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사열하며 지대지 탄도 미사일 현무-5 앞을 지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사열하며 지대지 탄도 미사일 현무-5 앞을 지나고 있다. photo 뉴시스

우리 국군의 날 기념식을 빌미로 북한 최고수뇌부가 전면에 나서서 비난 공세를 펼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해가며 강하게 비난했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잡다한 놀음이자 허무한 광대극”이라고 평가절하했다.

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서부지구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시찰하면서 “윤석열 괴뢰가 기념사라는 데서 시종 반공화국 집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피해의식으로부터 출발한 장황한 대응의지로 일관된 연설문을 줄줄이 내려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괴뢰들이 떠안고 있는 안보 불안과 초조한 심리를 내비친 것”이라며 “어설픈 언동으로 핵에 기반한 한미동맹의 성격을 운운하면서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이니, ‘정권종말’이니 하는 허세를 부리고 호전적 객기를 여과없이 드러내보인 것은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해치는 세력이 바로 저들임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런 서툴기 짝이 없는 수사적 표현과 과시성 행동에 세상이 웃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윤 괴뢰’가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의 문전에서 군사력의 압도적 대응을 입에 올렸는데 뭔가 온전치 못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지 않을 수 없게 한 가관이었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거론하며 주권이 침해당할 경우 핵 사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핵보유국과의 군사적 충돌에서 생존을 바라여 행운을 비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부질없는 일일 것”이라며 “그러한 상황이 온다면 서울과 대한민국의 영존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군이 날 기념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국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비난한 것은 지난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 부부장 역시 전날 ‘대한민국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지켜본 소감’이라며 발표한 담화에서 “대한민국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들개무리의 ‘힘자랑’인가, 아니면 식민지 고용군의 장례행렬인가”라며 “이번 놀음에 대해 굳이 한마디 한다면 들개무리가 개울물을 지나간 듯 아무런 흔적도, 여운도 없는 허무한 광대극에 불과했다”고 폄훼했다.

현무-5를 실은 9축 18륜 이동식발사대(TEL)에 대해선 ‘기형 달구지’라고 조롱한 김 부부장은 “크기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우리 방사포 1대의 투발 능력은 재래식 탄두의 폭약량으로 환산하면 900톤의 폭발력과 맞먹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이 재래식 탄두의 중량을 늘리더라도 북한이 보유한 전술핵에 크게 못 미친다고 비교한 것이다. 그러면서 “누가 고작 8t짜리 탄두나 던지자고 그런 ‘거대한 달구지’를 만들겠는가”라고 조롱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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