓰레기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쓰레기풍선을 살포하면서 전단을 담은 건 이번이 처음이며, 북한의 쓰레기 풍선 부양은 올해 5월 이후 이번이 30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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