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9월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경찰서에서 '의료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구속된 전공의 면회를 마친 후 유치인면회실을 나서고 있다. photo 뉴시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국회의원을 향한 욕설과 환자 비하 발언 등 연이은 막말로 논란이 불거진 임현택 회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와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재추진한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16개 시도 의사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7시 임시 회의를 열고 임현택 회장 불신임 및 비대위 설치 등 안건 상정을 의결한다. 안건 상정이 의결될 경우 대의원회는 11월 10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안건을 표결한다.

의협 대의원회가 긴급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약 두 달 만이다. 앞서 의협은 지난 8월에도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의료계 내부에선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한 이후 8개월이 넘도록 의정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임 회장이 사태 해결에 필요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임 회장의 장애인 비하 발언과 고소 취하 대가 요구 등으로 논란이 커지자, 임 회장을 탄핵하고 새 지도부를 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급격히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A 회원은 "잇따른 막말이 논란이 되고 사태 해결은 진전이 없었다"면서 "취임한 지 6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임 회장이) 변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또 "대의원들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특히 지방의 민심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지난주 조현근 의협 대의원회 부산시 대의원 등이 발송한 임총 동의서를 확인했고, 발의 요건이 충족돼 29일 오후 8시 운영위 회의를 열고 임총 개최일을 정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주 주말은 물리적으로 어렵고, 다음 주 일요일 정도 임총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임 회장은 "자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임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11월 10일로 예정된 임시총회까지 불신임안이 부결될 수 있도록 대의원들을 최대한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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